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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정의선號 2년] 현대기아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저속주행

현대차 정의선, 9월14일 그룹 총괄하는 수석부회장 임명 2주년
코로나19 직격탄에 영업이익 30% ↓…재고자산·차입금 규모 확대
공정위發 ‘동일인’ 지정 못 받은 정의선…늦어지는 순환출자고리 해소

[FETV=김현호 기자] 지난 2018년 9월,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을 이끄는 총괄 수석부회장으로 임명됐다. 14일은 현대차그룹 정의선호(號)가 출범한지 2주년을 맞는 날이다. 올해 초, “미래 리더십 확보”를 천명했던 정 총괄 수석부회장은 회사의 비전을 실현시키기 위해 발 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취임 2주년을 맞은 그는 미래차 시장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떨어진 실적을 다시 끌어올리고 지지부진한 지배구조 개선도 이뤄내야 하는 과제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상반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했고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 구조를 깨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2020년, 상반기 사업보고서 뜯어보니...=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 연결기준 상반기 매출 47조1784억원, 영업이익은 1조45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7.4%, 29.5% 감소한 수치다. 이는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잇따라 ‘셧다운’ 되면서 현대차의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25% 줄어든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유동자산과 비유동자산을 합한 자산은 총 201조8045억원으로 7% 증가했다. 자금조달의 수치를 나타내는 부채와 자본금액도 각각 11.5%, 0.4% 상승했다. 반면, 유동성 문제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인 유동비율은 145%로 전년(152%)보다 다소 낮아졌다. 이는 1년 사이 자산보다 부채가 높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유동비율이 100% 보다 낮아지면 자산으로 부채를 갚아내기 어렵다는 의미다.

 

재고자산은 12조2185억원으로 코로나19의 영향에도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하자 생산량을 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재고자산은 매출의 26% 가량을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3%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재고자산 중 가공이 진행 중인 원재료와 재공품이 각각 50.1%, 40.9% 증가한 영향이 컸다. 완성차 업계 특성상 재고가 쌓일수록 수익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어 부담으로 작용된다.

 

차입금 규모는 확대됐다. 1년 내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9.2% 증가한 12조1296억원으로 매출채권담보와 뱅커스 유전스를 제외한 일반대출, 당좌차월, 기업어음 등에서 모두 상승했다. 장기차입금도 12조5193억원을 올리며 21.9% 상승했다. 이는 일본 3대 은행인 미즈호은행 등에서 받은 일반대출 금액이 22.6% 증가한 영향이 컸다.

 

판매비와관리비는 소폭 증가한 6조5230억원을 기록했다. 광고비, 판매수수료, 판매보증비용을 뜻하는 판매비는 약 600억원 감소한 2조9095억원으로 광고비 감소폭이 가장 컸다. 반면, 관리비는 2.9% 증가했다. 급여, 퇴직급여, 복리후생비, 연구비 등 기타비용을 제외한 전 부문에서 지출이 늘었다.

 

◆소식 없는 지배구조 개편, 총수 아닌 총수 정의선=정의선 수석 부회장은 경영전면에 나선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유일하게 동일인 지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분율이 낮아 기업을 지배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동일인 지정은 정부 당국으로부터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총수로 인정받게 되는 것이며 공정위는 지분율과 임원 선임, 투자 결정 등에 대한 영향력을 고려해 지정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기아차의 지분은 각각 0.32%, 2.62%, 1.74%에 불과하다. 지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거론됐다.

 

우선 현대모비스를 핵심 부품·투자사업, 모듈·AS부품사업 부문으로 분할하고 핵심 부품·투자사업을 영위하는 모비스를 존속 회사로, 모듈·AS부품사업은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또 현대글로비스를 지주회사로 올리는 방안도 힘을 얻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정 수석부회장이 전체 계열사 가운데 가장 높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순환출자고리 형성은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로 연결되는 문제가 있다. 이에 문재인 정부 초기부터 대기업들에 자발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주문했고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지난 2018년 주주총회 당시 행동주의 사모펀드 엘리엇의 반대로 무산된 지배구조 개편을 올해 다시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재추진 여부는 여전히 ‘감감무소식’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