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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2025년 키워드-양극화] 게임업계, IP 확장 속 벌어지는 격차

외부활동 증가·RPG 인기 하락 등으로 시장 악화
넥슨·크래프톤 위주 2강 체제 속 생존 건 IP 확장

[편집자 주] ‘푸른 뱀의 해’로 불린 2025년 을사년, 국내 산업계는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 크고 작은 변곡점을 지나왔다. FETV는 주요 산업별로 2025년 한 해를 관통한 핵심 키워드를 짚어보고, 각 업계가 어떤 선택과 변화를 겪어왔는지를 되돌아보고자 한다.

 

[FETV=신동현 기자] 팬데믹 특수로 호황을 누렸던 게임업계는 2023년 이후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게임사들은 IP 확장으로 활로를 모색했다. IP 확장 유무에 따라 게임사들의 실적이 갈리는 와중에 넥슨과 크래프톤 위주의 상위권 쏠림 현상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엔데믹 이후 꺾인 게임업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급증했던 게임 이용률과 매출은 엔데믹 전환 이후 빠르게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외부 활동이 재개되며 여가 시간이 오프라인 영역으로 분산됐고, 이에 따라 국내외 게임 시장의 성장세도 둔화됐다.

 

국내 게임산업은 2023년을 기점으로 사실상 정체 국면에 진입했다. 2023년 국내 게임산업 매출은 22조9642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하는 데 그쳤고, 수출액은 83억9400만달러로 6.5% 감소하며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2024년에는 게임 이용률이 59.9%까지 하락하며 내수 시장 역시 약화됐다.

 

이 과정에서 한국 게임산업의 핵심이었던 MMORPG, 특히 고과금 중심의 이른바 ‘리니지 라이크’ 모델의 한계가 뚜렷해졌다. 유사한 과금 구조의 신작이 반복되며 이용자 피로도가 누적됐고, 한정된 고과금 유저를 둘러싼 경쟁 심화로 매출 하락이 현실화됐다. 2024년 들어 MMORPG 장르의 매출 비중이 감소하면서 일부 핵심 라이브 게임의 실적 둔화가 대형 게임사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시장 환경 변화 속에서 ‘원신’ 등 중국산 캐주얼·전략 게임이 빠르게 존재감을 키웠다. 가볍고 직관적인 게임성으로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며 이용자 소비 성향 변화가 나타났고,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 등 제도 변화까지 맞물리며 기존 모바일 MMORPG 중심 체제는 구조적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주요 게임사들은 2025년을 겨냥해 콘솔·크로스 플랫폼 확대와 장르 다변화를 공통 전략으로 내세웠다. 넥슨은 하드코어 액션과 슈팅을 포함한 IP 확장에 나섰고, 엔씨소프트는 아이온 2 출시 예고와 함께 서브컬처 등 비(非) MMORPG 라인업들을 준비했다. 넷마블은 자체 IP 중심 신작 비중 확대를, 크래프톤은 차세대 ‘빅 프랜차이즈 IP’ 육성을 목표로 신규 타이틀을 준비했다. 이 밖에도 주요 게임사들은 서브컬처·퍼블리싱·블록체인 등을 통해 시장 확장을 모색했다.

 

◇신작 IP 유무에 갈린 실적 희비

 

신규 IP를 확보한 게임사들은 올해 들어 눈에 띄는 실적 성장세를 보였다.

 

넥슨의 '카잔'은 지난 3월 출시 직후 스팀 글로벌 매출 4위, 국내 2위, 미국 3위를 기록하며 흥행 신호를 보이며 가능성을 보였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출시 이후 누적 매출 약 3000억원을 기록하며 '대한민국 게임대상'도 거머쥐었다.

 

넥슨의 전체적인 실적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하락세로 전년 대비 하향세였지만 1분기 때는 '카잔'과 '마비노기 모바일'의 흥행성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3% 증가하며 3분기 누적 실적을 살펴보면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대비 1% 하락한 1조1122억원을 기록했다.

 

넷마블도 RF온라인을 시작으로 세븐나이츠 리버스, 그리고 뱀피르까지 자체 IP 기반 신작들이 연이어 흥행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1200% 상승하는 등을 포함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34% 증가했다.

 

네오위즈는 'P의 거짓' DLC 출시와 함께 기존 '브라운더스트2'의 호실적, 또 인디게임 '셰이프 오브 드림즈'의 퍼블리싱 효과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누적 영업이익이 114% 증가하는 성과를 이뤘다.

 

반면 신작 IP 출시가 이뤄지지 않은 게임사들은 전반적으로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대표적으로 엔씨소프트의 경우 3분기까지 신작 출시가 늦어지며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소폭 올랐지만 크게 눈에 띄는 분기점을 보이진 않았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에는 가디스오더 이외에는 주요신작들이 전부 연기되며 IP 확장에 실패했다. 이에 따른 영향으로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적자로 전환하며 부진이 이어졌다.

 

◇작년부터 이어지는 양극화

 

한편 게임업계는 넥슨과 크래프톤의 초강세 속에 실적 양극화가 작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넥슨은 2025년 1~3분기 누적 영업이익 1조1122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내 독보적인 수익 규모를 유지했고 크래프톤 역시 누적 1조51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투톱’ 구도를 형성했다. 두 회사 모두 분기별로 3000억~4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꾸준히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 창출력을 보여줬다.

 

 

반면 나머지 게임사들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실적 개선에 그쳤다. 넷마블은 누적 영업이익 2417억원으로 작년 4분기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프트업, NHN, 웹젠 등도 꾸준히 영업이익을 유지하고 있지만 상위권과의 격차는 매우 크다.

 

하위권에서는 적자 흐름이 지속됐다. 엔씨소프트는 3분기 들어 영업적자로 전환되며 누적 영업이익이 128억원에 머물렀고 펄어비스, 위메이드, 컴투스, 카카오게임즈 등은 누적 기준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이들 기업은 분기별 실적 변동성이 컸으며, 신작 성과 여부에 따라 흑자와 적자가 반복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2025년 게임 산업은 넥슨과 크래프톤이 수익 측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중·하위권 게임사들과의 실적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