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1 (화)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유통


글로벌 1위 '세포라 vs 재벌표 '토종H&B'...뷰티숍시장 패권다툼 불가피

정유경의 ‘시코르’ 명동점 오픈으로 정면승부 선언
업계 1위 올리브영 체험형 매장 전환 속도↑…압도적 점유율 강점
세포라 일본에선 실패…한국 현지화 성공할까

 

[FETV=김윤섭 기자] 오픈 전부터 화제를 모았단 글로벌 1위 뷰티 편집샵 세포라가 24일 강남에 오픈하면서 국내 뷰티 업계가 대응 방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세포라를 벤치마킹한 신세계 '시코르'와 국내 헬스앤뷰티 시장 1위인 올리브영의 대응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글로벌 1위 뷰티 편집샵 세포라 한국 뷰티 시장 흔들까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이 전개하는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가 24일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몰에 1호점을 오픈했다.

 

세포라는 1970년 프랑스에서 설립된 뷰티 편집숍으로 34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만 35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뷰티 편집숍의 원조격으로 불릴만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PB(자체제작) 중인 '세포라 컬렉션'은 높은 품질의 가성비 제품들로 코스메틱 덕후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미 명성이 자자하다.

 

세포라의 가장 큰 간점은 그동안 한국에서 만날 수 없던 해외 독점 브랜드와 국내 독점 브랜드 니치 향수 컬렉션, 세포라 컬렉션을 포함한 100여개에 이르는 차별화된 브랜드 라인업이다.

 

백화점서 판매되던 ‘겔랑’과 ‘입생로랑’ ‘디올’ 등 해외 브랜드와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헤라’, ‘라네즈’등 국내 브랜드가 입점했으며 '타르트', '후다 뷰티', '아나스타샤 베버리힐즈', '조이바', '스매쉬박스' 등 해외 독점 브랜드와 '탬버린즈'와 '활명', '어뮤즈' 등의 국내 브랜드들이 독점 입점했다.

 

세포라 컬렉션 제품수도 1000가지가 넘을 정도로 다양하다. 특히 세포라 만의 차별점인 미니 화장품도 대거 진열됐다.

 

 

김동주 세포라코리아 대표는 “40여개의 독점 브랜드를 비롯해 전문적인 조언을 제공하는 ‘뷰티 어드바이저’ 등 차별화된 서비스가 세포라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1호점이 전세계 2600여개 매장 중 100대 매장 안에 들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편집매장에서 경험하기 힘들었던 체험형 콘텐츠들도 세포라의 강점이다.

 

우선 뷰티어드바이저가 고객 머리를 매만져주는 '다이슨 헤어스타일링 바'도 세계에서 처음으로 배치됐다. 또 매장에 ‘뷰티 스튜디오’를 구축해 자유롭게 메이크업을 해보고 제품들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멤버십 회원이 1년간 누적 180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 한해서는 45분간 전문성을 갖춘 뷰티 어드바이저에게 풀 메이크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쿠폰도 제공한다. 이 외에도 매장을 방문하는 모든 고객에게 15분간 무료로 제공하는 메이크 오버 서비스인 ‘뷰티 플레이’, 고객의 피부 상태를 진단하고 맞춤형 스킨케어 제품을 추천해주는 피부상태 측정 서비스 ‘스킨 크레더블’등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통해 차별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세포라 코리아는 파르나스몰점을 시작으로 오는 12월 2호점 명동 롯데영플라자점, 내년 1월 3호점 신촌 현대유플렉스점에 이어 내년 2월 잠실롯데월드점을 포함해 내년까지 서울 내 온라인 스토어를 포함한 7개 매장, 2022년까지 14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벤자민 뷔쇼(Benjamin Vuchot) 세포라 아시아 사장은 "한국 시장은 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이면서도 트렌드에 민감하고 뷰티에 높은 이해도를 가진 고객을 중심의 시장이기에 세포라의 한국 시장 진출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라며 "세포라의 한국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아시아내 ‘가장 사랑받는 뷰티 커뮤니티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주 세포라코리아 대표는 김 대표는 "아시아 국가 중 10번째로 한국에 진출하게 됐다"며 "한국 고객에 최적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본사가 2~3년에 걸쳐 진출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에는 상품력이 좋은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발굴·육성해 해외로 수출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세포라 라이벌 정유경의 ‘시코르’ 정면승부 나선다

 

글로벌 1위 뷰티 편집샵 세포라가 상륙하면서 시코르 등 국내 뷰티 편집숍과 H&B 스토어들과의 경쟁구도는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비슷한 콘셉트로 운영되는 국내 뷰티 편집샵 '시코르'가 보일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코르는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사장의 야심작으로 세포라를 벤치마킹한 뷰티 편집샵이다. 지난 2016년 대구를 시작으로 현재 29호점을 운영중이다. 올 11월 중순에 30호점인 홍대매장까지 오픈하면서 공격적으로 점포를 확장하고 있다.

