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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글로벌 금융 전쟁 다크호스 급부상

상반기 해외법인 순익 4배 '급증'...프라삭 인수 효과 반영
인수 앞둔 부고핀 시너지효과 기대감 높아져

 

[FETV=유길연 기자] KB국민은행의 글로벌 '광폭 행보'가 조금씩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지난해 인수한 캄보디아 최대 소액금융기관 프라삭(PRASAC)이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해외 법인 실적이 급증했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중형 은행인 부코핀은행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어 4대 시중은행간 글로벌 금융전쟁도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올해 상반기 해외법인 순익은 4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7억원)에 비해 4배 이상 급증했다. 이로써 4대 은행 중 3위인 우리은행(482억원)을 73억원 차이로 바짝 뒤쫒고 있다. 작년 같은 기간 국민은행과 당시 3위인 하나은행의 차이가 300억원 넘게 났다. 하지만 올해 순익이 급증하면서 3위와의 격차도 크게 줄었다. 국민은행의 상반기 해외에서 거둔 경상이익(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합)은 151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약 두 배 늘었다. 이에 같은 해외 지역의 경상이익이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에서 4%로 증가했다. 

 

국민은행의 해외 순익이 크게 늘어난 배경은 프라삭에 있다. 프라삭은 올 상반기 351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이는 국민은행 해외법인 전체 순익의 86%에 해당한다. 프라삭의 실적은 다른 은행의 해외법인 중에서도 눈에 띈다. 프라삭 보다 더 많은 순익을 거둔 해외법인은 신한베트남은행과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정도다. 우리은행의 해외법인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우리소다라은행(인도네시아)은 상반기 189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프라삭의 자산은 4조60억원에 달해 SBJ은행(신한은행 일본법인)과 신한베트남은행, 하나은행유한공사 다음으로 큰 규모다. 국민은행은 향후 프라삭을 상업은행으로 전환해 경쟁력을 더욱 키워나갈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그간 국내에서는 '1등 은행'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종이 호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작년 국민은행의 해외 순익은 155억원으로 1위인 신한은행(2379억원)에 비해 15분의 1도 안되는 규모를 기록했다. 이에 국내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 방어를 위해 국민은행이 꺼낼 수 있는 카드가 많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민은행이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광폭 행보를 보이는 이유다. 특히 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중형급 은행인 '부코핀은행' 인수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부코핀은행은 자산규모 7조4128억원으로, 412개의 지점 및 835개의 자동현금입출금기(ATM) 등 인도네시아 전역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영업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중형 은행 가운데 유일한 정부 지분 보유 은행이라 안정적인 시장지위를 가지고 있는 점도 장점이다.

 

부코핀 은행 2대주주였던 국민은행은 올해 안에 추가 지분인수를 통해 최대 주주(지분율 67%)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코로나19에 따른 이동제한과 외국자본의 경영권 인수에 대한 경계 등으로 인수협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인도네시아는 외국인의 은행 지분보유한도를 40%로 정해 놓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 정부가 국민은행에 부실은행의 추가 인수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각종 난관을 뚫고 인도네시아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얻어냈다. 특히 경영권 프리미엄 지급 없이 추가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 인수를 대가로 부실은행을 인수하지 않아도 되는 점도 큰 수확이다. 

 

업계는 현재 인도네시아 경제 상황 등의 요인으로 부코핀 은행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국민은행의 자금이 투입되고 현지 경기가 개선되면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프라삭 인수 효과로 해외법인 실적이 크게 좋아졌다”며 “인수를 앞둔 부코핀은행도 최근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추후 정상화되면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