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생산적 금융'이 정부의 최우선 금융정책으로 떠오르면서 각 정부부처를 비롯해 경제계 전반에서 관련 정책과 계획 수립이 한창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모험자본 공급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벤처투자(VC) 시장에도 활기가 돌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FETV는 생산적금융·모험자본과 관련해 VC업계의 현황 등을 들여다봤다. |
[FETV=권현원 기자] 하나벤처스가 민간모펀드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그룹 모펀드 운용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실제 하나벤처스는 하나금융그룹이 생산적금융 공급 확대를 위해 그룹 관계사 6곳의 공동 출자로 조성하기로 한 모펀드에도 운용사로 참여할 예정이다.
◇2018년 설립, 그룹 내 최초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이하 하나금융)는 2030년까지 5년간 100조원을 투입하는 생산적·포용금융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전체 100조원 중 생산적금융에는 84조원, 포용금융 공급에는 16조원 규모 재원이 투입된다. 특히 생산적금융 관련 하나금융은 국민성장펀드에 10조원을 선제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10조원 규모의 그룹 자체 투자자금도 별도로 조성하기로 했다. 그룹 자체 투자자금은 기업 성장 단계에 맞는 맞춤형 투자 지원을 위한 모험자본 공급 2조원, 민간펀드 결성 기여 6조원, 첨단산업 투자 1조7000억원, 지역균형발전 투자 3000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VC 계열사인 하나벤처스는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 함께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6조원 규모의 민간 펀드 결성을 지원한다. 특히 하나벤처스는 동반 성장 기반 벤처 생태계 구축을 위해 민간모펀드를 추가로 결성해 4조원 규모의 자펀드 조성에 기여할 예정이다.
하나벤처스는 지난 2018년 설립된 그룹 내 최초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이다. 하나금융이 투입한 300억원을 바탕으로 설립된 하나벤처스는 공식 출범 이전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전업 신기술사업금융업을 등록하기도 했다.
설립과 동시에 그룹의 12번째 자회사로 편입된 하나벤처스는 이듬해인 2019년 하나금융의 7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1000억원으로 확대했다. 2021년에는 한국산업은행 뉴딜펀드 운용사 한국벤처투자 버팀목 펀드 운용사, 한국수력원자력 디지털혁신성장펀드 운용사 등에 선정됐다.
하나벤처스는 2022년 하나비욘드파이낸스펀드 결성에 이어 지난해에는 하나테크밸류업펀드2호를 결성했다. 이러한 성과를 통해 하나벤처스의 운용자산(AUM)은 지난해 기준 1조원까지 늘어났다.
3분기 기준 하나벤처스는 1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5.9% 감소한 실적이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0억원을 기록한 하나벤처스는 2분기 28억원으로 반등에 성공했으나 3분기 들어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난해 말부터 양재혁 대표 체제…그룹전략부문장 역임
벤처투자회사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나벤처스는 10월 말 기준 운영조합수 5개, 운영조합결성금액은 2790억원을 기록 중이다. 벤처투자회사 공시 명단에 올라와 있는 360개 회사 중 운영조합수로는 26위권, 운영조합결성금액으로는 66위권에 머물러 있다.
하나벤처스는 올해 들어 10월 말까지 20억원을 투자했다. 투자잔액은 1241억원 수준이다. 투자금액 기준 하나벤처스는 150위권 밖에, 투자잔액 기준으로는 75위권에 위치해 있다.
올해 1월부터 10월 말까지 업종별투자현황을 살펴보면 하나벤처스는 ICT 서비스 업종 소프트웨어 2개 업체에 20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업력별로는 2개 업체 중 1년 초과~3년 이하 1개사, 3년 초과~5년 이하 1개사다. 투자금액은 각각 10억5000만원, 10억원이다. 이 중 10억5000만원을 투자한 업체는 경기 지역, 10억원을 투자한 업체는 서울 지역에 있다.
하나벤처스의 조직은 대표이사 아래 크게 투자본부, 경영기획본부, 펀드기획팀으로 구성돼 있다. 경영기획본부 산하에는 전략기획팀, 경영지원팀, 시너지투자팀 등이 위치해 있다.
조직을 이끄는 수장은 양재혁 대표다. 그는 지난해 말 실시된 그룹의 관계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에서 하나벤처스 대표이사 사장으로 발탁됐다. 양 대표는 연세대에서 경제학, 미국 미시간대에서는 MBA를 취득했다. 하나벤처스 대표로 이동하기 전 양 대표는 하나금융지주에서 전략기획팀 부팀장·팀장, 그룹전략총괄 직무대행, 그룹전략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하나벤처스는 국내 1호 민간모펀드 운용사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나벤처스는 그룹이 내놓은 생산적금융 계획 안에서도 그룹 내 6개 관계사가 참여하는 ‘하나 모두 성장 K-미래전략산업 벤처 모펀드’에서 운용사로 참여하기로 결정됐다.
앞서 하나금융은 지난달 하나벤처스를 비롯해 은행·증권·카드·캐피탈·대체투자자산운용 등 6개 관계사가 참여한 모펀드 출자를 통해 생산적금융 실천을 위한 첨단산업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선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그룹 관계사 6곳은 내년부터 매년 1000억원씩 출자해 4년간 4000억원 규모의 모펀드를 조성하고, 매년 1조원 규모의 자펀드를 결성해 4년간 4조원 이상의 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하나벤처스는 모펀드 운용사로 참여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조성된 모펀드는 정책출자기관이 선정한 벤처펀드와 매칭 출자해 국가 첨단산업인 ▲인공지능 ▲바이오·헬스케어 ▲콘텐츠·문화 ▲방위·항공우주 ▲에너지 ▲제조업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하나금융그룹이 생산적 금융의 능동적 참여자로서 국가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원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키워내는 금융 본연의 역할을 다 할 것”이라며 “이번에 조성한 펀드가 벤처투자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지속 가능한 성장 지원 및 미래성장 동력을 키워내는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