 

특히 올 12월 세포라가 명동에 2호점 내년 1월에 현대백화점 신촌점을 낼 계획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올 8월 명동에 시코르를 오픈하면서 정면승부에 나섰다.

 

세포라의 강점인 체험형 콘텐츠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코스메틱 덕후들의 놀이터’를 모토로 하고 있는 시코르는 메이크업 셀프바, 두피 케어 서비스 등의 체험형 콘텐츠들을 선보이고 있다. 또 남성 그루밍족을 위한 맨케어존 등 카테고리 별로 특화한 서비스도 제공한다.명동점에는 제품을 써보고 소개할 수 있는 ‘유튜버·왕훙 방송 존’을 통해 촬영에 필요한 조명부터 테이블까지 준비해 인플루언서들이 라이브 방송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유동인구가 많은 가로수길점이나 대구 동성로 점에는 매장 내 카페를 입점시켜 고객들의 편의성을 높이면서 집객 효과를 노린 전략을 펼치고 있다.

 

다만 세포라와 타깃층, 분위기, 마케팅 전략 등이 많이 겹친다는 점은 시코르의 약점으로 꼽힌다. 시코르가 처음 한국에 등장했던 무렵 세포라와 이름부터 콘셉트가 흡사하다는 지적이 있었고 시코르 측도 세포라가 세계 최초 편집숍이다보니 좋은점을 일부 참고했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그러나 시코르는 국내 화장품을 세포라에 비해 더 많이 구비하고 있다. 토종 한국 브랜드를 통해 차별화할 가능성이 높다. 또 자연스러운 화장법을 추구하는 국내 고객 특성에 맞춰 색조에 강한 세포라와 달리 스킨케어 브랜드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칠것으로 보인다.

 

 

◆ 국내 H&B 업계도 상권 맞춤형 매장·체험 콘텐츠 강화로 맞불

 

국내 헬스앤뷰티 스토어 1위 올리브영은 세포라 1호점 오픈일이었던 24일 브랜드 정체성을 집약한 ‘올리브영 홍대’를 오픈했다.

 

올리브영 홍대는 매장명처럼 홍대 상권을 대표하는 타운 매장이다. 올리브영은 지난 9월 브랜드 체계를 재정립하고 매장 형태도 플래그십, 타운(권역 대표 매장), 표준으로 삼원화 했다. 이 매장은 명동,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에 이어 매출 톱 3위인 홍대입구역점을 약 6년 만에 새단장했다.

 

올리브영은 이번 올리브영 홍대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뷰티 루틴(Routine∙일상에서 규칙적으로 하는 관리 방법)에 최적화된 상품과 큐레이션(선별), 새로운 경험을 구현하는 데 방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홍대에 위치한 4개 매장에서 지난 2012년부터 현재까지 축적한 1000만 건 구매 데이터를 분석해 쇼핑 패턴과 선호도를 곳곳에 녹여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초와 색조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건강한 아름다움’이라는 핵심 가치에 따라 상품 큐레이션(선별)도 일반 매장과 차별화했다.

 

상권별 맞춤형 매장도 강화하고 있다. 올리브영 강남 본점은 20~30대 고객 비중이 높고 색조 수요가 높은 점을 고려해 색조 화장품을 1층에 전면 비치했다. 또 스마트 미러, 피부 측정기 등을 배치해 체험형 공간으로의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올리브영 명동본점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상권 특성을 반영해 K뷰티 대표 제품인 마스크팩, 기초 화장품만으로 1층을 가득 채웠다.

 

서경배 아모레피시픽 회장도 기존 아리따움 매장을 ‘아리따움 라이브’ 매장으로 전환하면서 대응에 나섰다. 아리따움 라이브 매장은 기존과 달리 다른 회사 화장품 제품도 입점한 편집샵으로 메이크업 시연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이 아리따움을 편집매장으로 전환하는 것은 긍정적 변화"라며 "올해 직영점을 중심으로 300개까지 매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뷰티 공룡’으로 불리는 세포라가 들어오면서 국내 뷰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그러나 이미 포화상태인 헬스앤뷰티 시장에 세포라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지난 세포라가 과거 일본에서 현지화에 실패한 사례가 있고 현재 헬스앤뷰티 시장에서 올리브영 등 국내 편집숍들이 이미 확실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봤을 때 세포라가 큰 반향을 일으키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리브영은 약 80%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고 후발주자인 랄라블라, 롭스, 부츠 등과의 차이를 벌리고 있다.

 

2년간의 철저한 조사를 통해 한국 진출을 선택한 세포라가 한국에서도 글로벌 1위의 면모를 보이며 국내 뷰티 시장에 큰 전환을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