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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물류


“아시아나항공 구조조정 다가오는데”…HDC 정몽규 ‘묵묵부답’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회동 이후 한 달 흘러…매각작업 여전히 ‘일단멈춤’
흑자 예고된 아시아나, 정몽규 마음 돌릴까?…여객수송 막혀 변화주기 어려울 듯
소식 없는 정몽규…책임 회피, 계약금 환수 위해 재협상 카드 공개 안 하고 있나?
고용유지지원금 고갈로 인건비 축소될까?…아시아나 직원 9000명 구조조정 가능성

[FETV=김현호 기자] “최종 입장을 정리해서 알려 달라 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정몽규 HDC 회장과 지난달 26일 회동 이후 이같이 말했다. 한달 가까이 시간이 지났지만 정 회장은 “거래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만 고수한 채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밝히지 않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대주주인 금호산업까지 ‘거래종결’ 요구를 위한 내용증명까지 보냈지만 여전히 인수합병(M&A)은 답보 상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정 회장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22일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를 공식화한 직후라는 점에서 아시아나항공을 둘러싼 정 회장의 일거수 일투족에 항공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흑자 전망, 정몽규 마음 돌릴까?=23일 에프앤가이드는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이후 처음으로 606억원의 흑자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화된 점을 고려하면 ‘어닝서프라이즈’가 예상되는 것이다.

 

깜짝 실적은 여객기가 뜨지 못하면서 화물운임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 1월 말, kg당 3.1달러에 불과한 TAC 항공운임지수의 홍콩~북미 노선 화물운임은 5월에 8.4달러까지 올랐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여객 부문은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겠지만 화물 부문은 사상 최대 매출액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해 적자가 예고됐던 아시아나항공에 컨소시엄 파트너인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2조5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수천억 원의 적자가 관측됐지만 “항공산업이 HDC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부합 한다”는 견해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흑자전환 가능성이 있는 만큼 M&A가 재추진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전체 매출 중 70%는 국내외 여객수송에서 발생하는데 항공길은 여전히 막혀있고 항공운임 효과도 일시적인 만큼 정 회장의 태도에 변화를 주기란 어려워 보인다.

 

◆재협상 요구 없는 정몽규 회장…왜?=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여객기 운항률은 18%에 불과하다. 지난해 국제선 여객 매출이 61.3%에 달하는 만큼 코로나19가 잠잠해지지 않으면 꾸준한 실적 회복은 어려워 보인다. 코로나와 같은 대외변수는 직접 통제할 수 없는 만큼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은 협상조건을 변경하는 방안이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 회장과 인수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은 매각 협상을 진척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동걸 회장은 당시 회동에서 “(정몽규 회장이) 별도의 요구 사항은 없었다”고 말했으며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9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서는 계약 관련, 중대한 상황들에 대한 합리적 재점검과 인수조건에 대한 원점에서의 재협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을 뿐이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의 ‘지지부진’한 태도에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분석한다. 계약이 늦춰질수록 발등에 불이 떨어지는 건 금호그룹과 산업은행이다. 금호그룹은 인수자금을 통해 사업을 재편해야 하고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매각이 무산되면 아시아나항공을 짊어져야하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 회장이 먼저 계약을 파기하면 리더십 손상은 물론, 향후 M&A 시장에서 받아들이는 HDC그룹의 이미지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즉, 상대방이 계약 파기를 먼저 밝히는 상황을 정 회장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계약금 때문이다. 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이행보증금 2500억원을 납입했다. 이는 HDC현산이 지난해 기록한 영업이익(5515억원)과 비교했을 때 45.3%에 달하는 규모다. ‘노 딜’이 이뤄질 경우 계약금과 관련한 소송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책임공방을 벌이기 위해 협상 조건을 제안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진전 없는 M&A에 아시아나항공 직원, 구조조정 가능성=정부는 항공업 종사자에 6개월간 휴직수당의 90%까지 보전하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3월, 신청해 지원 받고 있으며 지급기한은 180일이 지난 올해 9월까지다. 지원금 지급이 이뤄지는 기간 동안 아시아나항공은 희망퇴직과 정리해고를 할 수 없다. 하지만 추가 지원이 없을 경우 9000여명의 아시아나항공 직원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이 유력해 보인다.

 

항공협회는 상반기 국내 항공사들의 매출 피해는 6조5000억원이며 하반기는 8조원 넘게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요 회복에 최대 3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항공업계가 정부의 추가 지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은 고정비 중 유류비와 인건비의 비중이 큰 만큼 구조조정이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