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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가삼현 현대重 사장, 기업결합 가속패달 밟는다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지주, 가삼현 사장 사내이사 선임
지지부진한 현대-대우 합병, 가 사장 앞세워 속도 올린다
정기선 부사장의 ‘멘토’인 가 사장…승계 포석이라는 분석도

 

[FETV=김현호 기자] 한국조선해양이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25일 예정된 현대중공업지주에서도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인 가 사장은 권오갑 현대중공업회장에 이은 그룹의 공식 2인자로 부상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6월 물적분할을 통해 한국조선해양을 존속법인으로 세우고 현대중공업을 신설법인으로 분할했다.

 

◆최대 숙원인 대우조선해양 ‘품에 안기’…가 사장, 전면에 나서 진두지휘

 

당초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영철 한국조선해양 경영지원실장을 한국조선해양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룹의 숙원인 대우조선해양과 합병을 위해 가 사장으로 4일 만에 선회했다. 합병 문제가 ‘쳇바퀴’ 돌 듯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지자 가 사장을 전면에 내세워 조속히 마무리 하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가장 큰 숙제인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책임 있는 자리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가 사장은 현재 합병 테스크포스(TF) 팀장도 맡고 있다.

 

각 국의 공정당국에 신고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는 6개 국가에서 진행 중이다. 카자흐스탄이 지난해 10월 합병을 승인한 상태로 5개 국가만 남았다.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도 큰 이변이 없는 한 양사의 합병을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은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의 약속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남은 4곳은 중국, 유럽연합(EU), 싱가포르, 일본이다. 최대 라이벌인 중국은 자국의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가 중국선박공업(CSSC)과 중국선박중공(CSIC)의 합병을 지난해 승인한 바 있다. 현대-대우의 합병에 반대할 근거가 사라졌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싱가포르와 일본, EU가 모두 2차 심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독과점’ 우려를 제기하며 합병에 제동을 걸고 있다.

 

EU는 승인 여부를 두 차례나 연기하며 7월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17일 시작된 2차 심사를 반년 넘게 ‘장고’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싱가포르는 합병 이후 조선사간 경쟁체제가 약화될 수 있다며 지난해 12월부터 2차 심사를 진행 중이다. 현대와 대우가 합병하게 되면 전 세계 점유율이 21.2%에 달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과거 한국 정부의 조선산업 구조조정을 문제 삼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까지 했다.

 

◆정기선 부사장의 멘토, 그룹 승계 ‘디딤돌’ 역할까지

 

재계에서는 가삼현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정기선 부사장의 승계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 부사장은 그룹의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맏아들로 재계 최연소 임원 타이틀을 짊어졌으며 ‘차기 회장’으로 낙점된 상태다. 가삼현 사장은 정 부사장의 ‘경영 멘토’로 알려져 있으며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동문이기도 하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정 부사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해 청와대에서 열린 30대 재벌그룹 간담회에서 정 부사장이 그룹의 대표로 참석한 사례가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