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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세상에 우뚝 선 세계적인 아티스트 사키루

[추천도서] 깨는 사키루

글을 보기 전에 그림을 먼저 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글보다는 그림에 눈이 먼저 간다. 세계적인 캐릭터 디자이너 사키루의 그림은 더더욱 그렇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하면서 어디서 전혀 못 본 스타일. 무언가 독창적이면서도 유머가 잠재되어 있는 그림, 캐릭터가 꽃미남은 아니지만 왠지 정이 가고 마음이 끌리는 그림. 이미 전 세계에 알려진 그의 그림에 먼저 시선이 갔다.

그러나 그림들 사이사이에 사키루만의 단단한 삶의 깨달음이 자기를 읽어달라고 눈짓을 보냈다. 그림을 보다가 이야기를 읽고, 이야기를 읽다가 다시 한참 그의 그림에 머물렀다. 이책은 지금까지 우리가 읽었던 책들의 독서느낌이 아니었다.

누군가는 그의 그림을 보며 따라 그리고 싶은 충동이 들 거 같다. 그만큼 매력이 넘치는 그림이다. 그런데 그의 인생도 왠지 따라가고 싶은 매력이 느껴진다. 이유가 뭘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삶을 살고 있는데 사키루는 그러지 않았다. 대학을 중퇴했지만 세상 앞에 당당했다.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그림 앞에 당당했다. 미술 전공자들의 색채 스타일에 주눅들지도 않았고, 세계로 진출할 때는 영어라는 장벽에 굴복하지 않았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면서 그의 그림보다 그의 인생이 더 멋있어 보였다.

(사진) 깨는 사키루 / 사키루(최상현) 저자자기 영역에서 무언가를 이룬 사람은 그만의 독특한 삶의 깨달음이 있다. 사키루가 그랬다.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를 고민하기 무엇을 해야할까를 먼저 생각했다. 남들의 시선에 맞추어가기 보다 스스로 좋아하는 것들에 기준을 삼았다. 그의 인생 앞에는 참 다양한 선택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그는 자신의 스타일을 믿었다. 그리고 그 스타일을 과감하게 밀고 나갔다.

자기 분야에서 무언가를 이룬 사람은 소홀하기 쉬운 게 가족이다. 가족의 희생을 딛고 성공을 했음에도 성공한 이후에 가족을 챙기지 않는다. 그러나 사키루는 달랐다. 아내를 만난 것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의 영역에서 만났고, 어느 정도 유명해지고 성공해진 뒤에는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소중히 했다. 젊은 친구지만 의외로 큰 그릇이었다. 6,70먹은 인생 대가들의 깨달음의 향기가 그에게서 풍겨 나왔다.

사키루는 자기가 해외에서 유명하게 된 계기가 비헨스 사이트라고 밝힌다. 나름 자신의 영업비밀이지만 그걸 자기만의 것으로 움켜쥐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의 작품들이 아주 훌륭한 영업사원임을 인정한다. 사키루는 그림만큼 멋진 인생을 사는 아티스트다.

자신의 그림도 예술이지만 자신의 인생도 예술처럼 가꾸고 있다. 더 행복하고 더 능동적인 인생을 위해서 남들과 다른 독특한 유전자는 많이 알아둘수록 좋다. 사키루라는 유전자는 한번쯤 내 몸을 휘감고 가도 좋을 정도로 멋진 유전자다.

글발이 의외로 탄탄하다. 그래서 술술 잘 읽히며 공감이 된다. 밑줄을 치고 싶은 구절도 많다. 한 장 한 장 읽다보면 독자 스스로 사키루가 되는 감정이입을 경험하게 된다. 그런 다양한 매력을 지닌 이 책은 분명 좋은 책이다.



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