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내년부터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고배당 기업에 투자해 얻은 배당소득을 다른 소득과 합산하지 않고 별도로 과세하는 제도다. 시행일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기준선 근방의 금융지주들의 배당성향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이에 FETV는 각 금융지주들의 배당정책 현황에 대해 살펴봤다. |
[FETV=권현원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남은 4분기 배당금 규모를 확대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그동안 주당배당금(DPS) 기준 분기 균등배당 정책을 시행해 왔던 신한금융지주가 배당소득 분리과세 적용 대상에 들기 위해서는 배당 정책의 변경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3분기 보통주 1주당 570원 현금배당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이하 신한금융)는 올해 3분기 보통주 1주당 57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0원 늘어난 현금배당이다. 배당금 총액은 2735억원으로, 시가배당율은 0.8%다.
신한금융이 밝힌 올해 예상 총주주환원금액은 2조3500억원이다. 현금배당 1조1000억원과 자기주식 취득 1조2500억원으로 구성됐다.
1조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소각 계획 중 신한금융은 상반기 6500억원을 취득·소각 완료했다. 하반기 나머지 6000억원 중 3분기 2781억원을 취득했으며 3219억원은 4분기 중 취득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하반기 6000억원과 내년 1월 취득분인 2000억원은 취득 완료 즉시 소각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2022년을 기점으로 주주환원과 관련해 자사주 취득금액 비중을 꾸준히 늘려왔다. 2022년 3000억원 수준이었던 자사주 취득금액은 지난해 7000억원에 이어 올해 3분기까지 9280억원까지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금배당금은 1조930억원에서 지난해 1조880억원, 올해는 3분기 기준 829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신한금융의 밸류업 계획의 초점이 ‘주식수 감축을 통한 주당 가치 제고’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22년 말 5억2626만주였던 신한금융의 유통주식수는 올해 9월 4억8139만주까지 줄었다. 신한금융은 오는 2027년까지 4억5000만주까지 유통주식수를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당기순이익과 주식수 감축 효과에 따라 3분기 주당순이익(EPS)은 1만2196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했다. EPS는 1주당 창출한 이익을 나타내는 지표로, 기업이 거둔 당기순이익을 유통주식수로 나눠 산출한다. 올해 기준으로는 1분기 1만2180원에서 2분기 1만2463원까지 증가했으나 3분기 들어 267원 감소했다.
◇올해 예상 배당성향 22.1%·배당금 증가 규모 4.2%
내년 시행 예정인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에서 적용되는 분리과세 세율은 ▲배당소득 2000만원 이하 14% ▲2000만원 초과~3억원 이하 20% ▲3억원 초과~50억원 이하 25% ▲50억원 초과 30% 등으로 설정돼 있다.
이러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기업의 배당성향이 40% 이상·전년 대비 배당금이 감소하지 않았거나(우수형) 배당성향이 25% 이상·배당금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노력형)한 상태여야 한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적용 시점은 내년 1월 1일 이후 지급되는 배당부터이며 배당성향 적용 기준은 2025년 사업연도 실적이다.
신한금융을 포함한 KB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의 올해 예상 배당성향은 22~25%, 배당금 증가율은 2.2~17.4% 사이로, 금융지주별로 차이가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각 금융지주별 상황에 따라 분리과세 기준 충족을 위한 행동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증권가가 예상하는 신한금융의 올해 배당성향은 22.1%, 배당금 증가율은 4.2%다. 신한금융이 현실적 목표인 ‘노력형’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배당성향과 배당금 증가율을 모두 끌어올려야 하는 상태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 당시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개인 주주의 배당 세제 측면에서의 자본정책 변화를 논의한 것이 있냐는 질문에 “합의된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시행된다고 하면 개인 주주 저변 확대 차원에서 충분히 정책에 맞게끔 배당을 중심으로 한 주주환원을 올리겠다는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하더라도 신한금융이 가지고 있는 전체적인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지표, 자사주 소각에 대한 부분에 큰 무리가 없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은 2022년 분기 균등배당을 정례화하고 일관된 주주환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도 자사주 매입·소각, 주식수 감축과 함께 주당현금배당과 배당규모를 매년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이 노력형 기준선을 맞추기 위해서는 기존 배당 정책을 변경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배당금 전년 대비 10% 증가’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앞선 3개 분기의 균등배당이 종료된 만큼 남은 4분기 배당에서 추가적인 조정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배당성향이 25%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됐던 KB금융과 신한지주의 경우 2025년 추정 총 DPS가 각각 4000원과 2650원에 달하면서 증가 폭이 전년 대비 최소 26%와 23%를 상회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