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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삼성전자 이재용, 반도체 이어 파운드리 초격차 승부수

삼성전자, 예정 일정보다 앞서 평택캠퍼스에 세 번째 반도체 생산라인 P3 공장 착공
파운드리, “가뜩이나 어려운데”…‘엎친 데 덮친 격’으로 ARM 지분 매각하는 소프트뱅크
지분 독점 우려에...삼성전자 ARM 인수 나설까?…“잠재적 고객확보에 어려움 줄 수 있어”

 

[FETV=김현호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초격차를 벌리기 위해 평택캠퍼스에 세 번째 반도체 생산 라인인 P3 공장을 착공하기로 했다. 당초 예정된 일정보다 착공 계획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어려울 때일수록 투자를 멈춰선 안 된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총 6개의 생산라인을 구축하게 되는 평택캠퍼스는 현재 메모리반도체인 D램과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P1 공장만 가동 중이다. 극자외선(EUV)을 이용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P2공장은 내년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 라인 구축에 선제적 대응에 나서면서 파운드리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소프트뱅크가 기본 설계도를 만들어 반도체업계에 라이선스를 제공하고 사용료를 받는 기업, ARM의 지분을 매각하기로 하면서 파운드리 시장에 변화가 예고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2030년까지 비(非)메모리 반도체 1위 기업에 올라서겠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계획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파운드리 시장에 주목해야 하는 이재용 부회장…왜?=이재용 부회장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파운드리에 시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크게 반도체 설계를 하는 팹리스와, 파운드리, 패키징으로 구성돼 있는데 삼성전자는 팹리스 능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ARM의 CPU 기본 설계를 바탕으로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을 거쳐 자체 AP(Application Processor)인 엑시노스 시리즈를 생산하고 있다.

 

팹리스는 진입장벽이 굉장히 높아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사업으로 분류된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팹리스 상위 50개 기업 중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실리콘웍스가 7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19위를 기록했다. 반면, 1위 기업인 미국 퀄컴의 매출은 이보다 2242배가량 높은 163억9000만 달러에 달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얼마만큼 끌어올리는지에 따라 이 부회장의 계획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만 TSMC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로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ARM 지분 매각에 ‘빨간불’ 켜진 삼성전자=삼성전자는 TSMC와 함께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7나노(1nm=10억분의 1m) 이하의 EUV 공정으로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종합반도체회사인 삼성전자는 경쟁사들이 기밀 유출의 문제를 안고 일감을 맡길지 알 수 없고 오로지 파운드리에만 집중하는 TSMC보다 고객 찾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TSMC의 공장에 가면 ‘우리는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고 말했다.

 

실제 경쟁사들도 잇따라 삼성에서 TSMC로 파운드리를 넘기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퀄컴은 자체 모바일 AP인 스냅드래곤 845까지 삼성에 파운드리를 맡겼지만 855와, 865는 TSMC에 맡겼다. 애플도 2015년 3분기까지 삼성에 맡긴 AP A9을 끝으로 A10부터 A13의 생산은 TSMC를 선택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소프트뱅크의 지분 매각은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삼성전자의 계획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을 제외한 모든 비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은 반도체 생산을 위해 파운드리를 맡겨야 하지만 ARM의 지분을 한 기업이 모두 인수할 경우 경쟁업체들에 사용 권한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ARM 지분 인수 나설까?=더군다나 소프트뱅크의 ARM 지분을 한 기업이 독점하게 될 경우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를 위한 사용료를 비싸게 지불할 가능성이 높다. 사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지만 자칫 AP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 인수설(說)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파운드리 육성에 집중하는 삼성전자가 ARM 인수를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ARM을 인수하면 엑시노스의 설계 능력 개선은 도움이 되겠지만 퀄컴과의 관계가 애매해질 수 있고 잠재적 고객확보에도 어려움을 줄 수 있다”며 “파운드리를 맡기는 고객 입장에서 잠재적 경쟁업체에게 칩 설계를 보여주는 위험을 감수할 이유는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