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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자사주 매입에 국민연금 답하다

올해만 네번째, 경영진도 매입행렬 동참...하반기 '반전' 기대감 반영

 

[FETV=유길연 기자] 국내 주식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책임경영' 의지에 답했다.

 

국민연금은 올해 상반기 우리금융 주식을 대거 사들이면서 국민연금이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이 1% 포인트(p) 이상 늘였다. 시장은 올 상반기 우리금융의 부진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반전’에 대한 국민연금의 기대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최근 5000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1주당 8430원으로 총 4215만원 규모다. 이에 손 회장이 보유한 자사주는 전체 지분의 0.01%에 해당하는 8만3127주다. 손 회장은 올해만 네 번째 우리금융 지분을 사들이면서 올해 보유한 지분 규모는 작년 말(4만 296주) 대비 약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 손 회장은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가장 많은 자사주를 보유하게 됐다. 올해 두 번에 걸쳐 총 7668주를 매입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6만5668주)에 비해서도 약 2만주가 많은 규모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각각 1만2000주, 2만1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손 회장을 따라 자회사 대표와 지주사 및 우리은행 임원들도 ‘자사주 매입 운동’에 동참했다. 우리금융 임원들은 지난 3월과 이번달 총 두 차례 지분을 매입했다. 특히 이달에는 상무급과 함께 최대계열사의 수장인 권광석 우리은행장도 책임경영 행렬에 함께했다. 지주의 ‘서열 2위’인 사내이사인 이원덕 부사장은 올해 총 8000주를 매입하면서 나머지 임원 가운데 가장 많은 지분을 사들였다. 

 

우리금융의 올해 상반기 성적만 놓고 보면 투자 매력은 그리 커보이지 않는다. 우리금융의 올 상반기 순익은 66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1800억원)에 비해 44% 줄었다. 특히 2분기 순익은 143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약 75%급감했다. 이러한 실적 감소의 원인는 코로나19 충당금과 사모펀드 사태 관련 손실처리 때문이다. 우리금융의 상반기신용손실충당금(대손충당금)은 4470억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60억원)에 비해 228.7% 급증했다. 이러한 증가율은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기록이다. 또 우리금융은 2분기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태와 관련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손실 모두를 영업외손실로 반영했다. 우리금융이 손실 처리한 금액은 1250억원이다. 

 

이처럼 위기에 대한 대비를 마친 우리금융은 경영진들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우리금융의 기초체력이 믿을만하다는 사인을 적극적으로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크게 부진한 실적을 낸 상반기에 1회성 요인을 제외한 순수 영업으로 거둔 이익을 뜻하는 총영업이익은 3조4090억원으로 같은 기간 3.8% 감소에 그쳤다. 

 

이러한 우리금융의 책임 경영 행보에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이 힘을 보태는 모습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3월 6일 부터 6월 4일까지 우리금융 주식 총 764만9529주를 사들였다. 이에 국민연금이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의 비율은 같은 기간 8.82%에서 9.88%로 1.04%포인트 상승했다. 코로나19 확산과 사모펀드 사태가 한창인 올해 상반기에 우리금융 주식을 대규모로 매입한 셈이다. 

 

 

우리금융은 임원 자사주 매입과 함께 하반기에 다시 도약하기 위한 사업 구상도 마쳤다. 우리은행은 비이자이익 강화를 위해 ‘증권운용부’를 6년 만에 부활시켰다. 특히 권 행장은 자본시장에서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유가증권 운용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우리은행은 최근 베트남과 캄보디아 현지 법인에 총 28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는 베트남우리은행과 WB파이낸스(캄보디아 현지법인)의 규모를 고려해봤을 때 큰 액수가 투입된다는 평가다. 작년 말 기준 베트남우리은행의 자본 규모는 2576억원이었다. 작년 자본의 65%에 달하는 16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셈이다. WB파이낸스에는 작년말 자본규모(931억원)에 비해 270억원 많은 1200억원이 투입된다. 

 

이와 더불어 우리금융은 디지털화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작업도 한창이다. 우리금융은 최근 디지털화를 위해 최근 KT와 손을 잡았다. 이는 지난달 손 우리금융 회장과 구현모 KT 대표이사가 만난 후 이뤄진 것이다. 당시 두 최고경영자(CEO)는 금융-정보통신기술(ICT) 융합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는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최근 우리금융과 KT가 디지털 전문 금융사 설립을 위해 합작한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난달 말 상반기 실적발표 직후 자사주 매입을 통해 경영진이 하반기 수익성 회복에 대한 자신감과 책임경영 강화, 주주가치 제고 의지 등을 밝힌 것“이라며 ”국민연금도 우리금융의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