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6 (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KB금융, 2분기 호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까닭은

푸르덴셜생명 1분기 이익 급감...'리딩금융' 탈환 변수 되나
"코로나19로 인한 일회성 요인, 2분기부터 실적 개선될 것"

 

[FETV=유길연 기자] KB금융지주가 올해 2분기 ‘깜짝 실적’을 거두면서 지난해 신한금융지주에 빼았겼던 ‘리딩금융’ 등극에 바짝 다가섰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KB금융이 실적 1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이어졌다.

 

하지만 올해 KB금융 실적 증가의 변수로 꼽힌 푸르덴셜생명의 순익이 크게 부진하면서 KB금융의 리딩금융 타이틀 획득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올 2분기 당기순익(지배지분 순이익)은 9818억원으로 직전 분기(7295억원)에 비해 34.6%(2523억원) 늘었다. 특히 2분기 호실적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충당금 규모를 작년 같은기간보다 2배 가까이 늘린 가운데 거둔 성적이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합한 경상이익(총영업이익)은 작년 대비 13% 급증했다. 2분기 호실적을 바탕으로 KB금융의 상반기 순익은 1조 7113억원을 거둬 신한금융(1조 8055억원)과의 격차를 942억원으로 좁혔다. 1분기 신한금융과의 순익 차이는 1900억원이었다.  

 

이는 KB금융이 작년부터 연이어 터지기 시작한 사모펀드 사태에 한발 비켜난 결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가 환매연기 사태를 불러일으킨 라임자산운용 펀드 등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돼 있다. 이에 2분기에 관련 대손충당금으로 1248억원, 손실처리로 769억원 등 총 2016억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반면 KB금융은 사모펀드 사태 관련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KB금융이 깜짝 실적을 거두자 금융권에서는 올해 ‘리딩금융’ 자리가 바뀔 것이란 전망이 이어졌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리딩뱅크의 귀환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라고 평했다. 특히 푸르덴셜생명을 인수는 KB금융이 올해 실적 1위에 오를 것이란 기대감을 키웠다. 푸르덴셜생명이 작년 거둔 순익은 1408억원이다. 작년 리딩금융 타이틀을 가져간 신한금융과 2위인 KB금융 간 순익 격차는 917억원이다. 이에 올해 푸르덴셜생명이 작년과 비슷한 실적을 거둔다면 순위가 바뀔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KB금융의 분위기는 금융권의 평가와는 사뭇 다른 것으로 보인다. 리딩금융 탈환에 있어서 핵심변수로 꼽히던 푸르덴셜생명의 순익이 크게 부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푸르덴셜생명의 1분기 당기순익은 50억원으로 작년 동기(529억원)에 비해 약 91%(479억원) 급감했다. 같은 기간 전체 생명보험사의 당기순익은 작년 동기 대비 38.4% 줄었다. 업계 전체에 비해 푸르덴셜생명의 순익 감소율이 두 배 넘게 높은 셈이다. 또 다른 외국계 생보사(동양·라이나·메트라이프)의 전체 순익 감소율(23%)에 비해서도 높다. 순익이 크게 줄자 수익성 지표도 나빠졌다. 푸르덴셜생명의 자기자본이익률(ROE)는 전년 동기 대비 7.09%포인트(p) 크게 하락하면서 1% 아래로(0.70%)로 떨어졌다. 총자산이익률(ROA)도 1%p 내리면서 0.10%를 기록했다.   

 

푸르덴셜생명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주식 시장이 크게 흔들린 영향이 컸다”며 “또 금리인하로 인해 투자 손실 및 변액보험에 대한 보증준비금이 증가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제로(0)금리' 지속으로 올해 생보사 실적 전망이 어둡다는 점이다. 푸르덴셜생명도 저금리 기조로 최근 3년간 실적 하향세를 이어왔다. 지난 2017년 순익은 1760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지만 2018년에는 이보다 7% 감소한 1644억원, 작년에는 14% 줄어든 1408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은 올해 안에 푸르덴셜생명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만약 편입으로 인한 실적 개선 효과가 크지 않다면 푸르덴셜생명 인수 결정에 대한 논란이 또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B금융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위해 움직임을 보일 당시인 지난 3월 KB손해보험 노조는 주주총회 자리에서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제기를 했다. 저금리로 인한 생보사의 이차역마진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제로금리와 저금리는 유럽과 일본이 이미 경험을 했다. 그런데 유럽과 일본 모두 생명보험사가 은행보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높다”며 생보사 인수는 미래를 위한 것임을 강조한 바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푸르덴셜생명의 1분기 순익 부진은 코로나19로 인한 1회성 요인이 크다”며 “2분기부터는 정상적인 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