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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키워드-쏠림] 출구 병목 현상, VC투자금 늘어도 받는 기업은 감소

11월까지 투자금 5.8%↑, 피투자기업은 7.0%↓
초기 투자 비중 2022년 29.6% → 2025년 14.1%

[편집자 주] ‘푸른 뱀의 해’로 불린 2025년 을사년, 국내 산업계는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 크고 작은 변곡점을 지나왔다. FETV는 주요 산업별로 2025년 한 해를 관통한 핵심 키워드를 짚어보고, 각 업계가 어떤 선택과 변화를 겪어왔는지를 되돌아보고자 한다.

 

[FETV=이건혁 기자] 코스닥 상장 문이 좁아지자 VC 투자 지형도 달라졌다. 신규투자 규모는 회복세를 보이지만, 출구가 제한되면서 자금은 넓게 퍼지기보다 회수 가시성이 높은 중·후기 기업으로 몰리고 있다. ‘돈은 들어오는데 굴릴 곳이 없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KVCA)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VC업계 신규투자 금액은 5조989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5조6634억원)보다 5.8%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투자받은 기업 수는 2244개에서 2086개로 7.0% 감소했다.

 

 

시계열을 넓혀 보면 신규투자 규모는 2023년(5조3977억원) 이후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자금이 넓게 퍼지기보다는 상대적으로 회수 가시성이 높은 기업으로 집중되는 양상이다. 이는 출구 전략에서 제약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26일 기준 올해 코스닥 신규 상장한 기업은 93개다. 2021년 100개·2022년 112개·2023년 114개·2024년 111개로 2020년(86개) 이후로 최저치다. 평일 기준으로 3거래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인 만큼 반전은 없을 전망이다. 스펙 상장을 제외하면 올해 상장한 기업은 68개로 2023년 77개·2024년 70개에 이어 꾸준히 줄고 있다.

 

11월까지 상장한 73개사 중 VC투자기업은 54개로 나타났다. 상장사 대비 VC투자기업 비중은 74.0%로 10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절대적인 수치는 201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자연스레 회수 구조는 매각과 IPO(기업공개), 두 축에 대한 의존도가 커졌다. 11월까지 회수 비중은 매각이 43.8%로 가장 높고 IPO가 41.2%로 뒤를 이었다. 지난 5년간 30%대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IPO 비중이 커진 상황이다.

 

출구가 좁아지면서 VC업계에서는 발굴보다는 안정적인 엑시트를 추구하는 흐름이다. 11월까지 업력별 신규투자 비중은 후기 44.4%, 중기 41.5%, 초기 14.1% 순이었다. 2022년 29.6%였던 초기 투자 비중은 2024년 19.0%로 낮아진 데 이어 올해는 14%대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금액도 2조50억원에서 8464억원으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신규 플레이어 유입도 둔화됐다. 올해 11월까지 신규 등록 벤처투자회사는 6개로 2022년(42개) 대비 크게 줄었고 운영 중인 벤처투자회사 수는 지난해 249개에서 올해 248개로 감소하는 흐름이다. 2020년부터 시작된 벤처투자회사 급증세도 올해 들어 감소하는 추세로 전환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내년에도 자금 유입과 별개로 ‘굴릴 곳’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LP 자금이 들어오면 굳이 높은 금리를 주고 상환 부담이 큰 자금을 끌어다 쓸 유인은 줄어든다”면서도 “회수 시장이 매각·IPO 중심으로 고착된 상황에서 출구가 넓어지지 않으면, 늘어난 자금이 초기 기업으로 확산되기보다는 회수 그림이 보이는 중·후기 딜로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