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당신은 무엇을 원할 것인가? 호두나무 액자에 보관한 학위증을 가슴에 안고 있을 것인가? 재산 상태를 다시 살펴보면 위안이 되는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 시점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인생의 마지막 날에 가장 소중한 것이 관계라면, 지금도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오늘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생활과 업무를 하면서 살다 보니 너무 바빠서 주변 사람들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살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우리는 이웃과 지역사회, 심지어 가족과의 관계까지도 잃어버리고 고립되어 간다. 이런 고립은 은퇴 이후 노후에 막대한 비용을 치를 수도 있다. 섬에는 아무도 없고 고립된 상태에서는 누구도 살 수 없으며, 행복하고 만족스런 노후를 즐기기 위해서는 자신을 둘러보고 가족, 친구 및 지역사회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태생적으로 소속감의 욕구를 타고 났으나, 오늘날 신기술로 인해서 우리 대부분은 더 이상 필요한 방식으로 연결되지 않아 고립된 삶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곧 노후의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유타주의 브리검영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줄리안 홀트 룬스타드는 외로움과 고립은 하루에 담배 15개피를 피울 때와 건강상 비슷하다고 하며, 특히 비흡연자인 경우 외로움과 고립은 더욱 해롭다고 지적한다. 사회적 고립은 조기사망 위험을 30%까지 증가시킬 수 있고, 어떤 추정치는 60%까지 증가시킨다고 한다. 이는 외로움이 비만, 흡연, 운동, 영양보다도 더 중요한 건강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사회에서 고립되지 않기 위해서는 나이가 들어서도 새 친구를 사귀어야 하며 친구는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고, 어찌 되었든 나 자신을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다. 인생은 고행이기도 하지만 혼자서 고행을 견디는 것은 아닐 것이며, 진정한 친구는 특별할 수 있다. 노후에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방법은 여러 가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자신과 관심사가 비슷한 모임에 참가하거나, 자원봉사로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들과 연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혹은 운동을 함께 하고 취미 모임에 참여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일 것이다. 나아가 블로그나 유튜브를 만들면 나와 열정이나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과 더욱 빠르게 연결될 것이다.
진정한 친구와 서로 돕는 좋은 관계를 이어간다는 것은 건강을 유지하는 데에도 아주 중요할 것이고, 자신의 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친구들은 야외 활동을 더 많이 하도록 격려도 해주고, 더 건강한 습관을 만들거나 적어도 나쁜 습관을 조절하도록 조언도 해줄 것이다.
은퇴 전에 직장에서 일을 할 때 우리는 중요시되었고, 우리에게는 목적의식이 있었고 인생의 초점이 있었으며, 고용주에게 신뢰를 받아왔다. 하지만 은퇴 다음 날부터 우리의 스마트폰은 잠잠해지며, 더 이상 업무 관련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도 오지 않게 된다. 이에 따라 어떤 곳에도 소속하지 않는다고 느끼기에 은퇴 이후에는 강한 유대감을 가질 수 있고 어떤 식으로든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그 방법에는 몇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어떤 식으로든 계속 일을 할 수 있는 일자리를 갖는 것이다. 사업을 할 수도 있고, 경력을 이용하여 컨설팅을 운영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둘째,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자원봉사는 자신을 중요시하게 여기게 하는 좋은 방법일 것이며, 또는 연극, 주민모임이나 멘토링 그룹에 가입해서 활동하는 것이다.
셋째, 부부나 자녀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일 것이다. 가장 가까운 관계는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자신의 공동체를 찾는 것이다. 스포츠, 취미, 교육, 문화, 여행 등 같은 생각을 갖고 열정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될 것이다.
대부분의 남성은 친구를 사귀는 데 능숙하지 않으며 종종 여성보다 가까운 친구가 적을 수 있다. 남자들은 그 대가로 은퇴해서 많은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 그러하기에 노후에 더 친구가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김형기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