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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광역개발공사 점검-대구도시개발공사] ②실적 변동 불구 ‘재무 완충장치’ 견고

대형 개발사업으로 차입 부담 확대…분양 전 재무 압력 지속 구조
지자체 지원·우수한 대외신인도 기반 장단기 유동성 리스크 제한적

[편집자 주] 전국 광역자치단체 산하 개발공사들은 도시개발과 산업단지 조성 등 지역 성장의 기반을 구축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하지만 인구 감소, 재무 부담 확대 등 경영 여건이 변화하면서 사업 모델과 재무 구조 전환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FETV는 행정안전부 지방공기업 평가 결과를 토대로 각 개발공사의 현황과 구조적 과제를 짚어보고자 한다.

 

[FETV=박원일 기자] 대구도시개발공사의 재무 구조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그동안 대규모 신규 개발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차입 규모는 확대됐고 사업단계 및 분양속도에 따라 실적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다만 지방자치단체의 통제와 지원체계, 우수한 자금 조달 여력을 감안하면 재무 안정성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대구도시개발공사의 재무 흐름은 ‘대형 개발사업 사이클’을 그대로 반영해 왔다. 금호워터폴리스 토지 보상에 따른 자금 소요로 한때 확대됐던 총차입금은 선수금 유입과 분양대금 회수를 통해 2020년 말 8304억원에서 2022년 말 5024억원까지 줄어들며 빠르게 안정화됐다. 대규모 개발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 차입 부담이 완화되는 전형적인 공공 개발사의 재무 패턴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재무 부담은 다시 확대되고 있다. 대구대공원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을 비롯한 신규 개발사업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공사비 선투입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대공원 사업은 분양대금 유입 시점이 2026년 이후로 예상돼 당분간은 자금 집행이 수익 회수보다 앞서는 구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로 인해 차입금 규모는 단기적으로 증가 압력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재무 안정성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2025년 6월 말 기준 총차입금 5517억원 가운데 단기성 차입금은 709억원에 불과하다. 유동성 회사채가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1176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과 향후 용지 매각 대금, 공사채 발행 여력을 감안하면 대응 수단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대구광역시 산하 공기업으로서 확보한 대외 신인도 역시 추가 자금 조달의 안전판으로 작용한다.

 

이처럼 공사의 가장 강력한 재무적 기반은 결국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가능성이다. 지방자치단체는 출자와 보조금, 장기 대부를 통해 지방공기업을 지원할 수 있고 필요 시 사채 상환에 대한 보증도 가능하다. 중앙정부 역시 일정 부분 재정 지원의 통로를 열어두고 있다. 실제 지원 실적과 제도적 장치를 감안하면 공사의 재무적 융통성은 ‘매우 우수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과하지 않다.

 

한편, 실적 측면에서는 변동성이 뚜렷하다. 2024년 기준 공사의 매출 가운데 용지·주택 판매 비중은 96.9%에 달한다. 개발사업의 추진 단계와 분양 성과가 곧바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2022년 안심뉴타운 1단계 준공 이후 매출이 1894억원으로 줄었지만 금호워터폴리스 개발사업 진행률이 높아지면서 2023년 2551억원, 2024년에는 4279억원으로 빠르게 회복됐다.

 

 

수익성은 대구도시개발공사가 진행하는 대형 프로젝트의 채산성이 얼마나 우수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2020년 이후 수성알파시티 청아람과 죽곡4단지 분양전환에 따른 주택 판매 수익이 반영됐고 금호워터폴리스 택지 분양이 본격화되며 영업이익률은 가파르게 개선됐다. 2023년 26.4%, 2024년 20.4%라는 두 자릿수 후반의 수익성은 공공 개발사로서는 이례적인 수준이다.

 

다만 2025년 1분기에는 금호워터폴리스 분양 부진의 여파로 매출 외형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줄었고 영업적자까지 기록했다. 이는 개발사업 의존 구조가 갖는 불가피한 단면이다. 분양 시점이 지연되면 실적 역시 즉각적으로 흔들린다. 그럼에도 금호워터폴리스와 율하도시첨단산업단지의 잔여 분양 물량을 감안하면 연간 기준 실적은 일정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장기적으로는 부담 요인도 분명하다. 부동산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고 대구대공원 사업을 포함한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당분간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는 2024년 대비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향후 공사의 수익성은 개별 사업의 분양률과 원가율 관리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다.

 

 

결국 대구도시개발공사의 재무 구조는 ‘사업 추진에 따라 부담은 가중되나 기초는 단단한’ 형태에 가깝다. 공공 개발을 대행하는 성격, 지방자치단체의 직접 통제와 지원이라는 구조적 특성은 단기적 재무 변동성을 흡수하는 완충장치로 기능한다. 향후 관건은 대형 사업의 분양 성과와 원가 관리다. 개발사업 중심의 공공 디벨로퍼가 재무 안정성과 실적 지속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지 그 시험대가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대구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기존 주요 개발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근접하면서 내년도 매출은 다소간 하락하겠으나 현재 진행 중인 대구대공원 개발사업 외 추가적인 다른 개발사업으로 2027년부터는 실적이 다시 회복되는 흐름을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