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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하반기 경영키워드 ‘건전성·자본시장’

글로벌 사모펀드 1.2조원 투자금 확보...보통주자본비율↑
자본시장 협력관계 구축 '일석이조'

 

[FETV=유길연 기자]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PEF)로부터 대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내면서 금융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한금융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하반기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손실 흡수 능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자본시장 부문의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1주당 2만9600원으로 보통주 3913만주를 새로 발행해 총 1조158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번 증자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어피니티에쿼티티파트너스와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베어링PEA)를 상대로 한 제3자 배정으로 진행된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2044만주, 베어링PEA에 1869만주를 각각 배정한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지난 1998년 설립 이후 아시아·태평양 지역 10개국에서 약 140억달러(17조원)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글로벌 사모펀드다. 대표적으로 60억 달러 규모의 ‘어피니티 아시아 퍼시픽 펀드 V’를 운용하고 있다. ‘베어링PEA’도 1997년 홍콩에서 설립 된 아시아 최대 규모 펀드로 약 200억 달러(24조원)의 자금을 운용 중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신한금융은 핵심 재무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재은행(BIS)자기자본비율 가운데 하나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신한금융의 6월 말 기준 보통주자본30조6000억원, 위험가중자산268조3000억원으로 보통주자본비율 11.4%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한 금액 1조1582억원을 더하면 신한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은 약 11.8%로 0.4%포인트 상승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보통주자본비율은 자본의 질을 측정하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이를 흡수할 여력이 커진다. 보통주자본을 자산의 위험도를 가중 적용해 산출하는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눠 산출한다. 

 

신한금융이 6월 말 기준 보통주자본비율은 11.4%는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우리금융지주(9.0%)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각각 12.8%, 12.04%를 기록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2018년 12.5%를 기록한 이후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의 인수로 인해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하면서 보통주자본비율이 12% 아래로 하락했다.

 

 

이에 신한금융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손실 흡수력을 끌어올린다는 원칙 아래 올해 보통주자본비율을 12.0%로 유지할 것을 목표로 정했다. 상반기 주요 시중은행들은 코로나19 피해 극복 지원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을 늘리면서 역대급 대출 증가 기록을 세웠다. 이에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발생할지 모르는 부실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은 자본비율 관리에 집중해야한다고 권고한 상황이다. 물론 신한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은 당국의 규제 하한선(8%)을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대비해 손실 흡수 능력을 더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이번 유상증자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늘어날 그룹 순익을 고려하면 올해 신한금융이 목표한 보통주자본비율 12%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유상증자로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와 자본시장에서 협력 관계를 구축하게 된 점도 성과다. 어피너티에커티파트너스와 베어링PEA는 이번 신주 배정으로 각각 4.3%, 3.9%의 지분율을 갖게 된다. 이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9.92%)과 블랙록(6.13%), 우리사주조합(5.11%)에 이은 지분율이다. 두 사모펀드 운용사가 그룹의 주요 주주로 올라선 만큼 향후 글로벌 및 자본시장 분야에서 다양한 제휴 및 공동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신한금융과 두 사모펀드 운용사는 각각 동남아와 태평양 지역에서 금융·디지털 부문에 다양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가 더욱 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한금융은 현지화의 표본이라고 불리는 신한베트남은행을 중심으로 동남아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을 꾸준히 확대해오고 있다. 특히 신한베트남은행은 최근 베트남 최초의 사모펀드 운용사인 메콩캐피탈과 손잡으면서 동남아 자본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다. 어피너티에쿼티티파트너스와 베어링PEA는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각각 현대카드, 애큐온캐피탈에 투자하는 등 태평양 지역에서 활발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조 회장이 취임 직후부터 강조해온 경영 전략 가운데 하나는 자본시장 부문의 경쟁력 강화이다. 조 회장의 야심작인 메트릭스 조직인 글로벌투자금융(GIB)도 취임 직후 만들어졌다. GIB는 설립 이후 실적이 계속 늘고 있다. 2017년 3028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GIB는 작년 두 배가 넘는 6825억원을 거뒀다. 올 상반기에도 작년 동기 대비 10.8% 급증한 3912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신한금융이 최근 신한금융투자 지원에 총력을 다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신한금융은 자회사 지원금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달 5930억원(5억달러) 규모의 외화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금융권은 이 자금이 특히 신한금투로 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투는 상반기 동안 주가연계증권(ELS) 자체헤지 추가증거금요구(마진콜) 사태와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연기 사태로 실적 부진에 빠져있다. 이에 조 회장은 신한금투가 반등을 꾀할 수 있도록 자금지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금투 정상화와 함께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와의 협력을 통해 자본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향후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게 됐다"며 "또 글로벌 사모펀드와의 협력관계를 통한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도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