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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노트


[기자수첩] '봄볕 아래 한파' 게임업계, 꽃 필 날은

[FETV=신동현 기자] 거리에는 어느새 봄기운이 완연하다. 하지만 요즘 게임업계를 보면 계절은 아직 다르게 흐르는 듯하다. 주요 게임사들에서 조직 재정비와 비용 효율화, 체질 개선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를 단순히 구조조정의 문제로만 보기보다는 게임산업이 최근 몇 년 사이 맞닥뜨린 환경 변화를 함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팬데믹 시기 게임은 대표적인 실내 여가로 주목받았지만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OTT와 숏폼,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등 디지털 콘텐츠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이용자의 시간을 둘러싼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게임업계는 더 이상 게임사끼리만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의 하루 전체 시간을 두고 다양한 콘텐츠와 맞서는 산업이 됐다.

 

원래부터 게임산업은 변동성이 큰 분야였다.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데 오랜 시간과 큰 비용이 투입되지만 흥행 여부는 출시 직전까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개발 기간이 길어질수록 시장 흐름은 바뀌고 이용자 취향도 더 빠르게 변한다. 최근에는 이런 구조적 부담 위에 시장 경쟁 심화까지 겹치면서 기업들로선 기존과 다른 방식의 대응이 불가피해진 측면도 있어 보인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호실적을 거둔 기업들까지도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넥슨은 2025년 매출 4조5072억원, 영업이익 1조1765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다시 썼다. 모든 분기 매출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었고 ‘아크 레이더스’ 흥행과 메이플스토리 프랜차이즈 성장도 힘을 보탰다. 그럼에도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은 포트폴리오와 운영상의 비효율을 짚으며 조직 재정비와 인력 재배치 필요성을 시사했다.

 

크래프톤도 사정은 비슷하다. 영업이익 규모는 줄었지만 2025년 연간 매출 3조3266억원, 영업이익 1조544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또다시 갱신했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크래프톤은 이미 채용 동결과 자발적 퇴사 프로그램 등 인력 효율화 조치에 나섰다. 많이 벌어도 안심할 수 없고 성과를 내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분위기가 업계 전반을 감싸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AI는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선 AI를 개발 효율을 높이고 제작비를 줄일 수 있는 도구로 주목하지만 현장에서는 기대와 함께 부담도 읽힌다. 이미 산업 전반에서 효율화 기조가 강해진 상황에서 AI가 혁신의 수단인 동시에 비용 재편의 계기로도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 달라진 시장 환경과 높아진 개발 리스크에 대비하려면 비용 구조를 점검하고 조직을 다시 짜는 과정은 불가피하다. 다만 분명한 것은 지금 게임업계가 마주한 계절이 결코 따뜻하지 않다는 점이다. 팬데믹 이후 달라진 여가 환경, 커진 개발 부담, 흥행 불확실성, AI라는 새 변수까지 여러 찬바람이 한꺼번에 불고 있다.

 

이러한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효율화를 진행한다 해도 결국 이용자의 시간을 다시 붙잡을 수 있는 새로운 재미와 경쟁력을 만들지 못한다면 이 한파를 넘는 건 어려울 것이다. 바깥은 봄인데 게임업계엔 아직 칼바람이 분다. 업계에 부는 찬바람이 언제쯤 잦아들고 다시 온기가 돌 수 있을까. 그 날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