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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롯데 인사&조직] 롯데케미칼, 수술대 올린 '기초소재' 신규사업부문장 교체

사업혁신담당 임원, 신규사업부문장으로 선임
생산·운영·비용 관리 등 최소 운영 단위 중심 조직 재편

[편집자 주] 사업방향과 전략, 그리고 지난 기간 동안의 성과에 따라 임원 승진과 퇴임이 결정되곤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완성된 임원 배치와 조직은 변화하는 시장환경에 대한 대응방안이자 생존전략이다. 이에 FETV는 고강도 인사혁신을 단행한 롯데그룹의 2026년 인사와 조직개편을 살펴보고 그 안에 담긴 의미와 전략을 파악해보고자 한다.

 

[FETV=이신형 기자] 롯데케미칼이 2025년 고강도 임원 감축을 단행했고 2026년에는 기초소재부문 신규사업부문장을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기초소재부문의 신사업 방향이 신임 신규사업부문장 선임으로 재수립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을 포함한 롯데화학군 인사에서는 전무·상무·상무보 등 22명이 자문역으로 전환되고 15명이 신규 상무보로 선임되며 전체 임원 수는 7명 줄었다. 다만 롯데케미칼은 2025년 정기인사를 통해 임원 규모를 대폭적으로 줄인 만큼 이번에는 큰 변동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임원 수는 2024년 말 102명에서 2025년 말 85명으로 17명 가량 축소됐다. 때문에 올해는 추가 감축 여력이 제한된 상황이었다. 이에 인원 감축보다는 기존 조직 중 필요한 부분만 남겨 압축·재배치하는 ‘실전 압축형 인사’에 방점이 찍혔다.

 

 

이 같은 기조는 롯데케미칼의 기초소재부문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롯데케미칼 기초소재부문에서 신규사업부문장을 비롯해 기초화학연구소, 마케팅, 영업 등을 담당하던 임원 7명이 퇴임했다. 반면 신규 상무보 승진은 5명에 그쳐 기초소재부문 임원 수는 소폭 감소했다. 초점은 임원 수보다는 인적 교체를 통한 역할과 책임 재정렬에 맞춰졌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신규사업 조직의 변화다. 2024년도 조직도에 존재하던 ‘신규사업본부’는 2025년 조직도에서 사라졌고 2024년 분기보고서 상 ‘신규사업본부장’으로 존재하던 직책 역시 ‘신규사업부문장’으로 바뀌었다. 본부에서 부문으로 조직의 위상이 조정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인사로 현재 공석인 신규사업부문장 자리는 2026년 그룹 인사를 통해 승진한 심미향 상무로 변경된 것으로 확인됐다. 심 상무는 롯데케미칼 내에서 사업혁신부문장을 담당해온 임원으로 1975년생의 비교적 젊은 연령대에 속한다. 이는 2026년 롯데그룹 정기 임원 인사에서 강조된 ‘젊은 리더십 전면 배치’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기존 신규사업 조직이 확장과 실험 중심에서 구조 개선과 효율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심 상무가 신규사업부문을 맡을 경우 신규 투자 확대보다는 구조적 업황 침체에 직면한 사업 포트폴리오의 재정비와 사업 모델 재설계 등 신규사업부문에 대한 쇄신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조직도 변화 역시 같은 흐름을 가리킨다. 기초소재부문에서는 아로마틱본부가 조직도 상에서 자취를 감췄고 첨단소재부문에서도 수소탱크사업부가 조직도에서 소멸됐다. 기존 주요 조직과 신규 투자 관련 일부 조직들이 조직도에서 자취를 감추며 최소 운영 기능을 담당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2025년 조직도에서는 화학군 HQ에서는 인사혁신본부와 기술전략본부 대신 경영개선, 커뮤니케이션, 정보보호 부문이 신설됐다. 특히 화학군 HQ는 올해 또 다시 개편을 통해 전략·집행 기능을 내려놓고 각 PSO의 자율성과 책임경영을 뒷받침하는 관리 조직으로 역할을 재정의했다. 중복 보고와 승인 절차를 축소하고 리스크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강화해 조직 운영의 속도와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

 

연구조직 역시 재편됐다. 기존 조직도 상 존재하던 종합기술원은 조직도 상 사라졌고 대신 기초소재연구소와 미래기술연구소가 새롭게 구성됐다. 올해 인사에서 기초소재연구소 관련 임원 자문역 전환도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확장형 연구보다는 기존 사업을 뒷받침하는 유지·보완 성격의 연구로 무게중심이 이동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인사와 조직 개편은 이영준 총괄대표가 올해 신년사에서 강조한 ‘현금 흐름 중심 경영’과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경쟁력이 열세한 사업과 차별화가 어려운 영역에 한해 과감한 합리화를 추진하고 기존 사업의 효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메시지가 인사와 조직에서도 구체화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감축과 단순한 인원 교체 인사가 아니라 이미 지난해 대규모 인원 감축을 마친 이후 남은 조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재배치하기 위한 ‘실전 압축 인사’로 보고 있다. 확장과 실험, 신사업 등을 전제로 한 조직은 조직도 상에서 사라지고 생산·운영·비용 관리 등 최소 운영 단위 중심으로 조직이 재편되는 흐름이 분명해졌다.

 

이번 인사를 단순한 수장 교체나 보직 이동이 아닌 지난해 대규모 감축 이후 남은 조직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는 ‘실전 압축 인사’로 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더 이상 줄일 인원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수장 교체를 통해 조직의 성격을 바꾸고 기능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비용 구조를 다듬고 있다. 기초소재를 중심으로 한 이번 롯데케미칼의 인사 기조는 당분간 확장보다 생존과 효율에 방점을 찍겠다는 신호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