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신형 기자] 지난달 진행된 삼성전자와 LG전자 실적발표에서 양사의 주주환원 방식 차이가 드러났다. 삼성전자가 호실적을 바탕으로 추가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병행한 반면 LG전자는 사상 최대 매출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제시했던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는 2025년 연결기준 매출 333조6000억원, 영업이익 4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3.1%에 달했고 순이익은 45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호실적의 경우 반도체(DS)부문의 실적 회복과 DX부문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특히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확대에 따른 HBM과 고부가 메모리 판매 증가가 삼성전자의 실적을 견인했다.
LG전자 역시 외형 성장 측면에서는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2025년 매출은 89조2009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2조478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2.8%에 그쳤다. 순이익은 1조2204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전과 B2B 사업을 중심으로 매출은 늘었지만 퇴직금 등 고정비 부담과 TV 등 주요 상품 경쟁 심화로 인한 광고비 집행 등이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 같은 실적 차이는 양사 주주환원 정책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분기 당 1회씩 총 4회 배당을 통해 1주당 1668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여기에 더해 올해는 추가배당 재원으로 1조300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자사주 소각 정책 역시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입한 자사주 8조2000억원 가운데 임직원 보상용 1조6000억원을 제외한 6조6000억원을 소각하기로 했다.
특히 지난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박순철 삼성전자 CFO는 “2025년 잉여현금흐름(FCF) 36.5조원 가운데 약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실적을 기반으로 환원 재원을 산정하고 배당과 소각을 병행하는 구조를 명확히 했다.
반면 LG전자는 주주환원 수단에서 보다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김창태 LG전자 CFO는 지난달 30일 열린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주주환원과 관련된 질문에 향후 자사주 소각과 2년간 총 2000억원 규모의 추가 주주환원 계획을 재확인했다. 이 가운데 1000억원은 올해 6~9월 자사주 매입 신탁 계약을 통해 집행될 예정이라 설명했고 추가배당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지난해 말 발표된 ‘LG전자 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 현황’에 따르면 LG전자는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25% 이상을 배당한다는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2025년에는 602억원 규모의 자사주 76.1만주 소각을 완료했고 지난해 배당의 경우 2회 실시됐다. 1주당 배당금은 1350원으로 삼성전자와 비슷했지만 주주환원 총액에 있어서는 큰 격차를 보였다. 추가 배당이라는 선택지를 꺼내든 삼성전자와 달리 LG전자는 기존 로드맵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양사의 주주환원 차이가 단순한 의지 문제가 아니라 사업 구조와 현금창출력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세트 사업을 동시에 보유한 구조 속에서 반도체 업황 회복의 직접적인 수혜를 누리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적 증가분을 배당과 소각으로 즉각 환원하는 전략을 선택할 수 있었다.
LG전자는 반도체 호황의 직접 수혜 기업은 아니다. 가전과 B2B 중심의 안정적인 현금흐름은 확보했지만 수익 변동성과 경쟁 심화에 따른 투자 부담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환원 규모와 수단에서 보다 신중한 접근을 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결국 이번 컨퍼런스콜은 국내 대형 전자기업들의 주주환원 전략이 실적과 사업 구조에 따라 이원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성전자가 호실적을 기반으로 배당과 소각을 동시에 확대하는 공격적인 환원 국면에 진입했다면 LG전자는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일부 수익성 악화로 인해 제한된 범위 내에서 계획형 환원을 유지하고 있다. 실적이 곧바로 주주환원 강도로 연결되는 국면에서 양사의 선택이 뚜렷하게 갈린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충실히 이행 중”이라며 “신규 주주환원 정책 역시 경영진과 이사회가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