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전미주지사협회 동계회의 리셉션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313/art_15850191162572_ff7915.jpg?iqs=0.4247694631038729)
[FETV=김창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경기가 위축되는 가운데 현대차가 자동차 판매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비책’을 준비하고 있다. 노조와의 화해 무드 속 내수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주요 해외 시장 판매량 회복을 위한 전기차(EV) 경쟁력 향상과 현지 마케팅 차별화에 주력한다. 여기에 일본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수소차 분야에서도 기술 개발에 주력해 주행거리 향상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한 행보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노조는 최근 “고객의 출고 지연”을 언급하며 조합원들에게 생산량 만회를 독려하는 소식지를 배포했다. 사측이 아닌 노조가 앞장서 생산에 속도를 내자고 주문한 것은 흔히 볼 수 없었던 광경이다. 여기에 이달 들어서는 주말 특근까지 하기로 결의했다.
현대차가 코로나19 극복에 자신감을 보이는 배경엔 이처럼 과거와 달라진 노조 분위기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25일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합의’를 이끌어낸 바 있다. 노사는 해당 특별합의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상황의 심각성을 공동 인식하고 철저한 비상대응 체계 구축과 예방대책 강화, 선제적 비상대응 조치를 통해 추가 확산 방지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내수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협력사의 위기 극복 등을 위한 지원활동도 이어가기로 했다. 단순한 비상 대응을 넘어 협력사를 위한 임금교섭 기간 단축과 지역사회 경제 활성화까지 결의한 것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함께 노력하는 노사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언급했을 정도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지난 2월 25일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코로나19 관련 위기극복을 위한 특별합의를 실시했다. [사진=현대자동차]](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313/art_15850191599232_472e7d.jpg?iqs=0.025118883106890866)
그간 현대차 노사는 ‘살얼음판'을 걸어왔다. 노조는 2012~2018년까지 7년간 매년 평균 13일을 파업에 소진했다. 파업으로 인한 연 평균 생산차질은 6만여 대, 생산차질 금액만 평균 1조3000억 원(매출 기준)에 달했다.
하지만 올 들어 이런 노사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이미 파업을 한 번도 하지 않고 임단협 협상을 끝냈다. 2011년 이후 8년 만의 파업 없는 임단협 마무리였다. 노사간의 이러한 화합 무드는 소비자들의 신뢰 향상 및 내수 진작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위축됐던 해외 시장 공략에도 다시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지난달 현대차는 중국에서 단 1000여 대를 파는데 그치며 1년 전보다 90% 감소한 판매량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코로나를 극복하려면 중국 시장부터 회복해야 한다고 관측했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신차 판매 극대화 ▲생산 최적화 ▲딜러 재고 감소 ▲EV 판매 경쟁력 향상 등을 담은 ‘2020 시장 전략’을 전면 추진한다. 현대차는 중국에 1500만 위안(약 26억 원)의 코로나 성금을 기부하며 현지 시장친화적 행보를 재개했다.
북미와 유럽 시장 또한 현대차의 중요한 무대인만큼 경쟁력 있는 신차를 적기에 투입해 이 시장에서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북미에선 팰리세이드 등 수요가 많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유럽에선 코나EV 등 강화된 규제에 맞춘 친환경차 라인업을 앞세운다.
현대차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 권역본부 시스템과 딜러 경쟁력 향상으로 시장과 고객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 [사진=현대자동차]](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313/art_15850192001506_42fdc7.jpg?iqs=0.5852539351523002)
수소전기차 사업에서도 확실하게 경쟁자인 일본 도요타를 누른다는 복안이다. 특히 도요타가 도쿄올림픽 시기에 맞춰 신차를 발표할 예정이라 올림픽이 내년으로 연기될 경우 현대차와 도요타의 수소차 새 모델 발표가 겹칠 가능성도 있어 더욱 시선이 집중된다.
경쟁은 매년 쫓고 쫓기는 구도다. 지난 2013년 현대차가 투산ix를 기반으로 한 수소차를 양산하며 세계 수소차 시장 포문을 연 이후 이듬해인 2014년 도요타가 미라이를 내놨다. 미라이는 400㎞ 이상을 달리던 투싼ix 수소차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넘어선 502㎞(미국 환경보호청 기준)의 기술력을 갖췄다.
이에 현대차는 2018년 넥쏘 출시로 응수하며 도요타를 눌렀다. 넥쏘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609㎞(국내 기준)에 달한다. 미국 기준을 적용해도 595㎞다.
도요타가 내놓을 2세대 미라이 또한 넥쏘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이미 지난해 도요타는 새로운 플랫폼 ‘TNGA’를 기반으로 한 미라이 후속 모델을 공개하며 주행거리가 이전 모델보다 30%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약 650㎞ 안팎의 성능을 갖출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차의 핵심 기술인 주행거리를 두고 양측의 ‘눈치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