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3 (금)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유통


농심 '신동원' vs 삼양식품 '전인장'...라면명가 2세의 엇갈린 운명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부인 김정수 사장이 회사 경영
신동원 농심그룹 부회장 신사업 도전장, 부친 신춘호 회장 고령 감안 경영권 승계 거론

 

[FETV=김우성 기자] 신동원 농심그룹 부회장과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은 대한민국 대표 라면기업 농심과 삼양식품의 창업주 2세다. 이들은 한때 라면업계 쌍둥이 2세라는 닮은꼴 후계자로 언론에 소개되며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56세인 전 회장은 삼양식품그룹을 총괄 경영하는 회장인 반면 이보다 5살 많은 신 부회장은 61세인데도 여전히 부회장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이들의 운명은 180도 완전히 다르다. 신 부회장은 부친인 신춘호 회장을 뒤에서 보필하며 '라면왕국' 지키기에 열정을 쏟는 반면 전 회장은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상태에서 사실상 회사 경영을 부인 김정수 사장에서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날지 못하는 삼양불닭 vs 새시장 출사표 던진 농심

삼양식품은 농심에게 업계 1위의 자리를 내준지 오래다. 전 회장이 경영하고 나서 출시한 불닭볶음면으로 큰 인기를 끌며 현재 삼양식품 라면 가운데 가장 많은 판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라면들의 성적부진으로 지난해 시장점유율 12%에 그쳤다.

 

삼양식품은 현재 불닭볶음면이 견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오너리스크가 발목을 잡아 불닭이 날지 못하고 있다. 전 회장은 일감몰아주기로 인해 1월 2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받고 법정구속됐다. 부인인 김정수 사장은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받았다.

 

반면, 신 회장은 2015년 하반기에 ‘짜왕’과 ‘맛짬뽕’ 인기로 프리미엄라면 열풍을 주도했다. 지난해 5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업계 1위의 자리를 지켰다. 최근 유탕면류의 한계를 직감, 건면시장에 뛰어들었고 여름 시즌제품으로 ‘도토리쫄쫄면’, ‘냉라면’, ‘미역듬뿍 초장비빔면’ 등 새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농심은 또 이번 주주총회에서 라면, 스낵, 생수 등을 비롯한 주력 사업과 별도로 '쿡탐'이라는 간편식 브랜드를 론칭하고 HMR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라면기업 이미지를 벗고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석이다. 물론 이같은 변화의 중심엔 신동원 부회장이 있다.

 

◆ 라면명가 경영권의 엇갈린 운명 

삼양식품의 오너리스크는 3세 경영권 승계 문제로 시작됐다. 2008년 8월부터 2017년 9월까지 두 사람이 세운 페이퍼컴퍼니가 포장 상자 등을 납품하는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50억원을 빼돌린 혐의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삼양의 2대주주인 HDC현대산업개발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제안한 건은 전 회장이 횡령으로 회사에 직접적 손해와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친 것에 대해 ‘이사 자격정지 정관 변경’건을 제시했다.

 

이는 전 회장과 부인인 김 사장이 동시에 삼양식품 등기이사직에서 배제키 위한 조치로 보인다. 배임이나 횡령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이사의 경우 결격사유가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안건이 주총 표대결에서 무산될 경우 전 회장은 자리를 보전할 수 있다.

 

반면 농심 신 부회장의 경우 회사를 실질적으로 진두지휘하지만 여전히 그의 직함은 부회장이다. 최근 농심은 부친인 신춘호 회장이 고령인 점을 감안, 내부 최고경영진을 중심으로 신 부회장 중심의 경영권 승계 필요성이 조심스러운 화두로 거론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