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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CEO 리뷰]박정국 현대모비스 대표, 자동차산업 기술혁신 선봉에 서다

 

[FETV=김현호 기자 박정국 현대모비스 대표가 한국 자동차산업 혁신 전선의 최선봉에 섰다. 박 대표는 자동차 엔진 국산화에 앞장서며 성능시험실장·센터장과 미국기술연구소장, 중앙연구소장, 연구개발기획조정실장 등 자동차 성능을 책임지는 보직에 여러 차례 재임한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자동차 전문가다. 자동차 기술전문가로써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던 그는 지난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체제가 2018년 말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현대모비스를 이끄는 최고경영자(CEO)로 우뚝 섰다.

 

엔지니어 출신으로는 사상 첫 현대모비스 수장 자리에 오른 박 대표는 친환경차 부문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미래 비전을 위해 기술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의 사업기조도 변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회사의 안정적인 도약을 위해 박 대표의 경영능력이 중요한 시험대에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

 

◆박정국 대표, 그룹 의존도 줄이고 영업이익률 끌어올릴까?=현대모비스의 사업부문은 크게 모듈 및 부품제조와 A/S용 부품으로 나뉜다. 특히 부품을 하나의 덩어리로 생산해 완성차업계에 공급하는 모듈 부문은 전체 매출 중 80%를 넘게 차지한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에 70%에 달하는 높은 의존도로 기업 영업활동에 성과를 판단하는 모듈의 영업이익률은 박정국 대표체제에서도 개선되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2014년 모듈부문의 영업이익률은 9%가량에 달했다. 하지만 2015년에는 5%대로 추락하더니 2017년에는 재차 1% 수준까지 주저앉았다. 현대모비스의 전체 매출은 지난 6년간, 35조~38조원선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쌓아오고 있지만 모듈부문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0%까지 떨어졌다. 박정국 대표 체제에서도 “모듈부문은 실속이 없다”는 말이 꾸준하게 나오는 이유다.

 

박정국 대표는 지난해 “현대차그룹 중심의 매출구조를 벗어나는 게 2020년 목표”라고까지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악재를 만나면서 박 대표의 계획에 차질이 생긴 모양새다. 모듈부문의 매출은 2분기에 19.6% 감소했고 1145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코로나19의 팬데믹 영향으로 딜러망이 마비되자 현대차그룹의 판매량이 전년대비 30% 감소한 영향이 컸다. 박 대표는 올해 글로벌 완성차 수주 목표를 지난해 대비 50% 늘어난 27억 달러로 제시했지만 수주 일정이 잇따라 연기되면서 17억 달러로 내려 잡았다.

 

◆현대차그룹 생명선 ‘전동화 사업’, 현대모비스의 미래도 변한다=박 대표는 현대모비스의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모듈부문을 안정화 시키는 것과 더불어 회사의 미래가 되는 전동화 사업을 확장시켜야 하는 숙제가 있다. 자동차 시장이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이 그룹의 도약을 위해 주목하는 시점은 2025년이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도심항공교통(UAM)과 모빌리티서비스·플랫폼에 각각 1조8000억원, 자율주행 1조6000억원, 로보틱스에 1조5000억원 등 60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 미래차 시장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을 세웠다. 특히 친환경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연료전지, 모터 등의 생산을 담당하는 전동화 사업에는 가장 많은 약 10조원이 투입된다.

 

현대모비스가 모듈조립으로 내연기관차 1대에서 올릴 수 있는 매출액은 약 257만원이지만 친환경차 1대 당 전동화 부품의 매출은 600만원대 까지 치솟는다. 향후 모비스의 실적이 전동화부문으로 대체될 수 있는 이유다. 정의선 수석부회장도 친환경차로 대표되는 전기차(EV)와 수소전기차(FCEV)에 그룹의 생존이 달렸다고 말했을 정도다. 박정국 대표가 회사의 미래를 위해 주목해야 하는 사업이 전동화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전동화 사업 규모가 커지는 만큼 현대모비스의 수익기조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전동화의 핵심인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는 각각 배터리와 연료전지스택이 핵심 부품으로 분류된다. 두 부품이 원활히 돌아가기 위해 작동되는 시스템 매출은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사업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2025년, 현대모비스의 배터리+스택 시스템 매출은 12조5630억원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2018년보다 1102%가 증가한 엄청난 규모다.

 

코로나19라는 변수가 남아있지만 전동화 사업이 현대모비스 매출내 비중을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2014년 2%에서 내년에는 13%까지 추켜세우고 오는 2025년에는 31.4%로 확대한다는 게 박 대표의 구상이다. 현대모비스는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각각 20.4%, 73.1% 감소했다. 하지만 전동화 매출은 9898억원으로 같은 기간 보다 50.1% 급증하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모비스, 전기차·수소전기차 기술력 끌어올릴 수 있을까?=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전기차는 2040년까지 판매된 모든 승용차 중 58%, 전체 차량 판매의 31%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의 기술력확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미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는 배터리와 EPCU(Electric Power Control Unit), 구동모터가 핵심 부품으로 분류된다. 세 부품이 없으면 내연기관차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배터리3사를 보유한 재계 총수들과 연이어 회동을 하면서 현대모비스의 역할은 EPCU와 구동모터 기술능력 향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차 시대가 도래 하더라도 현대모비스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를 위해 2030년까지 7조6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를 직접 생산하는 수소전기차는 ‘연료전지스택’이 가장 중요한 부품이며 현대모비스는 주요 공급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국 대표는 이를 위해 지난 2018년, 3000대 규모의 연료전지 생산능력을 2022년까지 4만대로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은 완성차 제조업체를 뛰어넘어 모빌리티 기업으로 탈바꿈 시키겠다는 박 대표의 계산이다. 내연기관차의 성능을 향상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자동차공학학회로부터 ‘자동차 공학 대상'을 수상했던 박 대표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룹 내 최고의 기술전문가로 꼽히는 박 대표가 현대차의 재도약을 위해 친환경차의 기술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박정국 현대모비스 대표 프로필

▲1957년 출생 ▲경남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 대학원 학사 ▲2004년 현대차 성능시험실장 ▲2007년 현대차 미국기술연구소(HATCI)장 ▲2012년 현대차 중앙연구소장, 성능개발센터장 ▲2013년 현대차 시험담당 임원 ▲2014년 현대차 연구개발기획조정실장 ▲2015년 현대엔지비, 현대케피코 대표 ▲2018년 현대모비스 사장 ▲2019년 현대모비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