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보령그룹이 오너 2세에서 3세 체제로 넘어가고 있는 중이다. 창업자 김승호 명예회장이 장녀에게 경영권을 넘겼던 로드맵이 다시 펼쳐지고 있다. 이에 FETV는 과거를 통한 현재의 보령그룹 승계 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
[FETV=김선호 기자] 보령그룹의 토탈헬스케어 도소매업 계열사 보령수앤수(현 보령컨슈머헬스케어)는 2015년 보령컨슈머헬스케어(존속법인)와 보령파트너스(신설법인)로 인적분할했는데 이들 모두 오너 3세인 김정균 사장의 승계을 위한 디딤돌로 활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보령수앤수는 설립 시기인 2004년에 BR네트콤이 100% 지분을 보유했다. BR네크콤은 창업자인 김승호 명예회장 외 4명이 100% 지분을 지닌 오너가(家) 기업이었다. 그러다 보령수앤수가 첫 감사보고서를 공시한 2013년 김정균 사장이 주식 전량을 보유한 것으로 기재했다.
2013년만 해도 1985년생인 김정균 사장이 연나이 28세가 되던 해다. 그 이전에 김정균 사장이 보령수앤수의 지분을 모두 확보할 수 있었던 자금이 있었다는 의미다. 같은 시기 보령수앤수의 자본금은 4억9000만원이었다.
앞서 2000년 15세가 된 김정균 사장은 보령홀딩스(옛 보령산업)의 지분 10%도 보유하고 있었다. 2000년은 보령홀딩스가 처음으로 주주 현황을 공개했던 시점으로 그 이전부터 김정균 사장이 오너 2세 김은선 회장에 이은 후계자로 낙점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점이다.
◇보령파트너스, 자회사 매각으로 보령 지분확보
특히 보령홀딩스가 2008년과 2013년에 걸쳐 보유 중인 보령바이오파마(옛 보령신약) 지분을 김정균 사장과 보령수앤수에 넘기 힘을 실어줬다. 이후 보령수앤수에서 인적분할한 보령파트너스가 2024년 보령바이오파마 지분을 외부에 매각하면서 현금을 유입시켰다.
보령파트너스가 2023년 말 기준 보유한 보령바이오파마 주식은 1359만6040주(69.1%)였다. 이후 보령파트너스가 2024년 지분을 매각하면서 최대주주는 그린바이오제4차 유한회사(유진프라이빗에쿼티와 산업은행 PE실 컨소시엄)로 변경됐다.
이로써 보령파트너스가 보유한 보령바이오파마의 주식은 1359만6040주에서 397만5096주로 줄었다. 구주 962만944주를 매도한 것으로 당시 지분법적용투자주식의 매각으로 1941억원이 유입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당 2만173원에 매각한 것으로 계산된다.
보령파트너스는 2023년까지 보유한 보령바이오파마 주식 1359만6040주에 대한 취득원가를 297억원으로 인식했다. 이는 주당 2179원이다. 이를 적용하면 주당 10배 가량의 차익을 남긴 셈이다. 구주 매각가에서 취득원가를 차감하면 차익으로 얻은 수익은 1731억원이다.
김정은 회장과 김정균 사장도 각각 보령바이오파마 주식 86만8960주, 34만8460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를 그린바이오제4차 유한회사에 매도했는데 주당 2만173원을 적용하면 김정은 회장은 175억원, 김정균 사장은 70억원의 매각대금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균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보령파트너스는 2024년 이를 기반으로 보령그룹의 주력 계열사 보령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보령파트너스는 1750억원을 투입해 보령이 발행한 신주(1809만7207주)을 취득했다. 보령바이오파마 매각 차익과 비슷한 규모다. 보령파트너스가 보령의 2대 주주로 올라선 과정이다.
◇보령컨슈머헬스케어, 자본잠식에서 53억 밸류로
보령수앤수에서 인적분할해 신설된 보령파트너스가 보령 지분을 확보하면서 오너 3세의 보령그룹 지배력을 높이는데 활용됐다면 존속법인 보령컨슈머헬스케어는 김정균 사장의 개인 자금창구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계열사 간 지분 거래를 통한 방식이었다.
보령홀딩스는 2018년 김정균 사장이 보유한 보령컨슈머헬스케어 지분 100% 전량을 취득이다. 총 이전대가는 1080만원이다. 영업권을 27억원으로 책정했지만 순자산 합계가 마이너스(-) 27억원이었기 때문이다.
자산 대비 부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보령컨슈머헬스케어는 줄곧 배당금을 지급했다.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2015년까지 매년 1억9600만원을 김정균 사장에게 배당으로 지급했다. 배당금 지급을 중단한 것은 2016년부터다.
보령컨슈머헬스케어의 2016년 말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7억원을 기록하며 자본잠식에 빠졌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보령그룹은 보령컨슈머헬스케어에 주력 계열사 보령의 일반의약품부문을 합쳤다. 보령수앤수에서 보령컨슈머헬스케어로 사명이 변경된 때다.
이후 2020년 보령이 보령홀딩스가 보유한 보령컨슈머헬스케어 지분 100%을 취득했다. 이전 대가는 53억원이다. 식별가능한 순자산의 공정가치 합계 20억원에 비지배지분(4억원)을 차감한 후 영업권 37억원을 더한 값이다.
오너 3세 김정균 사장에 이어 오너 2세 김은선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보령홀딩스가 보령컨슈머헬스케어 지분을 최종적으로 보령에 넘기면서 수익을 챙긴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균 사장은 매년 얻었던 배당, 보령홀딩스는 지분 양도를 통한 차익을 올렸다.



