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신형 기자] 포스코그룹이 병오년 새해를 맞아 지난해 강조한 '안전' 키워드를 다시 경영의 최상단에 올려놓았다. 지난해 연이은 안전사고라는 뼈아픈 과제를 바탕으로 올해는 AX와 탈탄소, 기술 혁신을 동시에 밀어붙이는 새로운 전략의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신년사에서도 안전을 주요 5개 가치 가운데 최우선으로 제시했다. 또 지정학적 리스크와 무역장벽, 공급과잉, 제조업 부진 등의 대응이 주요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재등장과 그로 인한 보호무역 강화, 중국발 공급과잉 등 여러 변수 속에서 생존 전략을 명확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지난해 한해를 되돌아보면 신년사에서 강조한 안전 기조가 현장 전반에 안착됐다고 보기엔 어려웠다. 지난해 포스코그룹은 건설 계열사인 포스코이앤씨를 시작으로 주요 계열사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랐다. 특히 포스코이앤씨는 SPC와 함께 강한 비판을 받으며 사업면허 정지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또 지난해 11월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유해화학물질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이후 치료를 받던 1명의 재해자가 지난해 12월 사망하며 해당 사고로 총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또 사고 직후 이동렬 포항제철소장은 보직해임 조치를 받았다.
이러한 사고의 반복은 신년사 올해 핵심 방향성에 그대로 반영됐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작업 현장의 안전이 생산·판매·공기·납기·이익보다도 최우선의 가치”라고 명시하며 지난해보다 한층 강한 어조로 안전을 재강조했다. 선언에 그치지 않고 장 회장은 근로자가 안전 관리의 주체가 되는 문화 정착과 K-safety 롤모델 확산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며 ‘안전’이라는 메시지의 무게감을 드러냈다.
사업 성과 측면에서 보면 지난해 포스코그룹은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 속 견조한 수익성을 보여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포스코이앤씨의 경우 작업중지 여파로 적자가 누적되고 철강 사업 역시 업황이 다운사이클에 진입함에 따라 판가가 하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스코그룹은 철강 부문에서 원가 절감과 원자재 가격 하락 효과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개선했고 해외 현지화 판매 전략을 통해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포스코그룹의 연결 기준 매출은 52조2534억원, 영업이익은 1조8143억원을 기록했다. 외형은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어려운 업황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올해 업황 역시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철강 수요 둔화와 공급과잉의 경우 이미 구조적 문제로 자리잡았고 산업계 전반의 탈탄소 전환에 따른 투자 부담도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통과된 철강산업 지원 법안인 K-스틸법을 기반으로 포항 HyREX 시험 공정과 광양 전기로 건설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한다. 또 장 회장이 AI 발전에 따른 에너지 수요 증가를 언급하며 LNG와 신재생 에너지 부문 역량 강화를 주문한 만큼 이에 대응한 관련 사업 확대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AX(AI 전환) 전면 추진 역시 올해 핵심으로 꼽힌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2024년부터 Intelligent Factory(스마트 팩토리에 AI를 결합한 공정)를 강조해왔다. 올해는 AI 기술과 로봇의 결합을 통해 제조 현장의 생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장 회장이 신년사에서 “파괴적 혁신 없이는 기업도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고 언급한 것 역시 기술 전환을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종합하면 지난해 포스코그룹은 안전이라는 과제는 해결하지 못했지만 변동성 높은 업황에 뛰어난 대응으로 실적 방어에는 성공했다. 올해는 안전을 기반으로 AX와 탈탄소, 기술 혁신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선언과 실제 실행의 괴리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병오년 포스코그룹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보인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 환경 속에서도 안전을 모든 가치에 앞세우고 철강의 완결형 현지화와 탈탄소 전환, 에너지소재와 에너지 사업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틀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의 법칙을 만들어 제2, 3의 전성기를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