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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스포츠 마케팅’ 중단에 안절부절

코로나19 여파 유럽 5대 축구리그 중단·유로2020 연기…올림픽 개최도 ‘오리무중’
현대차·한국타이어 등 장기 스폰서십 계약 손실 우려…“아직 논의된 바 없어”
“4년만의 대목” 판매 기대감 삼성·LG전자,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 ‘촉각’

 

[FETV=김창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글로벌 스포츠 대회들이 차질을 빚으면서 후원사로 이름을 올린 국내 기업들의 마케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유럽의 축구 대회들이 잠정 중단 또는 연기 방침을 밝혔고 코앞으로 다가온 2020 도쿄올림픽 역시 갑론을박이 오가는 가운데 정상 개최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7일(현지 시각) 유럽축구연맹(UEFA)은 오는 6월 12일부터 한 달간 열릴 예정이던 유로(유럽축구선수권대회)2020을 1년 연기한다고 밝혔다. 1960년 시작해 매 4년마다 치르던 유럽축구선수권대회가 연기된 건 처음이다. 유로2020은 60주년을 맞아 유럽 12개국 12개 도시에서 열릴 계획이었다.

 

유럽의 각국 축구리그 역시 비상이 걸렸다. 영국 프리미어리그는 오는 4월 4일까지 경기를 멈췄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지난 12일부터 대회를 2주간 중단키로 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는 지난 9일 리그 중단을 선언했으며 지난 17일엔 독일 분데스리가도 4월 2일까지 경기를 치르지 않기로 했다. 설상가상으로 각국 리그 사무국은 경기 재개 시점을 확언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 리그가 중단되며 국제 경기인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도 취소된 상황이다.

 

이에 해당 경기 또는 리그 팀들과 스폰서십을 맺은 국내 기업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재 기아차는 유로파리그, 한국타이어는 유로파리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를 후원하고 있다. 이밖에 현대자동차는 스페인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각각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 홋스퍼·맨체스터 시티와 스폰서십을 맺고 있다.

 

중계를 통해 시시각각으로 비춰지는 광고 보드와 유니폼 마킹 등을 통해 브랜드 홍보 효과 극대화 및 신제품 노출 등을 노리기 위한 계약이었으나 유럽 5대 리그를 포함한 국제 대회들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유력 구단을 개별적으로 후원하는 한국 기업들도 피해를 보게 됐다. 이례적 사태라 손실 보전 방안도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어업계의 한 관계자는 리그 중단으로 인한 손실 보전 여부에 대해 “아직 논의되는 바는 없다”고 밝혔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 또한 올해 TV 판매량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던 대형 스포츠 행사들의 취소가 가시화되자 “올 것이 왔다”며 울상이다. 올해는 유로2020은 물론 올림픽도 예정돼 있어 업계의 기대가 컸다. 지난해 말만 해도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올림픽과 유로2020에 힘입어 올해 TV 출하량이 2억2548만대로 지난해보다 2.2% 늘어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대형 스포츠 행사가 열리면 경기를 더욱 생생하게 보기 위해 고화질·대형 TV 구매에 나서는 소비자가 많다. 한국 기업들이 강점을 지닌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큰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세계 TV 시장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8K·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기술력을 앞세우며 프리미엄 TV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최상위 등급 올림픽 공식 후원사 ‘TOP’(The Olympic Partner) 기업으로서 독점 마케팅 권한을 확보해 둔 상태다. TOP 기업의 경우 4년마다 1억 달러(약 1천242억원) 정도를 IOC에 후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 ‘5G 스마트폰’과 함께 ‘8K TV’를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추는 전략을 세웠다. 만약 올림픽이 연기되면 올해 8K QLED TV를 홍보하고 마케팅을 진행할 기회를 잃게 되는 셈이다.

 

 

IOC 공식 후원사는 아니지만 LG전자 역시 지난해 8K 올레드(OLED)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8K’를 일본 시장에 출시하며 도쿄올림픽을 본격적으로 준비했다. 당시 LG전자는 일본에서 OLED TV 원조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2020년은 여러 스포츠 행사를 발판으로 중국의 저가 LCD(액정표시장치) TV 공세 속에서 프리미엄 시장과 생태계 확대를 꾀할 수 있는 해였다”며 “코로나19로 생산·유통·마케팅은 물론 수요까지 전방위적 타격을 입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