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 [사진=애경]](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626/art_15929630045146_2b013b.jpg?iqs=0.964053290311537)
[FETV=김현호 기자]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중인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의 고심이 깊어졌다. 당초 예정됐던 기한을 연장하면서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지만 인수를 강행할시 자칫 회사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 종결 시한이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채 부회장의 선택이 주목된다.
◆‘파산’위기에 놓인 이스타, 적자 확대된 제주=지난해 794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이스타항공은 1분기, 359억원 적자와 40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말 기준, 회사운영을 위해 보유하고 있어야 할 유형자산은 450억원에 그쳤다. 항공기 리스료와 항공유, 공항 이용료 등 1152억원에 달하는 미지급 채무액 상환이 불가능한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이스타항공은 ‘회생불가’ 회사로 판단하기도 했다.
애경그룹의 계열사인 제주항공의 재무상태도 사실 낙관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329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제주항공은 4분기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분기 연결기준 부채는 1조815억원에 달하며 부채비율은 483%를 넘어 사상 최악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제주항공은 2분기에 전년 동기대비 67% 감소한 1045억원의 매출과 827억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곳간’ 비어있는 제주항공…유증 실패와 체불임금까지=현금성 자산이 올해 1분기 679억원 그친 제주항공은 이를 키우기 위해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제주항공은 22일, 유상증자를 위한 1차 발행가액을 1만3050원으로 정정 공시했다. 당초 예상 발행가액인 1만4000원보다 7% 줄어든 것이다. 이로 인해 모집예정총액도 115억원 이상 낮아진 1585억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항공업 불황으로 제주항공의 기존주가가 낮아지면서 생긴 일이다. 제주항공은 이마저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금액’이라고 밝히면서 자금난을 덜기위한 유증은 불투명해졌다.
이스타항공의 체불임금도 ‘폭탄 돌리기’ 상황으로 이어져 M&A를 어둡게 만들었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지난 2월부터 245억원의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인수 대금(545억원) 대비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이스타항공 측은 “계약서상 인수자가 모든 채권·채무를 인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을 위해 일했으니 이에 대한 대가를 이스타가 지급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정부 지원은 M&A에 도움이 될까?=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시중은행이 참여하는 ‘신디케이트론’을 통해 이스타항공에 17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안개 속에 빠진 항공업 불황의 이유로 은행들의 참여가 저조해 제대로 지원을 받을지도 알 수 없게 됐다. 정부가 하반기에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자금 지원 계획을 발표했지만 최대현 산은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LCC는 지원대상에서 벗어났다”며 “기안기금보다 다름 기업 지원 프로그램들을 동원해 지원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