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에서 목격된 더 뉴 그랜저 택시모델.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http://www.fetv.co.kr/data/photos/20191201/art_1577680377539_3bbfe3.png)
[FETV=김창수 기자] 현대차가 지난달 말 판매 개시한 더 뉴 그랜저의 택시 모델을 열흘 남짓 후에 출시하면서 사전계약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성공’을 주제로 한 광고영상을 대대적으로 내보내며 홍보하는 프리미엄 세단 이미지의 차를 이른 기간 내에 택시로 출시한 데에 따른 불만이다.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와 이달 초 출시된 3세대 K5는 “택시 출시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으며 해당 차종의 구형 모델을 택시로 계속 생산 중이다.
현대차는 지난 3일 더 뉴 그랜저 택시 모델 판매를 시작했다. 현대자동차 공식 웹사이트에서 쏘나타 뉴라이즈 택시 모델과 함께 ‘소형상용/택시’ 카테고리에 자리 잡았다. 당시 보도자료도 배포하지 않고 몰래(?) 판매에 돌입해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얻었다. 지난 6월 출시된 기아차 준대형세단 K7 프리미어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택시 모델 판매에 돌입해 더 뉴 그랜저의 택시 판매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
더 뉴 그랜저 택시는 자가용 모델에 다소 변화를 줬다. K7보다 더 ‘윗급’이란 모습을 보여준다. 더 뉴 그랜저 LPG 모델에 적용된 원형 봄베를 택시에도 적용했다. 트렁크 공간 활용 빈도가 높은 택시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전자식 변속기를 선택할 수 없는 K7과는 다르게 그랜저는 기본형부터 버튼식 변속기가 포함된다. 고급형으로 올라가면 12.3 인치 내비게이션과 K7 택시에서는 볼 수 없는 12.3 인치 클러스터, 터치식 공조 패널을 패키지 옵션으로 136만원에 선택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는 불만 섞인 반응이 나온다. 현대차가 ‘성공’을 콘셉트로 대대적 마케팅을 진행해놓고 벌써 택시 모델을 출시하는 것은 사전계약자를 배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것이다.
더 뉴 그랜저 공식 커뮤니티 등에서는 “지금 계약하면 인수까지 최대 몇 달이 걸리는데 굳이 택시 모델까지 출시해야 하는 건지...”, “내 차보다 먼저 나오면 정말 화날 것 같다”, "디자인 잘 나와서 사전계약 했는데 허무하다", “계약 취소하고 K5나 쏘나타 센슈어스 구매 고민 중”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택시 모델 ‘새치기 출시’에 대해 현대차 측에 문의했더니 무성의한 답변이 돌아왔다는 불만도 있었다.
![지난 3월 2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신형 '쏘나타' 발표회.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191201/art_15776804123915_d8639d.jpg)
한편 지난 3월 출시된 신형 쏘나타에 대해 이광국 당시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현 중국사업총괄 사장)은 “쏘나타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신형 쏘나타는 택시 모델을 절대 출시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지금도 구(舊)모델인 쏘나타 뉴라이즈만 택시 모델로 판매 중이다. 기아차 측도 이달 3세대 K5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택시 출시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가 신형 쏘나타의 택시 모델을 출시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앞으로도 이전 세대 모델인 쏘나타 뉴라이즈를 통해 택시수요를 계속 공략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해당 차종의 디자인 등을 지속적으로 손볼 계획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쏘나타 뉴라이즈의 경우 전체 판매량 중 택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육박하며 2030 세대의 계약 비율은 20%가 채 안 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쏘나타와 K5는 완전변경 모델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판매량보다 브랜드 고급화가 우선시됐다”며 “고급 택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소비자들에게 더 뉴 그랜저를 다양하게 경험케 하고자 택시 모델도 출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