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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성장 '재시동' 건다

코로나·사모펀드 사태 처리 마쳐...비이자·비은행 강화가 핵심

 

[FETV=유길연 기자] 우리금융그룹은 올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실적 악화를 감수하면서 불확실성을 제거한 만큼 올 하반기부터의 실적 반등이 기대되는 분위기다.  시장전망도 이런 기대감에 힘을 싣고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2분기 실적은 크게 부진했지만 미래 발생할 수 있는 비용 요인들을 충분히 반영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라며 “또 트레이딩이익을 비롯해 2분기 중 부진했던 비이자부문도 3분기 부터는 회복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올 상반기 순익은 66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1800억원)에 비해 44% 줄었다. 특히 2분기 순익은 143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약 75%급감했다. 그나마 올 상반기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더한 경상이익(총영업이익)은 3조4090억원으로 같은 기간 3.8% 감소에 그쳤다. 

 

우리금융이 작년과 비슷한 영업실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순익이 크게 줄어든 이유는 코로나19 대응과 사모펀드 관련 손실처리 등 일회성 요인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역대급 충당금을 쌓았다. 우리금융은 2분기에 총 2375억원을 코로나19 대비해 쌓았다. 이로 인해 우리금융의 상반기신용손실충당금(대손충당금)은 4470억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60억원)에 비해 228.7% 급증했다. 이러한 증가율은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기록이다. 2위인 하나금융지주(112.5%)에 비해서 두 배 넘는 증가율이다. 신한·KB금융지주는 각각 56.3%, 86.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에 우리금융의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도 8.8%포인트(p) 크게 올랐다. 특히 우리금융의 자산건전성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상태다. 우리금융의 6월 말 전체 여신 가운데 부실채권 비중은 작년 말에 비해 0.02%p하락한 0.43%로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낮다.

 

또 우리금융은 2분기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태와 관련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손실 모두를 영업외손실로 반영했다. 우리금융이 손실 처리한 금액은 1250억원이다. 이 가운데 무역금융펀드 판매액 650억원을 전액 손실처리했다. 또 나머지 판매금액 2150억원에 대해서도 회수예상가액을 밑도는 480억원을 전부 비용 처리했다. 

 

 

위기 상황에 대비한 조치를 마친 우리금융은 하반기에 성적 회복을 위한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우선 비이자이익 증대를 위한 계획은 이미 마련됐다. 상반기 우리금융은 이자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0.3% 늘었지만 비이자이익은 23.4% 줄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260억원 줄었다. 

 

이에 최대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최근 증권운용부를 6년 만에 부활시켰다. 우리은행은 증권운용부를 통해 저금리 기조 속에서 채권 가치는 오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채권 매매·평가이익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자본시장에서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유가증권 운용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이와 더불어 우리금융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디지털화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증권운용부와 함께 글로벌투자금융(IB)심사부도 신설했다. 글로벌IB심사부는 싱가폴에 마련된 아시아심사센터와 대기업심사부의 글로벌IB심사팀을 통합한 조직이다. 이 조직은 글로벌여신과 IB여신을 전담하게 할 예정이다. 글로벌 영역과 자본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꺼번에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 우리금융은 디지털화를 위해 최근 KT와 손을 잡았다. 이는 지난달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구현모 KT 대표이사가 만난 후 이뤄진 것이다. 당시 두 최고경영자(CEO)는 금융-정보통신기술(ICT) 융합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는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금융은 KT와 협력을 통해 인공지능(AI) 대화형 플랫폼과 클라우드 기반의 재택근무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KT의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초개인화 맞춤형 금융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비은행부문 강화도 우리금융의 핵심과제로 추진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이 올 3분기 안에 아주캐피탈을 인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우리금융이 아주캐피탈을 올해 안에 인수하면 비은행부문 강화와 함께 펀드청산이익과 염가매수차익으로 약 1000억원의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2분기 실적 악화의 주된 요인이었던 1회성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셈이다. 

 

라이나생명 인수설에도 우리금융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라이나생명의 3월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RBC)은 311.15%로 업계 평균(281%)를 웃돌고 있다. 1분기 순익도 708억원으로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에 이어 3위 수준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아직 라이나생명으로부터 티저 메일이 오지 않았지만 비은행부문 강화 측면에서 인수를 검토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