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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현금 10조원' 확보한 현대차 ‘정의선’ 총알 어디에 쏠까?

사상 첫 현금성 자산 10조원 넘긴 현대차, 매출채권 등 현금화 자산만 20조원 넘어
현대차, 5년 만에 중간배당 포기해 2700억원 아껴…하반기 4000억 추가 회사채 예고
신사업 박차 가하는 정의선 수석부회장, 미래차 시장 선점위해 대규모 투자할까?

[FETV=김현호 기자]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실적이 악화된 현대자동차가 두둑이 쌓은 현금자산을 어떻게 사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 수석부회장이 전기차 시장을 위해 잇따른 경영행보를 보이면서 이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함께 코로나19에 의한 경영 불확실성으로 현금 ‘곳간’을 채워 넣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금자산 10조원 넘은 현대차…회사채까지 추가 발행 예고=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1분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사상 첫 10조원을 넘긴 10조3738억원 확보했다. 여기에 단기금융상품(7조209억원), 매출채권(3조583억) 등 현금화할 수 있는 돈만 20조원이 넘는다.

 

2분기에는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중간배당도 하지 않았다. 중간배당은 회계연도 중간에 이익을 나눠주는 것으로 현대차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2015년부터 매년 1주당 1000원씩 책정했다. 지난해 중간배당금액이 263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현대차는 약 2700억원 규모의 현금 유출을 막을 수 있었다. 김상현 현대차 재경본부장(CFO)은 “경영 불확실성과 유동성 확보 필요성을 고려했다”며 중간배당 미실시의 이유를 밝혔다.

 

현대차가 올해 3월, 회사채 규모를 내년 초까지 1조원으로 책정한 만큼 약 4000억원의 현금자산을 추가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올해 4월, 2016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1조4100억원이 모여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모집액 대비 4.7배 많은 주문이 들어오면서 발행액을 6000억원까지 늘렸다.

 

◆배터리 합작사 설립 안 한 정의선, 승부수 띄울까?=현금성 자산 투자가 유력한 곳은 전기차 시장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들과 다르게 현대차는 배터리 합작사를 위해 아직 파트너를 정하지 못했다. 중국의 지리자동차와 미국 GM은 LG화학, 미국 테슬라는 일본 파나소닉, 독일 폭스바겐은 스웨덴 노스볼트를 각각 파트너로 선정하고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배터리는 신차 출시 2~3년 전에 수주해야 한다”면서 “지금 못하면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기차는 배터리와 EPCU(Electric Power Control Unit), 구동모터를 ‘삼각편대’로 세우고 생산된다. 이 중 EPCU와 구동모터는 현대모비스가 자체 생산할 수 있지만 배터리 생산 능력은 부족하다. 이로 인해 재계에서는 정 수석부회장이 주축이 돼 ‘K-배터리’ 동맹이 이뤄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배터리는 전기차 원가에 절반에 육박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생산이 이뤄지려면 원활한 배터리 공급이 필수적이다.

 

정 수석 부회장도 이를 염두 하듯, 지난 두 달 동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21일, 2차 회동을 마지막으로 재계 총수들과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관한 논의를 마무리 지었다. 향후 구광모 LG회장, 최태원 SK회장과의 회동도 다시 있을 것으로 관측되지만 구체적인 사업 협력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전기차는 2040년까지 판매된 모든 승용차 중 58%, 전체 차량 판매의 31%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정 수석부회장도 2025년까지 전기차 차종은 23종으로 늘리고 점유율은 10%, 판매는 100만대 이상을 목표로 정했다.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판매한 전기차가 12만6436대인 점을 고려하면 6년 동안 판매대수는 80만대 가량 끌어올려야 한다.

 

◆잇따라 현금 곳간 쌓는 재계, 현대차 신중한 투자가능성=코로나19로 인한 경영악화로 재계에서도 잇따라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SK그룹은 SK에너지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자회사의 잇따른 회사채 발행과 SK바이오팜의 상장을 앞세워 6조원이 넘는 현금을 챙겼다. LG그룹은 중국 베이징 타워와 계열사 사업 매각으로 현금성 자산만 16조원에 달하며 롯데그룹은 지주사와 계열사를 필두로 잇따라 회사채를 발행하며 1조원 이상을 확보한 상태다.

 

현대차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며 경영불확실성이 확대돼 현금운용을 보수적으로 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52% 감소한 5903억원을 기록했고 상반기 자동차 판매량도 지난해 대비 25% 줄어들었다. 이동헌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 상무는 “2023년쯤, 지난해 수준의 판매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