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313/art_15852712023882_fe5ff1.jpg?iqs=0.9604646915301795&iqs=0.892034901249261&iqs=0.17417377786573745)
[FETV=김창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 어느덧 두 달째에 이르렀다. 다른 산업처럼 자동차업계도 전에 없던 ‘직격탄’을 맞고 휘청거리면서 각 완성차 회사들은 활로 모색에 골몰하고 있다. 해외 공장의 생산 중단으로 수출이 난항을 겪자 국내 완성차5사는 신차 출시를 바탕으로 내수 시장에 더욱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여파로 맞은 자동차 수요 절벽 못지않게 사태가 종결될 즈음 발발할 ‘수요 폭증’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가 세계로 확산하면서 자동차업계에서는 내수 시장이 마지막 보루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 이어 인도, 브라질까지 해외 자동차 생산기지가 속속 가동 중단되고 판매 역시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유럽지역 자동차 업체들의 조업 중단이 잇따르고 있다.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스페인·이탈리아·프랑스 공장부터 슬로바키아·세르비아 등 동유럽 지역까지 유럽내 자동차 생산시설 대부분이 순차적으로 문을 닫고 있다.
독일 자동차 기업인 폴크스바겐 그룹과 푸조·시트로엥·DS·오펠 등의 브랜드를 소유한 PSA그룹은 지난주 유럽 전역에 있는 공장 문을 닫았다. 르노는 프랑스 내 12곳 공장을 중지한 뒤 유럽 전역 생산 중단 확대를 검토하고 있고, 피아트 크라이슬러(FCA)도 27일쯤 이탈리아·폴란드·세르비아 공장 조업이 재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재규어랜드로버, 볼보, 벤츠, BMW 등도 자동차 공장을 일시 중단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도 미국 소재 공장 가동 중단에 이어 러시아 및 터키의 현대차 공장이 휴업을 결정했다. 27일 현재 중국을 제외한 현대·기아차 해외 생산기지 중 가동 중지를 결정하지 않은 곳은 멕시코 기아차 공장이 유일하다. 이에 현대·기아차 등은 신차 출시를 계획대로 이어가고 생산량도 늘려 이른바 ‘신차 사이클 전략’을 해외 수출보다는 국내에서 최대한 살리겠다는 각오다.
2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179만여 대의 차량이 판매됐다.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5개사가 85%를, 수입차가 15%를 점유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지난해 글로벌 판매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17∼18% 수준이지만 현재로서는 내수 시장을 최대한 지켜내는 것이 관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세에 접어든 중국 시장에서도 아직 자동차 판매 회복은 더디고 주요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는 코로나19가 확산 중에 있는 상황이라 믿을 곳은 내수 시장뿐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달 1일부터 19일까지의 자동차 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2% 감소하는 데 그친 반면 수출은 13.5% 감소해 큰 대비를 보였다.
이에 따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예정된 신차 출시를 기존 일정에 맞춰 진행 중이다. 현대차는 25일 준중형 세단 아반떼의 사전 계약에 돌입했고 기아차는 지난 17일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의 새 모델을 출시했다. 현대차는 또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주력 세단 G80을 30일 출시할 예정이다. 이달 초 XM3를 내놓은 르노삼성자동차는 누적 계약이 1만6000대를 넘었고 올해 초 출시한 한국GM의 트레일블레이저도 젊은 소비자들 중심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런가 하면 현대차의 팰리세이드와 그랜저, 제네시스 GV80 등은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가운데 현대차 내부에서는 주 52시간으로 묶인 근무시간을 연장해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2분기 이후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꺾이고 자동차 등 글로벌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산업계에서 나왔다.
김준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는 25일 열린 ‘코로나 19에 따른 글로벌 영향 및 대응’ 산업포럼에서 “2분기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자동차 수요 절벽이 예상되고 이 시기가 지나면 다시 가파른 수요 폭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수요 폭증기를 대비한 공급 확대 전략을 마련해 이번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상무는 또 ”사태 이후 수요 폭증에 대응하지 못하면 앞서 코로나를 극복하고 제조업을 정상 가동 중인 중국이 한국의 빈자리를 대체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요 폭증 기간은 길어야 한 달 정도다. 올해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10~20%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하며 이어 “좀 더 관망하면서 보다 세밀한 분석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다른 견해를 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