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4사 CI. [사진=각사]](http://www.fetv.co.kr/data/photos/20190728/art_15626353938946_2e1cba.jpg)
[FETV=김창수 기자]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시행이 임박하면서 지난해 말부터 부진을 면치 못하던 국내 정유업계의 하반기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고도화 설비 비율을 높인 현대오일뱅크 등이 상대적으로 더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선제투자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업계 내에서 부각되는 모양새다.
지난달 말 업계 동향을 담은 한 매체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 등 정유 4사의 실적은 올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시작하는 IMO 2020 황산화물 배출규제 시행에 따른 국내 업계의 수익성 확대가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2016년 기준 국내 정유사 중질유 생산 비중은 평균 7% 수준으로 높지는 않아도 정유부문 영업이익률이 5% 내외에 불과한 국내 정유사들로선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이라며 “탈황 설비를 갖추지 못한 정유사의 경우 수익이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IMO 2020은 2020년부터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을 현행 3.5%에서 0.5%로 제한하는 규제다.
해운사들은 거액을 들여 기존 선박에 배기가스 정화장치(스크러버)를 설치하거나 액화천연가스(LNG) 연료선으로 변경해야 한다.
선박유를 저유황유로 바꾸는 방식을 채택할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특히 현대오일뱅크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잔사유에서 아스팔텐 성분을 걸러내 DAO(De-Asphalted Oil)를 추출하는 SDA 공정을 완공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미 업계 최고인 40%대 고도화 비율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추가 투자 없이 하루 21만 배럴의 고유황 중질유를 부가가치가 높은 휘발유나 경유, 석유화학 제품 원료로 전환할 수 있는 고도화 설비를 갖추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이미 중질유 생산비율이 2% 이하이고 고도화 설비를 적극 활용하면 전혀 생산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 최고 수준의 고도화 비율은 IMO 2020 뿐 아니라 고부가 제품 판매 비중 확대에도 도움이 된다.
현대오일뱅크의 초중질 원유 투입 비중은 약 17%로 경쟁사(8%)의 2배에 이른다.
고급 원유 대신 가격이 저렴한 남미산 초중질 원유로 휘발유와 경유 등을 생산 가능해 수익성을 더 높일 수 있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과 S-OIL 역시 IMO 2020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에너지는 약 1조원을 투자해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를 새로 짓는 중이고 S-OIL은 최근 잔사유 고도화설비(RUC)와 올레핀다운스트림복합단지(ODC) 프로젝트를 준공했다.
금융업계에선 지난해와 비교해 절반 수준에 불과했던 국내 정유업계의 영업이익 규모가 하반기에는 작년의 2/3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기적 호재에 최근 미·중 무역전쟁 휴전 등 세계 경제의 긍정적 분위기까지 반영되면 본격적인 소비수요 증가로 실적도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친환경 강화는 전 세계적 트렌드인 만큼 선제 투자를 한 업체들이 더 큰 수익을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