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사진=LG화학]](http://www.fetv.co.kr/data/photos/20191147/art_15742130301831_e2420f.jpg)
[FETV=김창수 기자] 지난해 박진수 전(前) LG화학 부회장은 후임으로 내정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에 대해 “진짜 훌륭하신 분이다. 모시시 힘든 분을 모셨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물러나는 CEO가 후임에 대해 이처럼 극찬에 가까운 평가를 내리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지난해 11월 9일 LG그룹은 신학철 한국3M 수석부회장을 LG화학의 새 수장으로 내정했다. 신 부회장은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지난 3월 15일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됐다.
◆ LG화학 창사 이래 첫 외부 영입 CEO… ‘샐러리맨 신화’ 쓴 혁신 전도사
신 부회장은 1947년 LG화학 창사 이후 첫 외부 영입 CEO다. 그룹 전체로는 2004년부터 LG생활건강을 이끄는 차석용 부회장, 2010년 LG유플러스를 맡았던 이상철 전 부회장 이후 세번째 외부영입 인사다. 또 구광모 체제 이후 LG그룹을 이끌어온 6인 부회장단의 첫 물갈이 인사이기도 하다.
흔히 외인부대 출신으로 불리는 신 부회장은 전 직장인 3M 재직 시절 ‘샐러리맨의 신화’를 남긴 인물로 유명하다. 1984년 한국3M 평사원으로 입사, 20년 만에 한국인 최초로 미국 본사 해외 사업을 총괄하는 수석부사장에 올랐을 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다. 수석부사장 직급은 제임스 맥너니 전 3M 회장 바로 아래 직급에 해당하는 높은 자리다.
신 내정자는 3M의 7개 사업부문 중 하나인 산업용 비즈니스를 총괄했다. 순수 한국인이 글로벌 본사의 2인자 자리까지 오른 것이다. 유학이나 해외연수 경험없이 1995년 필리핀지사장 재직 당시 영어 공부를 시작해 글로벌 본사에서 맹활약했다.
프랭크 리틀 전 3M CEO는 그를 ‘역동적이고 강한 리더’라고 평가한 바 있다. 신 부회장은 정부로부터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상(2007년)과 대한민국 국민포상(2009년)을 받았다. 또 신 부회장의 내정 당시 구광모 LG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이 2009~2011년 미국 뉴저지법인 재직 당시 신 내정자의 리더십을 눈여겨봤고 차기 3M 회장 후보였던 신 부회장을 직접 만나 영입을 성사시켰다는 후문이다.
◆ 배터리 시장 ‘진격 앞으로’…소·부·장 상생 통해 경쟁력 강화
LG화학의 배터리부문은 글로벌 최고 수준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LG화학은 배터리부문 매출이 5년 뒤 현재보다 3배 가량 증가한 약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이에 따라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구매 금액도 매년 4조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신 부회장은 지난 15일 배터리 분야 국내 협력회사 2곳을 방문한 자리에서 글로벌 배터리 시장 선도 방안에 대해 언급하며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제패하기 위해서는 소재·부품·장비 업체와의 상생협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신 부회장은 이날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제2의 반도체’로 불릴 정도로 무한한 잠재력이 있는 미래 성장 동력”이라며 “소재·부품·장비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국가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부회장이 이날 방문한 협력회사는 경남 함안에 있는 배터리 부품업체 동신모텍과 대구의 배터리 장비업체 신성에프에이로 자리에선 상생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LG화학은 올 4월 소재·부품·장비 협력회사들이 지속해서 국산화와 신제품 개발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432억원 규모의 혁신성장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LG화학은 또 2010년부터 ‘LG화학 동반성장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중장기 동반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11월 15일 경남 함안에 위치한 동신모텍을 방문해 전기차 배터리팩 하우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LG화학]](http://www.fetv.co.kr/data/photos/20191147/art_15742130778483_ecc14d.jpg)
◆ ESS 화재 등 악재 딛고 3분기 실적 ‘선방’…내년 생산능력 강화 포부
신 부회장이 진두지휘하는 LG화학은 지난달 25일 3분기 매출액 7조3473억원, 영업이익 380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분기대비 매출액은 2.4%, 영업이익은 42.2% 증가한 수치로 순이익 1372억원을 달성했다. 석유화학 부문은 수요 부진에 따른 제품 스프레드 축소로 매출 3조964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소폭 감소한 312억원을 찍었다. 첨단소재부문은 매출 1조2179억원, 영업이익 328억원이다.
LG화학의 3분기 실적을 이끈 것은 전지부문 성장이었다. 전지부문은 매출 2조2102억원, 영업이익 712억원을 기록하며 3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LG화학은 소형 IT전지 출하 확대와 전기차 신모델 자동차전지 출하로 전 분기 대비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전기차배터리부문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지 부문에서 전기차배터리 사업 적자폭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실적 개선이 3분기 전지부문 실적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또 LG화학은 자동차배터리 시장 성장에 따른 생산능력 확대로 내년 전기차배터리 매출은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월부터 경쟁사와 한치 양보없는 자동차 배터리 특허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 신학철 부회장 프로필
▲1957년생 ▲서울대학교 기계공학 학사 ▲1992년 한국3M 소비자사업본부장 ▲1995년 필리핀 3M 지사장 ▲1998년 미국 3M 사무용품사업부(이사) ▲2002년 미국 3M 전자소재사업부장(부사장) ▲2004년 미국 3M 산업용접착제·테이프사업부장(부사장) ▲2006년 미국 3M 산업용비즈니스 총괄(수석부사장) ▲2011년 미국 3M 해외사업부문(미국 제외) 총괄(수석부회장) ▲2017년 미국 3M 글로벌R&D전략·사업개발·SCM·IT 등 총괄(수석부회장) ▲2019년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