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원일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도시정비사업 확대와 대형 복합개발 프로젝트를 앞세워 디벨로퍼로서의 정체성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급증한 데 이어 주거·상업·업무·운영을 아우르는 복합도시 모델을 선보이며 그룹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현장에서 구현하는 주체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약 4조8000억원에 달하는 수주 실적을 기록하며 뚜렷한 반등세를 나타냈다. 최근 수년간 자체개발사업 중심의 전략을 유지해왔던 것과 달리 정비사업 수주에 적극 나서며 사업 구조에 변화를 준 결과다. 수주 규모는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고 업계 상위권 실적을 회복하며 시장 존재감을 다시 키웠다.
수주 지역 역시 수도권에 국한되지 않았다. 서울 용산 전면1구역과 미아 일대 재건축을 비롯해 인천 굴포천역 도심공공주택 복합사업, 대전 변동A구역, 부산 주요 재개발 사업지까지 확보하며 전국 단위로 사업 기반을 확장했다. 대규모 사업지에서는 단순 시공을 넘어 설계·상품 기획 단계부터 차별화를 내세워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이 같은 행보는 수익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자체사업을 통해 축적한 디벨로퍼 역량을 바탕으로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은 정비사업 비중을 확대해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추는 동시에 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구상이다. 부동산 시장 변동성과 금융 환경 변화 속에서 안정적 수주 기반을 마련하려는 건설업계 전반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디벨로퍼 전략은 대형 복합개발 프로젝트인 ‘서울원’에서 보다 선명하게 드러난다. 약 5조원 가까운 규모로 추진되는 서울원은 주거, 상업, 업무, 호텔, 여가 기능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은 미래형 복합도시 모델이다. 단순한 주거 공급을 넘어 도심 속에서 삶의 전 영역을 아우르는 새로운 도시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서울원 아이파크를 포함한 주거시설과 함께 웰니스 레지던스, 스트리트몰, 프라임 오피스, 글로벌 호텔이 유기적으로 결합되며 AI 기반 스마트 시스템과 그린에너지, 디지털 홈케어 등 첨단 요소도 적용된다. 특히 일부 시설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직접 운영에 참여해 개발 이후까지 고려한 장기적인 가치 창출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글로벌 호텔 체인, 의료기관, 금융사, 모빌리티·콘텐츠 기업 등과의 협업 역시 서울원의 완성도를 높이는 요소다. 이를 통해 주거 편의성을 넘어 의료·금융·여가·문화가 결합된 생활 인프라를 갖추고, 지역 활성화와 도시 경쟁력 제고까지 동시에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복합개발과 운영 중심 전략은 최근 HDC그룹이 제시한 중장기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다. 그룹 차원에서 AI, 인프라 운영, 에너지 등 신성장 사업을 강화하는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은 개발과 시공, 운영을 잇는 핵심 실행 주체로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지난 1월 8일 2026년도 그룹 미래전략 워크숍에서 “창사 50주년을 맞이하여 미래 50년을 위한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하고 “우리만의 IPARK WAY를 제대로 만들어가기 위해 건설 중심 그룹의 틀을 넘어 핵심 사업을 고도화하고 깊은 고민을 통한 질적 성장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업계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정비사업 수주 회복을 계기로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서울원과 같은 복합개발을 통해 ‘건설사’를 넘어 ‘도시 디벨로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단기 실적 개선을 넘어 개발·운영 역량을 축적하며 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회사 관계자는 “아이파크만의 차별화된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획·설계·마케팅을 아우르는 개발 프로세스를 통합적으로 관리해 디벨로퍼로서의 본원적 역량을 강화하겠다”며 “올해 1.3만 세대의 안정적인 분양을 이어가는 한편, 수익성 중심의 대규모 개발사업과 신규 투자 모델 발굴을 통해 기업 가치를 제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시스템을 구축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현장 운영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