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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사상 첫 중간배당 하나...주주가치 제고 전략은

자본정책 발표...코로나19 완화시 중간배당 실행 가능성
글로벌 사모펀드와 협력 계획 '수익성 극대화'

 

[FETV=유길연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1조 단위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동시에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예고하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한금융이 이르면 내년에 사상 최초로 중간배당을 실시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최근 중장기 자본정책을 수립했다. 이번 자본정책의 핵심은 주주환원·주가부양 정책인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금융은 지난 7일 정정공시를 통해 “신한금융이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내부 관리 목표인 12%를 초과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경우 연말 적정규모의 자본 내부 유보 후 잉여 자본의 일부를 분기·반기 말 배당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이 제시한 자본 정책은 지난 5일 단행한 1조158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대한 추가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어피니티에쿼티티파트너스와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에 총 3913만주를 새로 발행해 배정했다.

 

신주 발행으로 1조원이 넘는 투자금을 확보한 것은 소득이지만, 주가 하락은 고민거리다. 유상증자를 실행하면 발행 주식 수가 늘어나 주식 가치가 희석돼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불리하다. 이에 기업은 유상증자를 한 후 주가부양 및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주요 증권사들도 유상증자 후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조정했다. KB증권은 신한금융의 목표 주가를 기존 4만1000원에서 3만8500원으로 6.1% 하향 조정했다. 키움증권도 기존 4만8000원에서 4만5000원으로, 한국투자증권 역시 종전 4만4000원에서 4만원으로 소폭 내려 잡았다. 신한금융이 증자와 함께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한 이유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내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 신한금융이 순익을 회복하면 주주환원 정책으로 상반기 실적 발표 후 사상 첫 중간배당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상법 제462조의3에 따르면 연 1회의 결산기를 정한 회사는 영업연도 중 1회에 한해 이사회의 결의로 중간배당을 할 수 있다. 법률상으로는 1년 중 언제든 가능하지만 기업들은 보통 상반기 결산일의 말일을 기준일로 해 중간배당을 하고 있다. 현재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하나금융지주가 유일하게 반기 실적 발표 후 중간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나머지 금융지주는 결산배당만 하고 있다. 

 

코로나19 충격이 발생한 올 상반기에도 신한금융의 영업력은 큰 변화가 없었다. 상반기 신한금융이 거둔 충당금 적립 전 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2% 오히려 늘었다. 다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충당금을 크게 늘린 결과 순익은 감소한 것이다. 이를 고려할 때 내년 코로나19 부담이 줄어든다면 신한금융의 당기순익이 증가할 확률이 높다. 순익이 늘면 중간배당의 가능성도 높아진다.   

 

 

하지만 신한금융이 중간배당을 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판단이 변수다. 금융지주들이 중간배당을 하지 못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금융당국 권고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금융지주의 주력계열사인 은행의 국제결재은행(BIS)자기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배당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고, 이것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최근 몇 년간 호실적 행진을 이어온 금융지주들은 매년 중간배당을 고려하고 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신한금융이 주주환원 정책 실행의 조건으로 BIS비율 지표 가운데 하나인 보통주자본비율 12% 유지를 내건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은 보수적인 기준 아래 자체적으로 보통주자본비율 12% 유지를 목표로 세웠다. 신한금융은 보통주자본비율이 도입된 2013년 이후 2016년 말부터 2018년 말까지 줄곧 12~13%의 보통주자본비율을 유지했다. 하지만 작년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을 인수하는 등 외형확장에 집중하면서 올해 6월 말 기준 11.4%로 하락한 상황이다. 이에 보통주자본비율을 다시 12%로 끌어올려 손실 흡수 능력을 강화한 후 중간배당을 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신한금융은 유상증자를 통한 사업 확장 계획도 밝혔다. 투자금으로 이익을 늘려 주주가치를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신한금융은 두 글로벌 사모펀드를 신주 배정 대상자로 선정한 이유로 ‘글로벌 전문 투자자 유치를 통해 회사의 자본시장과 글로벌 부분의 성장확대’로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조용병 회장의 취임 이후 글로벌과 자본시장 부문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조 회장의 야심작인 메트릭스 조직인 글로벌투자금융(GIB)은 설립 이후 실적이 계속 늘어 작년에는 설립 년도인 2017년의 두 배가 넘는 682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글로벌 부문도 같은 기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3976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활발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두 글로벌사모펀드와 지분 관계를 바탕으로 협력하면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