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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구원투수' 1년 대우건설 김형의 ‘빛과 그림자'

김형 사장, 뇌물과 낙하산 문제로 우여곡절 끝에 사장에 올라
플랜트 손실, 높은 차입금, 매출 부진에 앞날 흐린 대우건설
김 사장 대우건설 세계 20위 목표 제시…달성은 가능성은 미지수

 

[FETV=김현호 기자] 국내 건설사 5위권내 속한 기업중 유일하게 자사(自社) 출신이 아닌 사장이 지휘봉을 잡은 전문경영인(CEO)가 있다. 바로 지난해 구원투수로 등판한 김형 대우건설 사장이다. 그는 1978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건설업에 첫발을 내밀고 2018년 6월11일 대우건설 사장에 취임했다. 굳이 원적을 따진다면 김 사장은  대우건설의 경쟁사인 현대건설 출신이다.

 

그런 김 사장은 이달 8일자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그는 대우건설 노조 측의 극심한 반발과 구속수감 문제 때문에 취임 전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다. 하지만 ‘뉴 푸리지오’와 새롭게 둥지를 튼 ‘을지로’시대와 함께 한 김 사장은 2025년 세계20안에 대우건설을 올려놓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2018년 5월18일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는 김형 전 포스코건설 부사장을 대표자리에 선임했다. 33년간 토목 분야에서 활동하며 건설업에 종사한 인물이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대우건설 노조는 김형 사장의 취임을 반대했다. 대우맨이 아니라거나 낙하산 인사라는 것보다 뇌물 문제 때문이란 게 노조원들이 '김형 사장 선임 반대' 시위 피켓을 든 주된 이유였다. 김 사장은 2004년 현대건설 울산신항 현장소장일 당시 광양항 컨테이너 공사 발주와 관련해 공직자에게 뇌물을 공여한 사건에 연루돼 수사선상에 오른 전례가 있다.

 

당시 대우건설 관계자는 “무혐의로 기소된 전례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노조는 “긴급 체포돼 광주 구치소에서 구속 수감된 적이 있다”고 맞서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대우건설 노조는 김형 사장이 기업을 이끌만한 능력이 없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김형 사장이 삼성물산 부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1조원 가량의 손실을 유발한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와 싱크홀 사건 때문이었다.

 

김 사장은 2011년 삼성물산 시빌(Civil) 부사장으로서 영업본부·엔지니어링본부·PM본부 등을 총괄하고 있었다. 문제는 수주금액만 약 6조5000억에 달하는 해외 자원 인프라 공사에서 8700억의 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대우건설은 “당시 프로젝트는 삼성물산에서 별도 조직으로 운영돼 책임이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 언론은 김 사장의 이력서를 확보한 결과 로이힐 광산 프로젝트가 김 사장이 직접 수주한 것으로 적시돼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김 사장이 삼성물산 재직 당시 서울지하철 9호선 시공을 맡았는데 곳곳에서 싱크홀이 발생해 책임자 논란이 거세기도 했다.

 

논란은 또 있었다.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으로 자진사퇴한 박장민 전임 사장은 ‘낙하산 논란’이 있는 인물이었다. 때문에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측은 ‘판관 포청천’ 같은 리더십을 겸임한 인물이 회사를 이끌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사장추천위원회는 헤드헌터(기업 고위 임원을 선정할 때 외부 업체에 위탁해 선정 평가를 맡기는 일)를 도입하기도 했다. 당시 40여명이 사장 응모에 참여하는 등 열기가 뜨거웠다. 그런데 산업은행측이 갑자기 김형 사장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며 결국 최종 후보로 올라 사장에 올라서게 된다. 노조는 “산업은행이 꼭두각시 사장을 새워 직원들의 구조조정을 진행하려 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김형 사장은 조직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공식 면담을 진행해 각종 의혹에 대해 정면 돌파를 벌였다. 김 사장은 노조의 조직원들과 인사경영지원본부장 등 회사 관계자를 만나 회사 비전과 경영방향을 설명하며 노조의 마음을 돌리는데 성공했다.

 

우여곡절 끝에 사장에 취임한 김형 사장은 취임 1년차가 된다. 하지만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2018년 상반기 플랜트 부분에서 774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고 갚아야할 빚을 나타내는 차입금이 11.7%이르고 있다. 다른 건설사의 평균이 약 8.8%인 걸 고려하면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또 단기차입금이 1조3153억원에 이르고 차입금 의존도가 20%를 보이며 김형 사장의 경영능력이 도마에 오를 확률이 상당히 높아졌다.

 

김형 사장은 지난번 주주총회에서 “수주 10조5600억원, 매출 8조6400억원이 목표”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의 2019년 1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23.4% 감소한 2조309억원, 영업이익은 55.7% 감소한 985억원을 기록했다. 부진한 1분기 실적에도 대우건설 관계자는 “주택 분양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FN가이드 기준을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해 연간 매출 달성은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건설경기가 좋지 않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건설경기를 보여주는 수치인 CBSI가 63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 지수는 100을 밑돌면 건설경기가 비관적으로 본다. 박철한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자금도잘 지수가 2년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의 목표와 정반대되는 건설경기가 지속되고 있다는 말이다.

 

더군다나 산업재해 1위인 건설산업에서 고용노동부는 대우건설이 산업안전보건법을 131건 위반 했다고 전했다. 현장에서만 4명이 사망했다. 고용부는 대우건설에 사법처리, 과태료 부과 등 징계를 내렸다.

 

대우건설은 자사의 아파트 브랜드 상품인 푸르지오는 3월28일 완전히 변화된 ‘뉴 푸리지오’를 발표했다. 새롭게 철학을 정립하고 아파트 이미지를 나타내는 BI(Brand Identity)도 새롭게 만들었다. 3일에는 뿔뿔이 흩어져있는 대우건설 임직원들과 함께 을지로 사옥에 새롭게 둥지를 틀기도 했다.

 

작년은 회사 내부 파악과 더불어 직원들과의 융화를 보여준 시기라면 올해는 직접적인 성과를 내야하는 중요한 시기다. 김 사장의 임기는 3년이다. 이제 2년 남았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올해가 김 사장 연임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