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심수진 기자] 국세청은 최근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부동산 투기나 상속세 회피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수도권 소재 대형 베이커리카페를 대상으로 운영 실태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가업상속공제는 중소·중견기업의 지속 성장을 돕기 위해 10년 이상 경영한 가업을 승계할 경우 최대 600억원까지 상속재산에서 공제해 주는 제도다. 그러나 최근 서울 근교의 대형 부지에 문을 여는 일부 베이커리카페가 노하우 기술 승계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고액 자산가의 편법 상속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왔다.
실제로 현행법상 커피전문점(음료점업)은 공제 대상이 아니지만 베이커리카페(제과점업)는 공제 대상 업종으로 분류된다. 예를 들어 300억원 상당의 토지를 자녀에게 상속할 경우 약 136억원의 상속세를 내야 하지만 해당 부지에 베이커리카페를 차려 10년간 형식적으로 운영한 뒤 승계하면 공제 혜택을 통해 상속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상황이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를 통해 업종을 교묘히 위장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제과 시설 없이 완제품 케이크만 소량 매입하면서 실제로는 음료 판매 위주의 커피전문점으로 운영하는 사례와 베이커리카페 부지 내에 사업과 무관한 전원주택을 지어 거주하면서 부지 전체를 사업용 자산으로 신고한 사례 등이 주요 점검 대상이다.
또한, 다른 사업을 영위하는 고령의 부모가 실제 경영주이면서 자녀의 승계 요건을 맞추기 위해 형식적으로만 운영하거나 경영 경험이 없는 고령의 어머니를 가족법인의 대표로 등재해 지분율 및 경영 여부를 허위로 맞춘 혐의 등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필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세금 추징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적인 세무조사와 달리 가업상속공제 제도의 악용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시행하는 현황 파악 및 제도 개선 목적의 실태조사다. 다만, 조사 과정에서 창업자금 증여나 자금출처 부족 등 명백한 탈세 혐의가 확인될 경우에는 별도 계획에 따라 엄정한 세무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해 공제 요건에 대한 사전·사후 검증을 강화하고 발견된 문제점은 개선방안을 마련해 관계 부처에 적극 건의할 것’이며 ‘정상적인 사업 활동을 하는 기업은 세무컨설팅 등으로 적극 보호하되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에는 엄정하게 대응해 조세 정의를 확립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