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원일 기자] SK에코플랜트가 반도체 계열사를 잇달아 자회사로 편입하며 이익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건설·에너지 중심 포트폴리오에 반도체 유통·가스·소재 사업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영업수익성과 사업안정성이 동시에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일부 사업 부문의 낮은 수익성과 PF 관련 재무 부담은 중장기적으로 점검이 필요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SK에코플랜트는 화공·발전플랜트, 토목, 건축 등 공종 전반에 걸친 시공 역량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구축해왔다. 특히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을 중심으로 한 계열 수주 비중이 높은 점은 경기 변동에 따른 수주 공백 위험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계열 기반 수주는 외부 건설시장이 위축되는 국면에서도 매출 흐름의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주택 부문에서는 자체분양을 지양하고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위주의 수주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분양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대신 안정적인 공사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다. 향후 분양 예정 주택 물량 역시 서울·수도권 비중이 80%를 웃돌아 입지 측면의 부담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오피스·데이터센터 등 비주택 건축 수주도 꾸준히 확대하며 건축 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최근 SK에코플랜트 사업 구조 변화의 핵심은 반도체 계열사 편입이다. 반도체 유통, 공정용 가스 제조, 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6개 계열사가 자회사로 편입되며 전사 포트폴리오에 고수익 사업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2024년 11월 반도체 유통 및 공정용 가스 제조 사업을 영위하는 에센코어 및 SK에어플러스 등 2개사, 2025년 12월에는 반도체 공정용 소재 등을 제조하는 4개사 등 총 6개의 반도체 계열사가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는 단순 시공 중심의 건설사에서 벗어나 반도체 밸류체인 일부를 직접 보유하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편입된 반도체 계열사들은 건설·에너지 부문 대비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2025년 1~9월 전사 영업이익은 366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1103억원 대비 약 3.3배 수준으로 증가하며 수익 구조가 빠르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과 SK그룹 내 수직계열화된 생산구조를 감안할 때 반도체 계열사의 영업실적은 호조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토목·건축·플랜트가 포함된 솔루션 부문과 환경 자회사들의 수익성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외형은 성장하고 있으나 원가 부담과 사업 구조상 한계로 수익성 개선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는 비효율 사업 정리나 사업 구조 재편 여부가 수익성 개선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계열사 편입 효과로 전사 EBITDA(영업현금흐름 창출능력 지표) 규모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다만 운전자금 부담과 자회사 투자 집행이 이어지면서 잉여현금 창출력은 제한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연료전지 프로젝트 등 비계열 공사와 장기 구매 약정, 반도체 계열사의 설비 투자 계획이 단기 현금흐름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5년 9월까지는 순차입금이 약 5조원에 이르러 재무 부담이 높은 편이었으나 환경 계열사 및 일부 지분 매각을 통해 대규모 현금이 유입되며 2025년 말 기준 순차입금은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단기적인 유동성 대응 능력은 일정 수준 확보된 상태다. 다만 개발사업 관련 PF 자금보충 부담과 책임준공 사업 잔액, 단기성 차입 비중이 높은 재무 구조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25년 9월 말 기준 정비사업을 제외한 개발사업에 대한 PF 자금보충 규모는 연결기준으로 1조8627억원이다. 이 중 부산, 대구 등에서 장기간 사업 착수가 지연되고 있는 업무시설(해운대 홈플러스 부지) 및 공동주택(대구 본리동) 현장에서는 대출이자가 누적되고 자금보충규모도 확대되며 PF 우발채무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책임준공의무가 제공된 현장과 관련한 대출잔액은 2조1731억원으로, 과거 분양 부진을 겪었던 일부 현장에서 분양률이 개선되면서 공사채권 미회수 위험은 다소 완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보유 현금성자산은 단기성 차입금 규모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가용 예금 및 CP, 전자단기사채 등을 활용한 일부 상환·만기 연장, 회사채 차환 발행 등의 방식으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보유 지분 매각을 통한 추가적인 상환 여력도 존재하며, 유동성 부족 시에는 SK그룹 차원의 지원 가능성도 감안할 때 단기 상환 부담에 따른 당면한 위험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고수익·저위험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체계적 리스크 관리와 시스템 경영 내재화를 통해 수익 구조를 한층 안정화해 나갈 것”이라며 “AI 포트폴리오의 인프라를 지원하는 밸류체인 전 영역에서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