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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클로즈업]‘취임 6돌’ 맞은 오리온 허인철 부회장 코로나 뚫고 ‘하이킥'

2014년 7월 오리온 부회장 취임...종합식품기업 성장 이끌어
4대신사업 제시...제과업 중심서 사업영역 다각화
올 1분기 코로나19속 영업이익 970억 기록하며 성장
야심작 제주용암수 본격 판매 개시...한달만 150만병 판매

[FETV=김윤섭 기자]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의 '매직파워'가 식지 않고 있다. 허 부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오리온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데 이어 올해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들어 매출은 10% 가까이 늘었고, 영업이익은 두자릿수 성장하는 등 성장폭이 가파르다. 오리온 컨트롤타워인 허 회장이 '외적 성장'과 '내적 견실' 등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은 셈이다.

 

특히 이같은 호성적은 올핸 코로나19 사태로 내수는 물론 수출시장까지 침체된 위기상황에서 얻은 결과다. 식품전문가들이 오리온 허 부회장의 리더십에 주목하는 이유다. 7월 오리온 부회장 취임 6년을 맞는 허 부회장은 이같은 여세를 몰아 오리온을 'K-푸'드를 대표하는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탈바꿈시킨다는 야심이다.

 

허인철 부회장은 1960년생으로 연세대(경영학과) 졸업 후 1986년 삼성그룹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삼성공채 출신이다. 그는1997년 신세계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신세계그룹 경영지원실 부사장, 경영전략실 사장, 이마트 사장 등을 역임했다. 오리온엔 2014년 7월에 합류한 뒤 현재 오리온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과 오리온 경영총괄 부회장을 맡고 있다.

 

◆올 1분기 코로나19속 영업이익 970억원 기록...2분기도 성장세=오리온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오리온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398억 원, 영업이익 97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8.5%, 영업이익은 25.5% 성장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집콕' 생활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과자 판매량이 급증한 데다 오리온의 제품력 강화에 대한 노력이 국내외에서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오리온 관계자는 "R&D 본부 기능 강화와 제품혁신을 통해 파급력 높은 신제품을 출시하며 국내외에서 고른 성장세를 유지했다"며 "인적, 물적 자원을 R&D에 집중 투자해 제품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신규사업의 성공적 수행으로 건강한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의 6월 국가별 전년대비 매출증감률은 한국 7.1%, 중국 19.5%, 베트남 5.1%, 러시아 53.3%으로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에서 영업이익이 7% 감소한 점이 옥의 티인데, 이는 제주용암수 프로모션 비용 약 10억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6월 실적을 반영한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1% 증가한 5181억원,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1% 늘어난 852억원을 기록하면서 컨센서스(매출 4986억원, 영업이익 786억원)를 웃돌았다. 1분기와 마찬가지로 전 지역에서 고른 실적 성장을 이어갔다는 평가다.

 

조 연구원은 “오리온은 공격적인 신제품 출시를 통해 매대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면서 “이외에도 태국 김 스낵 전문기업인 타오케노이 제휴, 쌀과자 수출 , 제주용암수 수출 등 매출 증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기대했다.

 

오리온은 5월달에도 매출 598억 원, 영업이익 97억 원을 기록했다. 국내 사업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부진했지만 중국·베트남·러시아 법인이 각각 18.52%, 24.71%, 16.36%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각각 44.14%, 104.76%, 85.71%의 높은 성장을 보였다.

 

 

◆2014년 7월 오리온 부회장 취임...4대 신사업 제시하며 사업다각화 박차=코로나19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배경에는 허인철 부회장의 탁월한 경영전략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14년 영입된 허 부회장은 영입 직후 3년 간 조직 정비 및 지주사 전환 등 체제안정에 힘썼다면 2017년 지주사체제를 갖춘 뒤부터 본격적으로 디저트, 간편대용식, 생수, 건강기능식 등 4대 신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과 영역에 편중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사업을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2017년 프리미엄 디저트매장인 ‘초코파이 하우스’를 만들었다. ‘초코파이 하우스’는 오리온의 대표 브랜드 ‘초코파이’를 활용한 ‘디저트 초코파이’와 생초콜릿, ‘초코파이 마카롱’ 등 디저트를 파는 매장이다.

