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 공정한 거래와 상생은 산업 전반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지난해 각 산업에서 연이어 발생한 산재로 협력업체 안전 관리를 비롯한 거래 전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FETV가 하도급법 공시를 통해 산업계 전반의 하도급 대금 결제 실태를 짚어봤다. |
[FETV=이신형 기자] 최근 한국앤컴퍼니그룹 계열사 한온시스템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은 가운데 한국앤컴퍼니그룹 상장 4사의 하도급 대금 지급 실태가 공개돼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과징금 처분을 받은 한온시스템은 단기 지급 비중이 높아 법 취지에서 모범적이었으나 일부 계열사에서 31~60일의 장기 지급 비중이 높게 나타나며 지급 속도에서 계열사 간 격차가 확인됐다.
이번 점검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지난 2일 공개된 한온시스템에 대한 공정위 제재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은 지난 2020년 5월부터 2023년 5월까지 9개 수급사업자에게 자동차 공조시스템 관련 금형 제조를 위탁하며 일부에 대해 서면을 아예 발급하지 않거나 서명·날인을 누락하는 등 서면 발급의무를 위반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는 8개 수급사업자에게 목적물 수령일을 초과해 대금을 지급하면서 지연이자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 2일 한온시스템에 대해 14억7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상태다. 한온시스템은 같은날 입장문을 통해 “고의적 법 위반이 아닌 실무 처리 과정에서의 해석상 차이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자동차 부품 산업 특수성 고려한 합리적 법 적용을 위해 법원의 객관적 판단을 구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앤컴퍼니그룹의 하도급 결제 현황을 보면 현재 지급 구조는 대부분 정상화된 모습이 관측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국앤컴퍼니그룹 상장사는 사업형 지주회사 한국앤컴퍼니를 포함해 한온시스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코스닥 상장사인 모델솔루션 등 총 4곳으로 나타났다.
먼저 지급 규모의 경우 한온시스템이 8352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는 각종 금형제조와 전장용 열관리 부품 특성 상 협력사 저변이 넓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어 한국앤컴퍼니 638억원, 한국타이어 220억원, 모델솔루션 112억원 순으로 지급 규모가 집계됐다.
현금 결제율에서도 각 사별 차이가 두드러졌다. 모델솔루션은 전액 현금 지급으로 현금 위주 지급이라는 법적 취지 측면에서 가장 모범적이었다. 한국타이어 역시 76.42%로 높은 수준의 현금 결제율을 보였다. 한국앤컴퍼니는 51.68%, 한온시스템은 40.6%의 현금 결제율을 보여 4사 가운데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다만 전사 현금성 결제율은 100%로 어음 등 비현금성 지급은 없었다.
지급 속도의 경우 계열사별로 차이가 극명하게 갈렸다. 한온시스템은 10일 이내 단기 지급 비중이 79.2%로 가장 높았다. 과거 발생했던 60일 초과 지급은 지난해 하반기와 상반기 모두 발생하지 않았다.
반면 한국앤컴퍼니는 31~60일의 장기 지급이 51.01%로 과반 이상이었고 모델솔루션 역시 53.87%가 31~60일 사이의 장기 지급으로 나타나 4사 가운데 가장 아쉬운 지급 속도를 보였다. 한국타이어는 11~30일 사이의 중기 지급이 99.66%로 집계돼 비교적 균형잡힌 지급 속도를 보였다.
전 반기인 지난해 상반기와 대조해보면 모델솔루션을 제외한 전사의 경우 현금 결제율이 적게는 1.4%p에서 많게는 14.7%p까지 하락했다. 지급 속도는 4사 단기 지급 비중이 감소하고 일부 장기 지급 구간 비중이 높아지는 등 전 반기 대비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전 계열사가 하도급 분쟁조정기구를 설치하지 않은 점 역시 공통 과제로 남았다. 지급 기한을 준수하더라도 조정 창구가 부재하면 협력사 체감도는 낮을 수밖에 없다.
종합해보면 한국앤컴퍼니그룹의 하도급 대금 결제 구조는 현금성 100%라는 안정성 속 지급 속도 양극화 현상이 확인됐다. 한온시스템의 경우 단기 지급 확대로 상생 경영 관행이 자리잡았으나 한국앤컴퍼니그룹 차원에서는 계열사 간 지급 속도 편차와 분쟁 대응 인프라가 향후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최근 단기 지급 등의 경우 위반 사항 적발 이후 노력에 의한 것은 아니다"라며 "PE(사모펀드) 경영 체제에서 그룹사 편입 후 상생 경영에 힘을 준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