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대한항공이 보유한 서울시 송현동 부지매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측은 서울시의 행정절차의 부당함을 알리고 시정권고를 구하기 위해 지난 11일,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민원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를 매입해 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히면서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한 대한항공의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12일 입장문을 통해 “항공산업 위기 극복과 정부 지원에 부응하기 위해 송현동 부지 등의 유휴자산 매각 및 유상증자 등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한 자구 노력에 매진하고 있다”며 “하지만 대한항공의 핵심 자구 대책인 송현동 부지 매각 추진은 서울시의 일방적 문화공원 지정 추진, 강제수용 의사 표명 등에 따라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전했다.

대한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송현동 부지는 경복궁 근처에 있어 서울 내 대표적인 ‘노른자 땅’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사측은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이 부지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히면서 매각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 매각 관련해 15개 업체가 입찰참가 의향서를 제출했으나 서울시로 인해 지난 10일 이뤄진 입찰마감일에 15개 업체 모두 참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제안한 4670억원의 보상금액과 2022년까지 지급하기로 한 지급시기에도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측은 “적절한 매각가격과 매각금액 조기 확보라는 대한항공의 입장을 감안할 때 충분치 못하다”며 “서울시가 재원 확보 등을 이유로 언제든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부담”이라고 밝혔다.

공원화 계획에 대해서도 위법성을 지적했다. 대한항공은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되기 위해서는 필요성과 공공성을 충족해야 하지만 송현동 부지 인근에 무수한 공원이 있고 서울시의 계획은 대한항공의 기존 활용 방안과 유사하다”고 밝히면서 “이를 고려할 때 필요성과 공공성 모두 인정될 수 없다”고 전했다.

사측은 “당초 계획대로 송현동 부지에 대한 2차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나 현 상황을 감안할 때 녹록치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절박한 심정을 담아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 민원을 제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만, 송현동 부지 매각 진행과는 별도로 서울시와는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성실히 협의토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