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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이 지난해 공개됐다. 상장사는 해당 지침을 따라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밸류업을 이루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시장과 맺은 약속이기도 했다. 이로부터 1년이 지난 현재 FETV가 각 사의 이행 현황을 점검해보고자 한다. |
[FETV=나연지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공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핵심 항목을 대체로 이행하며 체질개선 속도를 높이고 있다. 다만 전기차(EV) 수요 둔화가 예상보다 깊어지면서 수익성 회복은 계획 대비 더딘 흐름을 보이고, 중기 목표와의 간극도 뚜렷해지고 있다.
외형 확장 중심 전략에서 현금흐름·포트폴리오 중심 구조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과도기적 조정이라는 평가다.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2배 성장(34조→68조 이상) ▲Non-EV 비중 40%대 확대 ▲EBITDA 마진(보조금 제외) 10% 중반 회복 ▲안정적 FCF·ROIC 기반 확립 등을 약속했고, 탄력적 CAPEX 조정과 자산 효율화를 통해 이익 변동성을 낮추고 EV 편중을 완화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이행 상황을 보면 외형은 ESS(에너지저장장치)중심으로 버텼다. AI 데이터센터 확장으로 북미 ESS 발주가 늘며 EV 부진을 일정 부분 보완했고, 매출 흐름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그러나 수익성은 EV 둔화 여파가 직격탄이 됐다. EBITDA 마진(보조금 제외)은 13%→11%→올해 8%까지 하락했다. 프리미엄 EV 비중 축소, 북미 정책 변수(PFE) 강화, 원가 압력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이다. 외형은 유지했지만 수익성 회복은 초기 계획 대비 뚜렷하게 미진한 모습이다.
반면 포트폴리오 전환 성과는 눈에 띈다. Non-EV 비중은 10%대 중반에서 20% 안팎으로 높아졌고 중장기 40%대 목표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46-series 기반 원통형 고객 확대가 전동화 편중을 완화했고, 북미에서는 비중국 업체 중 유일하게 LFP·고니켈·원통형을 모두 현지 생산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ESS 양산 안정화와 북미 LFP 현지화는 향후 성장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현금흐름 전환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신·증설을 일부 축소·이연하고 기존 Capa 가동률을 높여 CAPEX 부담을 낮췄다. 유휴 자산 매각과 공정 효율화(DX·건식전극 등)로 OCF 개선도 진행 중이다. 다만 FCF의 본격적 반등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수익성이 아직 정상화되지 않은 만큼 CAPEX 축소와 운영 효율만으로 목표했던 현금흐름 구조를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이 지점이 밸류업 실효성을 가르는 핵심 기준으로 꼽힌다.
미이행 항목도 분명하다. EV 둔화가 장기화되며 고니켈 중심 수익성 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ESS 확대로 전동화 편중 리스크를 낮추고는 있지만 EV 공백을 완전히 메우기엔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포트폴리오 다변화, CAPEX 축소, 운영 효율화 등 구조적 체질개선은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수익성 회복, 현금흐름 정상화, 중기 목표 달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향후 2년간 ESS 성장률, 북미 LFP 경쟁력, FCF 전환 속도가 밸류업 실질성과 기업가치 회복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