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왼쪽)과 신동원 농심그룹 부회장(오른쪽)<br>
[사진=각 사]](http://www.fetv.co.kr/data/photos/20190416/art_155546510944_249f9e.png)
[FETV=김우성 기자] 신동원 농심그룹 부회장과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은 대한민국 대표 라면기업 농심과 삼양식품의 창업주 2세다. 이들은 한때 라면업계 쌍둥이 2세라는 닮은꼴 후계자로 언론에 소개되며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56세인 전 회장은 삼양식품그룹을 총괄 경영하는 회장인 반면 이보다 5살 많은 신 부회장은 61세인데도 여전히 부회장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이들의 운명은 180도 완전히 다르다. 신 부회장은 부친인 신춘호 회장을 뒤에서 보필하며 '라면왕국' 지키기에 열정을 쏟는 반면 전 회장은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상태에서 사실상 회사 경영을 부인 김정수 사장에서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날지 못하는 삼양불닭 vs 새시장 출사표 던진 농심
삼양식품은 농심에게 업계 1위의 자리를 내준지 오래다. 전 회장이 경영하고 나서 출시한 불닭볶음면으로 큰 인기를 끌며 현재 삼양식품 라면 가운데 가장 많은 판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라면들의 성적부진으로 지난해 시장점유율 12%에 그쳤다.
삼양식품은 현재 불닭볶음면이 견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오너리스크가 발목을 잡아 불닭이 날지 못하고 있다. 전 회장은 일감몰아주기로 인해 1월 2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받고 법정구속됐다. 부인인 김정수 사장은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받았다.
반면, 신 회장은 2015년 하반기에 ‘짜왕’과 ‘맛짬뽕’ 인기로 프리미엄라면 열풍을 주도했다. 지난해 5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업계 1위의 자리를 지켰다. 최근 유탕면류의 한계를 직감, 건면시장에 뛰어들었고 여름 시즌제품으로 ‘도토리쫄쫄면’, ‘냉라면’, ‘미역듬뿍 초장비빔면’ 등 새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농심은 또 이번 주주총회에서 라면, 스낵, 생수 등을 비롯한 주력 사업과 별도로 '쿡탐'이라는 간편식 브랜드를 론칭하고 HMR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라면기업 이미지를 벗고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석이다. 물론 이같은 변화의 중심엔 신동원 부회장이 있다.
◆ 라면명가 경영권의 엇갈린 운명
삼양식품의 오너리스크는 3세 경영권 승계 문제로 시작됐다. 2008년 8월부터 2017년 9월까지 두 사람이 세운 페이퍼컴퍼니가 포장 상자 등을 납품하는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50억원을 빼돌린 혐의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삼양의 2대주주인 HDC현대산업개발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제안한 건은 전 회장이 횡령으로 회사에 직접적 손해와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친 것에 대해 ‘이사 자격정지 정관 변경’건을 제시했다.
이는 전 회장과 부인인 김 사장이 동시에 삼양식품 등기이사직에서 배제키 위한 조치로 보인다. 배임이나 횡령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이사의 경우 결격사유가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안건이 주총 표대결에서 무산될 경우 전 회장은 자리를 보전할 수 있다.
반면 농심 신 부회장의 경우 회사를 실질적으로 진두지휘하지만 여전히 그의 직함은 부회장이다. 최근 농심은 부친인 신춘호 회장이 고령인 점을 감안, 내부 최고경영진을 중심으로 신 부회장 중심의 경영권 승계 필요성이 조심스러운 화두로 거론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