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190835/art_1566870445474_cf152b.jpg)
[FETV=김현호 기자] 한진칼 2대주주인 KCGI가 지난 8일 한진칼 측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 및 한진칼 전·현직 사외이사 3명에게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해 줄 것을 요청하는 소제기청구서를 보냈다. KCGI는 한진칼 주주로써 총수 일가의 경영권과 관련해 한진그룹과 지속적인 충돌을 보여 왔다. 조원태 회장은 내년 사내이사 선임과 관련한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다. 따라서 이번 소송 요청은 KCGI와 총수일가의 경영권 확보와 견제를 위한 전초전으로 시작된 모양세다.
KCGI는 한진칼 이사들이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쳐 소송을 제기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한진칼 이사들이 독립적인 감사 선임을 저지하기 위해 단기차입금 1600억원을 경영상 불필요하게 조달했다는 이유에서다.
한진칼 이사회는 2018년 12월5일 ‘만기도래 차입금 상환 자금 조달 및 운영자금 확보’라는 이유로 1600억원 규모의 단기차입금 증액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해 한진칼의 만기 차입금은 700억원에 불과했다. 당시 증액 결정으로 한진칼 자산은 2조원을 넘겼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대주주에 유리한 ‘감사위원회 설치’가 가능해져 총수일가를 위한 차입금을 늘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KCGI는 차입금 사용내역을 파악하기 위해 회계장부 및 서류열람허용 가처분 신청을 6월 낸 바 있다. 사측은 “소송 진행중 한진칼 이사회의 불필요한 단기차입금 때문에 이자비용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로 인해 회사가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이어 KCGI는 만약 회사가 30일 이내에 이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법원에 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한진칼측은 “당시 차입금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연말 금융업계의 업무 일정 등을 고려해서 진행한 경영활동의 일환 이었다”고 해명했다.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190835/art_15668704877208_c7d4d0.jpg)
KCGI는 행동주의 사모펀드로 기업 승계와 지배구조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증대를 목표로 운영된다. KCGI는 한진칼 지분을 15.98% 보유하고 있으며 故조양호 전 회장 일가에 이은 2대주주다.
KCGI는 총수일가의 경영권 견제를 위해 한진칼과 지속적으로 충돌하고 있다. KCGI는 한진 일가의 거듭된 갑질 논란에 회사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며 총수일가의 퇴진을 요구했다. 반면 한진 쪽에서는 KCGI가 주주로써 주식을 확보한지 6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며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하며 팽팽하게 맞섰다. 올해 3월 말 법원은 KCGI가 상장사 특례 요건에 따라 6개월 이전부터 0.5% 이상의 주식을 확보했어야 한다고 판단하며 KCGI가 주주 자격이 없다는 한진칼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현재 한진칼은 KCGI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KCGI가 법원 판단에 위축되기는커녕 오히려 지분을 끌어올려 총수 일가를 견제하기 위해 세를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내년 3월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임기 만료에 따른 재선임 안건을 논의가 양사간 힘겨루기가 정점에 이를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 KCGI는 조양호 전 회장의 자녀들이 경영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총수일가의 핵심 인물인 석태수 대표이사의 재선임 과정에서 33.54%가 반대의사를 내비쳤다. 당시 KCGI의 지분은 12.8%임에도 불구하고 두 배가 넘는 반대 의사가 나왔다. 따라서 한진칼은 총수 일가를 반대하는 우호세력이 있기 때문에 내년 주총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KCGI가 통보한 시간이 앞으로 10일 남았다. 한진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KCGI의 소송이 이어질 경우 오너일가와 석태수 대표 등 주요 고위 임원들은 고립무원(孤立無援)에 더욱 빠질 위험성이 더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