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붉은 말의 해를 맞아 ‘도약’을 외치며 실적 반등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던 웹젠의 행보가 ‘드래곤소드’ 계약 해지 갈등으로 시작부터 꼬이고 있다. ‘뮤’ IP의 흥행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웹젠은 단일 IP 의존 리스크에서 벗어나기 위해 퍼블리싱을 통한 IP 확장을 시도해 왔지만 그 과정에서 여러 차례 논란에 휘말려 왔다. FETV는 이번 시리즈를 통해 웹젠의 퍼블리싱 계약 현황 등 관련사안들을 짚어보고자 한다. |
[FETV=신동현 기자] 작년 실적 하향세를 겪은 웹젠이 올해 신작 릴레이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첫 신작 ‘드래곤소드’가 출시 한달 만에 개발사와의 계약금 갈등에 휘말리며 서비스 종료 위기에 놓였다. 과거 퍼블리셔로서 여러 논란이 겹쳤던 만큼 이번 사태의 마무리가 향후 IP 확장 전략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신작 릴레이 선봉에서 한달 만의 서비스 종료까지
웹젠은 지난 1월21일 하운드13이 개발한 ‘드래곤소드’를 정식 출시했다. 출시 직후 양대 앱마켓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는 등 초기 관심을 모았지만 이후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보였다.
이후 갈등이 불거졌다. 지난 2월13일 하운드13은 웹젠이 약속된 미니멈 개런티(MG)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홍보·마케팅도 미흡했다는 이유로 퍼블리싱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웹젠은 이에 대해 개발 기간 장기화와 하운드13의 자금 상황을 고려해 MG 잔금 지급을 보류하고 대신 추가 투자와 지분 인수 등 구조적 지원 방안을 협의해 왔다고 반박했다. 또한 하운드13의 계약 해지 통보는 사전 시정 요구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법적·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자 웹젠은 이용자 보호와 혼란 최소화를 이유로 ‘드래곤소드’ 유료 결제 내역을 전액 환불하고 결제 기능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출시 한달 만에 서비스 종료 수순에 들어가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다만 상황은 다시 변했다. 웹젠은 지난 3일 하운드13에 미지급 상태였던 MG 잔금 30억원을 지난 2월27일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퍼블리싱 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며 하운드13의 계약 해지 주장은 법적 효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웹젠은 MG 잔금 문제가 해소된 만큼 하운드13과 협의를 통해 서비스 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운드13 역시 서비스 정상화를 위한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15년 전부터 이어진 퍼블리싱 '잔혹사'
웹젠은 이전부터 퍼블리싱을 통한 IP 확장을 시도해왔지만 번번이 성과를 내지 못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1년 레드5스튜디오와의 ‘파이어폴’ 분쟁이다.
당시 웹젠은 레드5스튜디오와 ‘파이어폴’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지만 퍼블리셔 의무 이행 여부와 마케팅 비용 지급 문제 등을 둘러싸고 갈등이 발생했다. 레드5스튜디오 측은 웹젠이 북미 마케팅 비용 지급 의무 등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2011년 6월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과 ICC 중재 절차를 통해 계약 해지와 손해배상을 주장했다. 반면 웹젠은 계약상 의무를 이행했고 사업적 판단에 따른 조치였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갈등은 같은 해 9월 웹젠이 보유한 ‘파이어폴’의 미국·유럽을 제외한 퍼블리싱 권한을 레드5스튜디오 측에 반환하는 방식으로 마무리됐다.
최근에도 논란은 이어졌다. 일본 게임 ‘라그나돌’의 한국 서비스는 웹젠이 퍼블리셔로 운영했지만 2024년 7월 서비스 종료 공지가 올라오며 약 2달 뒤인 9월 30일 종료가 확정됐다. 비교적 짧은 라이프사이클과 종료 과정에서의 소통 방식이 도마에 올랐다.
같은 시기 중국 개발사인 '천마시공'이 뮤 IP를 활용해 개발한 장수작 ‘뮤 오리진’ 역시 2024년 8월 서비스 종료가 공지됐고 서브컬처 RPG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도 종료 일정이 겹치면서 1달 사이 3종의 게임의 서비스 종료를 단행했다.
특히 2023년 말 출시된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는 서비스 1년을 채우지 못한 채 2024년 10월 종료가 확정됐는데 서비스 종료 공지 직전까지 고성능 캐릭터 출시와 뽑기 이벤트 등 과금 요소가 이어졌고 이용자 문의에는 “종료 계획이 없다”는 답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습 종료’와 소비자 기만 논란이 확산됐다
'뮤 오리진'도 마찬가지였다. 웹젠은 2024년 8월 13일 ‘뮤 오리진’의 서비스 종료를 공지했지만. 종료 공지 바로 전날인 8월 12일까지도 게임 이벤트와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서비스 종료 직전까지 유료 재화 사용을 유도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웹젠은 ‘뮤’ IP 노후화에 따른 성장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2023년부터 퍼블리싱 사업을 강화해 왔다. 그러나 여러 퍼블리싱 작품들이 흥행에 실패한 데다 운영 방식과 관련한 논란까지 이어지며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웹젠은 이미지 청산 차원에서라도 하운드13과의 협상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의 전력으로 웹젠의 퍼블리싱 전략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웹젠이 퍼블리싱한 게임들 가운데 서비스 기간이 1년을 채우지 못한 사례가 이어지면서 이용자들은 웹젠이 퍼블리싱하는 게임의 서비스 안정성에 의문을 가질 수 있다"며 "이번 사태를 어떻게 마무리하느냐가 향후 퍼블리싱 사업 신뢰도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드래곤소드 서비스 재개에 대해선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많은 상황이다. 다만 협상이 비교적 빠르게 마무리될 경우 서비스 재개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결제 환불이 진행되고 업데이트가 중단된 상황이지만 조기에 갈등이 봉합된다면 서비스 구조를 재정비해 재출시 형태로 운영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 관계자는 “갈등이 조기에 정리된다면 이용자 선택권을 주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다시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협상이 길어질 경우 기존 서비스는 정리하고 세계관이나 운영 구조를 전면 재정비한 뒤 사실상 새 게임처럼 다시 시작하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