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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면세점, 中 '씨트립' 바람타고 코로나發 불황 넘어설까?

2017년 한한령 후 관광객 급감으로 면세업계 피해↑
한국관광공사 중국 씨트립과 한국관광상품 판매 나서
코로나19 끝나지 않으면 무의미...당장의 실적 개선 어려워
면세업계 1분기 ‘어닝쇼크’...임대료 대책에도 어려움 지속

 

[FETV=김윤섭 기자] 중국의 한한령의 영향으로 매출의 직격탁을 맞았던 면세업계가 한한령 해제 공식화 분위기에 들썩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사상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한한령 해제가 조금이나마 매출에 도움이 되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고 있어 외국인 입국이 매우 제한적인 상황인 만큼 단기간에 바로 실적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관광공사가 다음 달 1일 중국 최대 여행 기업 트립닷컴 중국 브랜드인 '씨트립'과 손잡고 '슈퍼보스 라이브쇼'에서 한국 관광상품 판촉에 나선다. 지난 2017년 한한령 이후 처음으로 업계에서는 한한령 해제가 공식화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한한령은 지난 2016년 사드 배치 이후 이뤄진 사드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중국은 한한령 이후 △온라인 관광상품 판매금지 △전세기 및 크루즈 관광금지 △롯데계열사 이용금지 △대규모광고 및 온라인 판매제한 등을 금지하는 4불(不) 정책을 유지해 왔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절반 이상 급락했다. 이에 따라 중국 관광객에 상당 부분 매출을 의존하던 면세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따이궁으로 불리는 중국 보따리상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지만 역부족 이었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기 직전인 1월에도 한한령 해제 분위기가 형성됐었다. 한국관광공사 또한 올해 우리나라를 찾을 중국인 관광객이 지난해(600만명)보다 최대 25% 늘어나 750만명에 육박할 거라고 내다봤다. 중국인 단체 관광과 함께 금지됐던 인센티브 관광도 살아나는 중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한한령 해제와는 무관하게 역대 최악의 위기를 겪게 됐다.

 

업계에서는 우선 환영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코로나 이전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한한령 해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한령 해제는 업계에서 항상 바라왔던 조치중 하나”라며 “코로나19가 계속되는 만큼 당장의 실적 개선은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한령 해제가 당장 큰 의미가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한령이 해제되고 중국인 단체 관광이 전면적으로 허용된다 하더라도 코로나19가 계속되고 있어 입국과 출국 때 모두 2주간 자가 격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한한령 해제는 당장 큰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종식이 면세업계에 가장 큰 호재”라고 말했다. 실제로 면세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역대 최악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면세점 빅3로 불리는 롯데, 신라, 신세계 중 롯데를 제외한 신라, 신세계 모두 적자전환했고 면세업계 매출도 월 1조원 선이 무너지면서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9867억 원에 그쳤다. 지난해 4월 매출 1조9947억 원 대비 51% 줄었다. 국내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3월 2조1656억 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월 매출 2조 원을 돌파한 이후 지난해 4월과 6월을 제외하면 2조 원 이상의 월 매출을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공항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올해 2월 매출이 급감하면서 1조1026억 원을 기록했고 결국 1조원 선도 무너졌다. 면세점 월 매출이 1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사드 사태로 중국인의 국내 관광이 급감한 2017년 이후 3년여 만이다.

 

면세점 이용객은 4월 35만4362명으로 지난해 4월 441만4051명 대비 92% 급감했다. 올해 3월 58만7897명과 비교해도 40% 줄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4월 이용객 수가 30만명 수준으로 급감했다"면서 "출국장은 4월부터 인천공항으로 일원화하면서 이용객 수 급감이 명확히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면세점 빅3도 상황이 좋지 않다. 호텔신라는 올해 1분기 면세점 부문에서만 영업손실 490억원을 기록했다. 20년 만의 적자다. 신세계면세점도 1분기 32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롯데면세점은 간신히 적자를 면했으나 1분기 영업익이 4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6% 급감했다. 신세계면세점도 1분기 3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면세점 1위인 롯데면세점은 흑자를 지켰지만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96% 급락하는 등 치명타를 받았다. 매출도 87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다.

 

 

최근 재고면세품 판매가 이뤄지면서 잠시 숨통은 트였지만 단기적인 대책일 뿐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이 시각이다. 처분 가능한 재고를 모두 팔아도 한달치 매출 감소분을 전혀 회복하지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면세업체들이 판매할 수 있는 장기 재고품은 700억원에서 최대 820억원 상당으로 추정된다. 1800억원의 6개월 이상 장기 재고 중에서 화장품, 술, 담배가 모두 빠지면서 규모가 크게 줄었다.

 

정부가 지원하는 임대료 대책도 단기적인 대책으로 끝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 6월 작년 같은 달보다 여객이 70% 이상 줄어든 공항의 상업시설에 대해 대·중견기업은 50%, 중소·소상공인은 75% 임대료를 감면해주기로 했다. 이는 지난 4월 1일 발표한 임대료 감면율(대·중견기업 20%, 중소·소상공인 50%)과 비교해 대폭 상향 조정된 대책이다.

 

임대료 감면은 공항을 이용하는 여객 수가 지난해의 60%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3∼8월에 걸쳐 최대 6개월간 한시로 적용되며 3월 이후 임대료에 소급 적용된다. 면세점 관계자는 "지금이나마 면세업계의 입장이 반영된 추가 대책이 나와서 다행"이라면서 “8월 이후 상황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면세업계는 역대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역대급 경쟁’을 기대했던 인천공항면세점 사업권을 포기하는 업체들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면세업계가 한한령 해제를 발판으로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