 

2018년에는 농협과 손잡고 간편대용식 브랜드인 ‘마켓오 네이처’를 내놓았다. 마켓오 네이처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간편하게 ‘건강한 한끼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다. 현재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주요 해외 시장에서도 판매중이며 023년까지 ‘마켓오 네이처’의 연간 매출을 1000억원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제주용암수' 본격 판매...한달만 150만병 판매=2019년 11월에는 생수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제주도 용암해수를 원수로 하는 미네랄워터 ‘제주용암수’가 그 주인공이다. 허 부회장은 출시 기자간담회에 직접 나와 제품을 소개하며 그룹의 의지를 보인 바 있다.

 

현재 베트남과 중국에 1차 수출이 완료됐다. 베트남은 현재 호치민, 하노이 등 대도시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중심으로 입점을 진행 중으로 중국 역시 대도시를 중심으로 본격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5월 제주특별자치도 및 제주테크노파크와 상생 협약 및 용암해수에 대한 원수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전국의 일반 슈퍼마켓과 롯데마트, GS수퍼마켓 온라인몰인 GS Fresh 및 쿠팡 로켓배송, G마켓, 옥션, 네이버 쇼핑 등에서 판매 중이며 한달 만에 150만병 판매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은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임직원과 전문가들이 지난 3년여간 ‘제주용암수’만을 바라보며 달려왔다” 면서 “오리온 제주용암수는 오리온이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미네랄워터의 중요성과 가치를 새롭게 정립하고 제주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허 부회장은 오리온의 4대 신사업 가운데 건강기능식품 부문을 전면 재검토하는 등 숨고르기에도 팔소매를 걷도 나섰다. 오리온은 지난 2017년 미국 '로빈슨 파마'의 프리미엄 브랜드 'US 닥터스 클리니컬' 국내 독점 판권을 확보했지만, 추진 과정에서 모두 무산됐다.

 

다만 최근 단백질 음료인 닥터유 드링크를 출시하면서 향후 바이오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평가다. 닥터유 드링크는 오리온의 첫 ‘RTD(Ready To Drink)’ 제품으로 오리온이 본격적으로 음료사업에 도전장을 내민 첫 제품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향후 건강에 좋은 닥터유의 브랜드 이미지를 본격 활용해 비타민 등 영양성분을 강화한 닥터유 드링크 라인업을 더욱 강화해나갈 계획”이라며 “오리온이 제과를 넘어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제2도약할 수 있도록 음료사업 영역을 적극적으로 개척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착한포장 프로젝트' 등 그룹 체질 개선도 앞장=사업전략뿐 아니라 그룹의 체질 개선에도 허인철 부회장은 리더십을 적극적으로 발휘했다. 회장실을 폐쇄하고 책임경영 강화로 조직 간소화를 꾀했고, ‘오리온’과 ‘오리온스낵인터내셔널(OSI)’을 합병하면서 해외법인 지배구조를 간소화하고 비용구조를 개선하는 데 박차를 가했으며 오너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아이팩’까지 합병해 ‘일감 몰아주기’, ‘고배당’ 등의 논란을 해소했다.

 

또 영입된 지 1년 만인 2015년 7월 기준 오리온의 임원 절반 가까이를 교체했다. 등기·미등기 임원 17명 중 5명이 교체됐는데 사외이사 2명과 감사 1명, 오너일가를 제외하면 사실상 임원 절반이 물갈이된 것이다.

 

지난 2014년 착한포장프로젝트를 진두지휘 한 것도 허 부회장이다. 당시 제과업계의 과대포장이 사회적 이슈가 되자 취임후 곧바로 개선책을 내놓았다. 중량을 늘리고 가격을 동결해서 판매하면서 상당한 홍보효과를 누렸다는 평가다.

 

허 부회장은 “제과업의 본질은 맛있는 것을 싸게 많이 판매하는 것이다. 제품의 맛이나 품질에서 경쟁하기도 전에 포장 등 부차적인 것에서부터 배척당하면 기업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며 착한포장 프로젝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힌 바 있다.

 

오리온은 윤리경영의 일환으로 ‘식품안전’을 필수 가치로 삼아 품질경영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국내 식품업체 중 유일하게 지난 1996년부터 20년 이상 글로벌 공장의 AIB 감사를 진행해 식품 위생과 안전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세계 식품 시장에서 가장 엄격한 평가를 진행하는 기관으로 손꼽히는 미국제빵협회(AIB: American Institute of Baking)를 통해 매년 공장의 제조시설 환경, 설비, 개인 위생, 해충 방제, 식품 안전 프로그램 등에 대해 엄격한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9년에는 제과업계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해썹(HACCP) 지정을 받은 바 있다.

 

취임 6년간 제과 사업을 필두로 4대 신사업을 빠르게 안착시키고 있는 허인철 부회장이 오리온을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제2의 도약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