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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관리시장 경쟁 '후끈'...은행계 증권사들, 1위 미래에셋대우 바싹 쫓아

상위사들 위주 그룹계열 은행들과 콜라보...증시 부진 속 WM 수수료 수익 '짭짤'

 

[FETV=유길연 기자] 등락을 거듭하는증시 상황으로 리테일 부문 무게중심이 위탁매매(브로커리지)에서 자산관리(WM)쪽으로 이동하면서 증권사들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 WM수수료 수익은 미래에셋대우증권이 선두를 달렸지만 하나금융투자와 KB증권, 신한금융투자가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상황이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래에셋대우의 WM 수수료수익은 157억원으로 대형증권사들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금융그룹계열 증권사들이 추격하고 나섰다. 하나금융투자는 올 상반기 137억원의 WM수수료수익을 거둬 2위에 랭크됐다. 이어 KB증권이113억원, 신한금투 112억원으로 각각 3·4위를 차지했다.

 

최근 대형증권사의 리테일 부문의 수익이 줄어든 가운데 WM이 새 수익원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브로커리지 영업은 주식매매 수수료 경쟁 심화와 증시 변동성 심화로 갈수록 수익을 내기 힘든 상태다. 

 

다양한 투자처를 찾는 수요도 늘어 투자자 생애 전반에 걸친 재무설계를 도와주는 자산관리 상품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증권사들은 최근 WM와 투자금융(IB)영역간 시너지효과를 강조해 WM을 핵심 수입원으로 보고 있다. 대형증권사들의 경우 기업공개(IPO) 역량을 토대로 비상장 주식 등에 투자하는 상품을 투자자들에게 제공한다. 

 

 

일단 미래에셋대우는 WM분야 강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부회장이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당시부터 쌓아온 경쟁력이 배경이다. 미래에셋대우증권은 합병 직후인 지난 2016년 458억원의 WM 수수료 수익을 거둬 업계 1위로 단박에 올라섰다. 이후 줄곧 업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6일 조직개편을 통해 WM영업부문과 고객솔루션본부를 신설했다. 이는 WM영업부문을 통해 VIP 투자자에 대한 영업 경쟁력을 높이고 지점 투자자 서비스를 강화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신설 고객솔루션본부도 각 지점의 투자자 관리를 체계화하고 더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금융그룹 계열 증권사들은 소속 은행과의 협업이란 강점을 바탕으로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소위 ‘소개 영업’을 통한 계열사 은행과의 협업이 WM 경쟁력 강화에 유리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은행이 10억원을 가진 고액 자산가를 고객으로 유치하면서 자산의 일부인 1억원을 같은 계열 증권사 금융투자 상품에 가입토록 유도하는 식이다. 은행과 증권사가 공간을 같이 쓰는 ‘복합점포’를 늘리고 조직을 개편하는 협업도 주목된다.

 

하나금융그룹은 WM시장 공략을 위한 협력차원에서 '원(One) WM'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하나금투는 지난 3월 정춘식 KEB하나은행 부행장을 새 WM그룹 수장으로 맞았다. 하나금투는 또 WM과 IB그룹장을 겸직토록 해 부서 간 시너지 극대화를 노린다. 

 

KB증권 역시 지난 2017년 IPS 본부(Investment Product & Service)를 신설한 이래 산하 WM리서치부, 포트폴리오 관리부, 상품기획부, 투자솔루션부, 랩운용부 등 5개 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동일한 이름의 IPS본부를 새로 만들고 증권 IPS본부와 협업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은행과 증권 WM인력을 한 건물에 배치해 거리감도 줄였다. 아울러 KB금융그룹은 최근 WM복합점포를 모두 69개로 확대했다.

 

신한금투는 신한금융그룹의 매트릭스조직과 시너지를 통해 WM분야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이 계열사인 은행과 금융투자, 생명보험, 캐피탈 등을 모은 매트릭스 조직인 GIB는 이 같은 전략의 정점이다. 신한금투는 GIB를 통해 WM과 IB부문 상호 경쟁력을 이끌어낼 방침이다. 아울러 신한금투가 올 1월부터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가업 승계 세무컨설팅 서비스'를 실시하는 것도 주목된다.

 

한편 WM부문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면서 시장 판도의 변화를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늘고 있다. 최근 심화된 증시 부진에 은행계열 증권사들이 순식간에 치고나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WM부문이 브로커리지보다 증시 영향은 덜 받지만 전반적인 증시 부진으로 고액 자산가들의 증권 투자를 꺼리는 상황 때문이다. 이럴 경우 시중은행을 계열사로 둔 증권사들이 상대적으로 적게 피해를 볼 수 있다.

 

한 은행계열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국내증시의 부진상황이 이어져 증권업계 전체적으로 WM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선 은행을 계열사로 둔 증권사들이 WM 실적에서 분명한 도움을 받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