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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슈퍼카의 부끄러운 민낯"...3억원대 슈퍼카 주고객은 '법인'

수입차시장 전년대비 10% 감소, 롤스로이스·벤틀리·람보르기니 등 3억원대 수입차 260%↑
초고가 수입차 법인명의 구매율 80%이상…“법인세법 개정안 실효성 의문”

 

[FETV=김창수 기자] 올들어 자동차시장 장기불황 조짐으로 외국차 수입량이 급감한 반면 롤스로이스·벤틀리·람보르기니 등 차량 가격이 지방 아파트 1채값에 해당하는 3억~4억원대의 초고가 슈퍼카 판매량은 오히려 2~3배 급증하는 등 명암이 엇갈렸다. 

 

특히 이처럼 불티나는 초고가 슈퍼카의 경우 10대중 8대가 개인이 아닌 법인명으로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이 슈퍼카 핵심 고객인 셈이다. 일각에선 "A기업 사장은 취미가 슈퍼카 쇼핑이다", "B회사 사장은 슈퍼카를 몇대 갖고 있다" 등 경영자의 모럴해저드가 입방에 오르는 실정이다. 

 

◆수입차시장 불황에도 3억원 호가하는 슈퍼카 판매 2.6배 급증=최근 한국수입차협회 통계를 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대당 가격이 3억 원이 넘는 초고가 수입차 판매가 360대로 작년 동기(123대)의 3배에 육박했다. 또한 판매금액은 올해 들어 1478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초고가 승용차 시장규모는 작년 같은 기간의 2.6배로 확대됐다.

 

또 대당 2억 원대 고가 수입차는 올해 들어 3560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동기(2844대)보다 25.2% 증가한 수치다. 2억원 이상 수입차로 범위를 넓히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1% 많은 3920대가 판매됐다. 판매금액으로는 9000억 원이 넘는다.

 

브랜드별로는 롤스로이스의 판매량이 지난해 108대에서 올해 150대로 38.9% 늘었다. 컬리넌(4억7600만원)이 0대에서 55대로, 팬텀(6억3000만원)과 팬텀 EWB(7억4000만원)이 각각 4대에서 6대로 늘었다.

 

작년 10대가 팔렸던 이탈리아 슈퍼카 람보르기니도 올해는 155대가 팔리며 145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작년 판매량이 없었던 아벤타도르 S 쿠페(5억7167만원)가 14대 판매됐고, 마찬가지로 0대 판매를 기록했던 우라칸 퍼포만테(3억7569만원), 우라칸 퍼포만테 스파이더(4억1423만원)도 각각 23대, 11대 팔렸다.

 

고가 수입차 시장 열기는 국내 경기와는 온도차가 크다. 올해 경제 성장률이 10년 만에 최저를 기록하고 민간소비 증가율도 1%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국내 경제 상황과는 동떨어진 모양새다.

 

수입차 업계 전체가 인증 지연과 일본차 불매운동 등으로 실적이 부진한 것과도 다른 분위기다. 올해 들어 수입차 판매는 모두 21만4708대로 전년 동기보다 10.6% 감소했다.

 

독일차 디젤 게이트 여파로 7.6% 줄었던 2016년 이후 첫 감소세이자 역대 최대폭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슈퍼카 1대중 8대는 법인구매...롤스로이스 150대중132대 법인= 초고가 수입차의 법인 구매 비율은 일반 수입차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롤스로이스는 150대 중 132대, 람보르기니는 155대 중 137대, 벤틀리는 118대 중 96대, 마세라티는 1113대 중 914대를 법인이 구매했다.

 

이를 비율로 따져보면 ▲롤스로이스 88% ▲람보르기니 88.3% ▲벤틀리 81.3% ▲마세라티 82.1%로 계산되는데 전체 수입차 법인 구매 비율이 37.5%인 것과 비교하면 두 배를 훌쩍 넘는다.

 

이를 두고 법인차 허위 등록을 막기 위해 시행한 법인세법 개정안의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 2016년부터 법인세법 개정안을 시행해 업무용 승용차(법인차)의 비용처리를 연간 1000만 원으로 제한하고 그를 초과하는 비용은 운행일지를 작성해야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운행 일지의 조작 가능성 등 법망이 허술하다는 지적을 계속 받아 왔다. 일각에서는 운행일지 기록 전산화 등 허위 기록을 없앨 수 있는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