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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불거진 우리금융의 M&A설

금융당국, 내부등급법 승인...자금 여유 증가
예보 지분 매각 위한 주가 반등 필요...아주캐피탈 인수에 관심 모아져

 

[FETV=유길연 기자] 금융당국이 우리금융그룹의 내부등급법 변경 승인을 내리면서 그동안 잠잠했던 인수합병(M&A)설이 금융권에서 재 확산되고 있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유상증자 결정 등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기업에 집중하고 있었지만 이번 승인으로 자금 사정이 나아지면서 다시 M&A를 향한 시동을 걸 수 있다는 관측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우리금융이 표준등급법에서 내부등급법 체제로 변경하는 것을 부분 승인했다. 가계 및 중소기업(개인사업자 포함)이 우선 대상이다. 외감법인 및 신용카드 부문은 추가 확인이 필요해 이번 승인대상에서 제외됐다. 금감원은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심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으로 전해진다. 

 

이번 금융당국의 승인으로 우리금융의 자금사정도 숨통이 트였다. 현재 대부분의 금융지주는 소유하고 있는 자산의 위험 정도를 측정할 때 자체적으로 개발한 방식인 내부등급법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지주사 전환 초기에는 내부등급법이 아닌 당국이 정한 표준등급법을 사용하도록 했다. 우리금융은 작년 초 지주사로 출범했다. 

 

그런데 표준등급법을 활용하면 자산의 위험 수준 측정 정도가 내부등급법에 비해 더 올라가게 된다. 우리금융이 타 금융그룹에 비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유독 낮았던 이유다. BIS자기자본비율은 자기자본을 각 자산의 위험치를 적용한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표준등급법으로 분모 값이 올라가 전체 BIS비율이 낮아졌다. 금융권은 우리금융의 BIS비율이 1.2%포인트(p) 정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의 지난 3월 말 기준 BIS 총자본비율은 11.79%였다. 

 

우리금융은 이번 내부등급법 승인으로 코로나19 지원에 더욱 힘을 낸다는 입장이다. 올해 초만해도 우리금융은 올해 M&A를 통해 비은행부문을 강화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M&A는 속도조절에 들어가기로 했다. 실제로 우리금융은 최근 우리은행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전액을 사들여 1조원을 투입했다. 우리은행이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을 크게 늘리자 취한 조치다. 당초 올해 6월 인수 가능성이 높았던 아주캐피탈 인수도 잠시 접어두는 움직임을 보였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내부등급법 부분 승인으로 BIS비율이 높아져 비교적 여유가 생긴 만큼 하반기에도 코로나19 금융지원을 지속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내부등급법 승인으로 우리금융이 올해 M&A를 성사시킬 것이란 전망이 다시 이야기되고 있다. 특히 올해 아주캐피탈을 인수할 것이란 관측이 무성한 상황이다.

 

이처럼 M&A설이 고개를 드는 이유는 올해 우리금융은 완전민영화를 위해 예금보험공사(예보)의 지분을 처분해야하는 상황에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수립한 예보가 가진 우리금융 지분 매각 계획을 유지할 것으로 결정했다. 이에 금융위는 올 하반기에 우호적인 조건이 갖춰지면 계획에 따라 예보의 우리금융 지분을 매각해 완전민영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예보는 현재 우리금융 지분의 17%를 가진 최대주주다. 

 

예보가 ‘본전치기’로 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우리금융의 주가는 1만2300원 정도인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금융의 주가는 작년 하반기 1만2000원 선에서 등락을 거듭했지만 코로나19 충격이 한창이던 지난 3월 23일 6450원으로 급락했다. 이후 반등해 한 때 1만원 선을 넘기도 했지만 최근 8000~9000원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주가 하락 국면에서 반등을 노릴 수 있는 카드 가운데 하나는 단연 M&A다. 최근 금융지주의 주가는 대형 M&A가 있은 후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KB금융그룹도 지난 4월 10일 푸르덴셜생명 인수가 결정되자 주가는 전일 대비 3.5% 뛰었다. 

 

특히 금융권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이 올 3분기 안에 아주캐피탈을 인수하면 펀드청산이익과 염가매수차익으로 약 1000억원의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계속되는 저금리로 인해 은행부문의 실적이 크게 늘어나기 힘든 상황에서 이러한 1회성 이익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또 아주캐피탈 자회사인 아주저축은행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주캐피탈 경영권을 살 수 있는 우선매수권도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아주캐피탈 인수에는 전혀 무리가 없을 것이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