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윤섭 기자] 올 2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한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하반기 부진탈출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이갑수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이마트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강조한 ‘최저가’를, 문영표 대표가 진두지휘하는 롯데마트는 PB(독자브랜드) 라인업을통한 '효율화’ 전략으로 실적 부진 탈출구를 찾고 있다.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 [사진=롯데마트]](http://www.fetv.co.kr/data/photos/20190833/art_1565761371877_94ec41.jpg)
▲‘선택과 집중’ 롯데마트
롯데마트는 2분기 매출 1조 5962억원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339억 적자를 기록했다.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가 동남아 전문가로 알려져 있는 만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해외실적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매출은 2분기 기준 11.3% 늘었고, 영업이익이 51.2%가 증가했다. 그러나 국내사업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에 롯데마트는 지난 11일 하반기 운영전략을 공개했다. 롯데마트가 발표한 전략에 따르면 하반기 변화는 ▲개별 점포의 권한 늘리기의 현장 책임 경영으로 방점을 옮기기 ▲ 가격 경쟁력을 갖춘 PB제품 확대로 판매 실적 개선, 특히 이중 시그니처 상품 개발 및 수 증대로 고객들에게 머스트 해브 아이템 목록 만들기 추진 ▲ 자율형 점포 운영으로 상품과 매장환경을 특별한 공간으로 바꿔 고객 유치 목표 등이다.
롯데마트가 가장 먼저 실행한 것은 PB라인업 효율화다. 롯데마트는 12일 기존 38개 PB 브랜드를 10개로 압축한다고 밝혔다. 이는 대표 상품 출시를 통해 고객들에게 롯데마트만의 PB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것이 골자다.
대표 PB브랜드인 ‘초이스엘’은 품질과 가격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 내 전문 셰프들이 개발한 가정간편식(HMR) 브랜드인 ‘요리하다’, 가성비를 강조한 균일가 브랜드인 ‘온리 프라이스’ 등 브랜드 별 가치에 걸맞는 상품 개발 및 디자인 개선을 통해 고객 경험의 질을 한껏 높이겠다는 것.
특히 균일가 PB 브랜드인 ‘온리 프라이스’를 중심으로 생필품을 초저가로 제공해, 소비자들의 가계 부담을 대폭 줄여줄 수 있는 가치 상품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가성비를 넘어 상품 경쟁력을 갖춘 대표상품도 확대한다.
김창용 롯데마트 MD본부장은 “가성비 위주의 기존 PB 상품 정체성에서 벗어나, 롯데마트만의 검증된 품질과 차별된 가치를 제공하는 시그니처 상품을 확대해 운영할 계획”이라며, “고객들이 롯데마트 PB를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라고 말했다.
‘현장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것도 문영표 대표의 야심찬 승부수다. 빠른 쇼핑 트렌드에 유기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판매 경험과 통계에 기반한 운영방식에서 벗어나 현장에 권한을 대폭 이양, 지역 상권 맞춤형 점포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롯데마트는 상품 운영에 있어 점포 권한을 확대한 ‘자율형 점포’를 운영하고 ‘체험형 콘텐츠’를 확충할 방침이다. 고객이 먼저 찾는 ‘지역 1등’ 점포 확대 행보를 걷는 것. 상권에 맞춘 점포별 ‘시그니처’ 상품을 만들고, 비규격 상품에 대한 판매가격 조정과 가격 조정 권한을 점포에 부여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자율이커머스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들을 직접 찾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품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며 “지난 4월부터 20개 점포에서 테스트 운영해 왔던 ‘자율형 점포’를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늘리겠다”라고 설명했다.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는 "상품과 인력, 가격 등 현장에서 권한을 갖고 적극적인 운영하는 자율형 매장을 통해 지역을 대표하는 ‘1등 매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 [사진=이마트]](http://www.fetv.co.kr/data/photos/20190833/art_15657613711825_703776.jpg)
▲ ‘초저가 드라이브’ 더 강화하는 이마트
이마트는 2분기 299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분기 적자라는 위기를 맞았다. 매출은 4조5810억원으로 늘었지만 대형마트 업계의 전반적인 부진, 자회사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적자를 피할 수 없었다.
사상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한 이마트의 이갑수 대표는 하반기 생존전략으로 정용진 부회장이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초저가’ 전략으로 부진을 탈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일부터 스마트 초저가 상품인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을 선보인 이마트는 와인, 다이알 비누 등 30개 상품을 선보였다. 올해 해당 상품을 200여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상시적 초저가 상품을 선보이는 이유는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효율적 소비를 하는 ‘스마트 컨슈머’ 등장, 국내 유통시장에 온·오프라인을 막론한 치열한 가격이 전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본질인 ‘가격경쟁력’ 강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해 초부터 ‘상시적 초저가’ 상품을 만들기 위한 대대적 프로젝트에 돌입, 가장 우선적으로 상품군별 고객의 구매빈도가 높은 상품을 선정한 후 해당 상품에 대해 고객이 확실히 저렴하다고 느끼는 ‘상식 이하의 가격’을 ‘목표 가격’으로 설정했다”며 “목표가격 설정 후 이마트는 상품 원가 분석을 통해 기존과는 전혀 다른 원가구조를 만들기 위한 유통구조 혁신을 진행했다”라고 덧붙였다.
이갑수 대표의 또 다른 전략은 롯데마트와 마찬가지로 점포 구조조정이다. 현재 이마트는 전문점에서만 올해 780억원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부진한 점포를 줄이고 경쟁력이 있는 점포를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우수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일렉트로마트를 연내 49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일렉트로마트의 올해 매출 예상치는 7000억원으로 작년(5400억원)보다 30%, 2017년(3374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의 매출이다.
이마트는 “일렉트로마트의 출점을 늘리는 것은 일렉트로마트의 ‘체험형 가전 매장’이 2030세대와 남성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렉트로마트의 2030세대 비중은 50%로 이마트의 32%보다 높다. 남성비중도 33.5%로 이마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초저가 전략, 매출은 늘지만…실효성 부족?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하반기 부진탈출을 위해 전략을 내놨지만 당장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대형마트의 초저가 마케팅이 매출의 증가는 가져왔지만 영업손실은 오히려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또 이미 온라인에서 10원 단위로 가격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고 이는 결국 오프라인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즉 마트간 출혈이 나오게 되면서 수익성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도 국내 대형마트 손익 개선의 뚜렷한 방향성이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와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가 내놓은 야심찬 승부사가 하반기 대형마트의 봄날을 다시 가져올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