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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디지털·글로벌·비은행’ 3대 핵심전략 진행상황 살펴보니

 

[FETV=유길연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국내 금융그룹의 공통 숙제인 ‘디지털·글로벌·비은행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지털부문 주도권을 잡기 위해 KT와 손을 잡았고 해외 법인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다만 비은행부문은 시장 상황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평가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최근 KT그룹과 금융-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위한 전략적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지난 6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구현모 KT 대표이사가 공동 제안했던 금융․ICT 융합을 통한 협력 약속에 대한 후속 조치다. 두 최고경영자(CEO)는 인공지능(AI), 데이터, 클라우드 등 디지털 전 분야에서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두 거대기업이 맺은 동맹에서 가장 눈에 띄이는 점은 합작투자 법인(JC) 설립 계획이다. 우리금융는 KT와 합작 회사를 통해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주도권을 쥔다는 전략이다. 최근 디지털화 사업 가운데 핵심으로 떠오르는 것이 마이데이터다. 마이데이터는 금융 소비자가 하나의 앱으로 은행, 보험, 증권, 카드사 등에 흩어져 있는 개인의 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이 정보를 이용해 개인의 특성을 반영한 1:1 맞춤형 금융 상품을 개발할 수 있어 금융사가 디지털화 시대에 반드시 선점해야 할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마이데이터 사업에는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금융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다양한 정보를 갖추고 있어 기존 금융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거대 금융그룹들이 초반에 주도권을 잡지 못한다면 금융시장의 판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끊임없이 나오는 상황이다. 

 

우리금융은 KT가 가진 다양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빅테크 기업의 도전을 막아낼 방침이다. 특히 KT는 통신업을 가장 오래 영위한 기업이기 때문에 방대한 데이터를 구축한 것이 큰 장점이다. 이에 두 기업 간의 협업 시너지 효과는 더욱 클 것이란 평가다. 양 측의 실무진들은 지난 6월부터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만나 협의하고 있을 정도로 사업 추진 속도도 빠르다는 전언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KT는 구한말까지 거슬러올라갈 정도로 긴 역사를 가지고 있어 금융종가인 우리금융과 닮은 점이 많다”며 “금융과 통신에서 개척자인 두 기업이 앞으로 다방면에서 협력을 이뤄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글로벌 부문에서는 반등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우리금융은 올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해외에서 고전했다. 우리금융이 올 상반기 동안 해외 부문에서 거둬들인 영업이익은 643억원으로 작년 동기(1662억원) 대비 약 60% 크게 줄었다. 글로벌 사업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우리은행의 해외법인의 당기순익도 같은 기간 26% 감소했다.  

 

다른 금융그룹과 점점 더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도 해결해야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부문 1,2위를 기록하던 신한·하나금융그룹은 글로벌 동맹을 맺었다. 상위 기업들이 힘을 합쳐 나머지 금융지주의 도전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해외에서 부진하던 KB금융은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에 뛰어들고 있다. 작년 말 캄보디아 최대 소액금융기관인 프라삭(PRASAC) 인수에 이어 올해 인도네시아 중형급 은행인 부코핀 은행 인수를 완료했다. 

 

이에 우리은행은 최근 베트남·캄보디아 법인에 총 2800억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우선 베트남우리은행에 1600억원을 투입한다. 이는 작년 말 기준 베트남우리은행의 자본규모(2576억원)의 절반이 넘는 액수다. 또 WB파이낸스(캄보디아법인)에는 법인 자본총계 보다 약 270억 많은 1200억원을 투자한다. 무리한 M&A 대신 기존에 진출한 동남아 지역 가운데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두 국가에 투자를 집중해 글로벌 전쟁에서 승리한다는 전략이다. 

 

우리금융이 출범 초부터 핵심 과제로 상정한 비은행부문 강화는 상황이 녹록치 않다. 자금을 동원하는 것은 큰 문제가 없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적극적인 M&A에 나서기 어려운 분위기다. 금융당국은 주요 금융지주에 무리한 외형확장을 자제하고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에 집중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또 적당한 매물이 안보이는 점도 고민거리다. 우리금융의 M&A 1순위는 증권사다. 하지만 최근까지 증권업이 호황을 누리면서 알맞은 매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 작년에 인수설이 돌았던 자기자본 1조원대 규모의 유안타증권도 최대주주인 대만 자본이 철수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어 인수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금융은 보험사 인수설에도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악사손해보험 인수설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인수 매력이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진다는 관측이 나온다. 악사손보는 높은 자동차보험 비중의 영향으로 작년 36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라이나생명 인수에도 우리금융이 나설 것이란 소식도 나왔다. 라이나생명은 작년 말 총자산이익률(ROA)이 7.32%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알짜매물로 통한다. 하지만 KB금융의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외국계 생보사의 인수가가 높아진 점이 문제다. 또 라이나생명 측이 인수설을 부인하고 있어 실제로 입찰이 이뤄질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