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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감' 커진 시중은행, 돌파구는 '자산관리·디지털' 강화

저금리·사모펀드 사태·빅테크 도전 등 '3중고' 에 빠져
조직 신설, 역할 분담 통해 경쟁력 향상 전략

 

[FETV=유길연 기자] 하나, 우리 등 일부 시중은행들이 최근 조직개편과 인사를 통해 저금리·저성장 들 위기 극복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연이어 터진 사모펀드 사태와 인터넷·모바일 등을 통한 비대면 거래 확대에 대응해 은행들은 자산관리·디지털 부문 강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자산관리그룹을 신설하고 박성호 전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장(부행장)을 임명했다. 이번 조치는 기존에 리테일그룹 안에 편입돼 있던 자산관리사업단을 그룹 조직으로 격상시킨 것이다. 새 조직의 수장을 맡은 박 부행장은 하나금융그룹의 자산관리 그룹장도 겸임한다. 

 

박 부행장은 1964년 생으로 대신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87년 하나은행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해 33년 동안 국내·외를 넘나들며 ‘하나은행 맨’의 길을 걸었다. 그는 2000년에 광화문 지점장을 맡았고 2004년에는 싱가포츠지점에서 근무하며 글로벌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2015년에 전무로 승진된 후 2019년에는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장을 역임했다. 올해 4월에는 부행장에 올랐다. 

 

우리은행도 자산관리 부문 강화를 위해 자산관리그룹내 ‘투자상품전략단’을 새로 만들고 심상형 상무를 수장으로 앉혔다. 심 상무는 1962년 생으로 1981년 은행원의 길로 들어서 2007년 전략영업본부 지점장, 마포금융센터장, 강남기업영업본부장을 거쳐 2020년에는 신탁연금단장을 역임했다. 특히 그는 강남기업영업본부장 시절 수출기업들의 자금 융통에 기여한 바를 인정  받아 정부로부터 국가 산업발전 포장을 받은 바 있다. 

 

두 은행이 이러한 결단을 내린 이유는 작년 하반기부터 문제가 되고 있는 사모펀드 사태로 은행 자산관리 시장 자체가 축소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특히 자산관리 부문은 저금리 시대에 은행이 비이자이익을 올릴 수 있는 핵심 사업이기 때문에 은행들은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사모펀드 판매 규모는 23조5805억원으로 작년 7월부터 8개월 연속으로 줄고 있다. 이에 투자상품 선별 작업을 강화하고 고객 성향을 더욱 구체적으로 파악해 투자자 맞춤 전략을 실행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디지털 전환'도 은행이 당면한 과제다.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핀테크 기업들의 도전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로 금융사의 언택트(비대면) 전환이 이전보다 빨라지고 있다. 또 지난 1월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 통과도 금융 환경 변화를 더욱 촉진시키고 있다.  

 

하나금융은 한준성 그룹디지털총괄 부사장을 그룹 전체 사업에 집중하도록 하기 위해 겸직하고 있던 은행 미래금융그룹 직무를 해제했다. 이에 미래금융그룹은 염정호 본부장이 담당하게 됐다. 미래금융그룹은 하나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책임지고 있는 조직이다. 이번 인사로 전담 임원들의 업무가 줄어 은행의 디지털 전환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란 평가다. 

 

염 본부장은 1965년 생으로 2017년 하나은행 영업추진지원부서장, 영업지원부서장을 거쳐 지난해 미래금융그룹 디지털금융사업본부장에 올랐다. 그는 작년 SKT와 협력 사업을 이끌며 알뜰폰 제휴 서비스 출시에 기여할 정도로 디지털금융 경쟁력 향상의 주역이었다. 

 

우리은행도 ‘디지털전환(DT)추진단’을 새로 만들었다. DT추진단에는 디지털전략부, 빅데이터사업부, 인공지능(AI)사업부, 디지털사업부, 스마트앱개발부를 배치해 은행의 전체적인 디지털 전략과 신기술 적용 분야 확대 등을 총괄한다. 

 

DT추진단은 황원철 상무가 진두지휘한다. 황 상무는 1968년 생으로 보성고와 한양대 수학과를 나왔다. 그는 4대 시중은행 디지털 수장 가운데 유일한 외부인사 출신이다. 황 상무는 1994년 HP에서 아태지역 금융서비스 컨설턴트로서 글로벌 은행들의 금융 ·정보통신기술(ICT)부문 컨설팅을 수행했다. 이후 퍼스트데이터코리아, KB투자증권,동부증권, 하나금융투자에서 최고정보책임자(CIO)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